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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트위터의 리트윗까지 '반포'라고? 20세기 국가보안법을 묻는다

- '조선노동당 반대' 정치적 입장보다 일부 표현에 집착한 검찰

- 검찰 논리면, 가카 헌정방송 표방한 '나꼼수'도 친정부매체인가?

"피의자는 2010. 3. 21. 트위터에서 'seouldecadence'라는 아이디로 계정을 개설하여 북한 조평통에서 체제 선전, 선동을 위하여 운영하는 우리민족끼리 사이트, 트위터, 유튜브 등에 접속, 이적표현물 384건을 취득, 반포하고, 북한 주의 주장에 동조하는 글 200건을 작성, 팔로워들에게 반포하였으며, 학습을 위하여 이적표현물인 북한 원전 '사회주의문화건설리론'을 취득 보관함."

1월 11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트위터 이용자 박정근씨에 대한 '범죄사실 요지' 전문이다. 여기서 말하는 '취득반포'는 리트윗을 뜻하고, 북한 주의 주장에 동조한다는 것은 "최고사령관 김정일 만세!"나 본인을 '청년대장'으로 호칭하는 따위의 장난성 트윗이다. 박정근씨는 이른바 '북한(주체) 드립'을 통해서 경직된 북 체제를 비판하고, 한편으로는 '어버이연합'류의 수구보수적 주장들을 비웃었다. 이러한 트위터 '장난질'은 포이동, 두리반, 희망버스, 명동 마리 등 투쟁의 현장에 참여하고, 이를 사진으로 남기는 활동가이자, 사회당 당원이었던 그의 정치적 입장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검찰 역시 박정근씨가 '반조선노동당'을 표방한 사회당의 당원이고, 그의 트위터가 정말 '찬양고무' 행위의 도구였다기 보다는 장난과 조롱의 장이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박정근씨 구속 사건은 결국, 국가보안법이 특정한 정치적 입장(이를테면 '친북')을 검열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어떤 정치적 입장에 대한 표현 자체를 통제하고 탄압할 수 있는 법이라는 사실을 새삼스럽게 환기하게 만든다.

이러한 검찰의 논리라면, 가카헌정방송을 표방하고 있는 '나는 꼼수다'는 액면 그대로 친정부 매체인 셈이다. 패러디와 의견개진도 구분하지 못하는 검찰의 한계는 60년 가까이 형성된 맹목적 반공주의에 덧붙여 이명박 정부의 SNS에 대한 알레르기로 인해 커졌다고 본다.

박정근씨는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은 후, 강한 스트레스에 의한 건강 악화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사건을 국가보안법 반대 투쟁으로 확대시켜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싸워왔다. 계속해서 북한의 트위터 계정을 '리트윗'하고, "김정일 만세"를 외쳤으며, 국가보안법 철폐 주장을 담은 현수막과 삐라를 뿌렸다. 사실 전혀 '도주 및 증거 은폐'의 우려가 없는 박정근씨가 구속 당한 것은 박정근씨의 이 외로운 투쟁이 국가 권력의 눈에 거슬렸기 때문일 것이다.

진보신당 서울시당은 박정근을 구속함으로써 사실상 대한민국의 국가권력이 패배를 자초했다고 본다. 누가봐도 조선노동당에 대한 비판적 은유일 수 밖에 없는 박정근의 태도에 대해, 구속이라는 방식으로 밖에는 대응하지 못하는 '찌질한' 대응의 실체는 바로 이명박 정부이다.

진보신당 서울시당은 '누구든 잡아 가둘 수 있음'이 증명된 국가보안법에 대한 폐지를 주장하며, 국가보안법의 새로운 피해자 박정근씨에 대한 석방을 요구한다. 우리는 그가 국가보안법의 마지막 피해자가 될 수 있도록 싸워나갈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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