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국회의원 총선거 울산중구 출마를 선언합니다
2002년 12월 울산 중구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를 계기로 정치에 입문한 저에게 많은 분들이 해주신 이야기는 정치로 성공하고 싶다면 정당을 바꿔보라는 것이었습니다. 울산에서 새누리당 공천 없이 금뱃지 달기 어렵다는 첨언도 빠지지 않았습니다. 또 적지 않은 분들이 정당을 바꿀 수 없다면 지역구라도 바꿔보라고 하셨습니다. 대공장이 있는 북구나 동구로 지역구를 바꾸면 진보정당이 승산이 있다는 현실적인 조언이었습니다.
보수정치의 거대하고 단단한 벽 앞에서 충분히 어리석어보일 만큼 긴 시간인 14년을 원외정당이자 군소정당의 대표정치인으로 울산중구에서 살고 있습니다.
‘가난한 이, 소외된 이, 바로 우리 모두가 존엄을 지키며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 또 그런 정치를 하고 싶다’ 고 외치던 26의 청년 이향희는 이제 두 아이의 엄마이자 노동자의 아내이며 이웃들과 일상을 나누는 바로 당신이 되었습니다.
얼마 전 선풍적인 인기리에 종영된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을 저 역시 애청했습니다. 제가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쌍문동 그 골목에서 반지하 단칸방에 사는 덕선이와 천재바둑기사 택이 할 것 없이 모든 아이들이 건강하고 유쾌하게 성장 할 수 있었던 힘, 바로 그 골목을 지키는 엄마들의 우애였습니다. 내자식 니자식 할 것 없이 알뜰히 살피고 서로 삶에 대해 시기도 질투도 없이 한없이 나누고 또 정답던 바로 그 우애가 아이들과 골목전체를 지키고 키운 힘이구나 하고 느꼈습니다.
고단한 삶속에서도 여전히 정답고 우애 넘치는 이웃들이 있는 우리의 삶을 지켜야합니다. 저는 여전히 공동체의 문제, 사람들의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 정치라고 믿습니다. 물론 2016년 대한민국에 정치는 없고, ‘권력’의 횡포와 기득권ㆍ특권을 누리기에 바쁜 정치꾼들이 넘쳐납니다. 대한민국 국회가 대통령을 견제하며 민의를 대변하고 있다고 믿는 국민이 과연 몇이나 될까요?
인구 수백만이 사는 대도시 국가 기간산업이 밀집된 울산을 핵발전소로 포위하고 고용 없는 저성장 시대에 날로 심해지는 불평등과 빈곤, 사회적 약자들의 외침도 외면하고 노동개악을 강행하며 노동자 서민을 쥐어짜는 국회의원과 정부에 더 이상 실망할 기운도 없다는 분들이 넘쳐납니다. 2014년 4.16 세월호 참사 이후 여전히 진상규명과 제발방지 대책은 제자리걸음입니다. 오히려 거대한 대한민국이라는 세월호에 우리 모두 탑승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불안과 공포만 커져가고 있습니다.
제가 당과 지역구를 바꾸지 않고 노동당이라는 정당을 우직하게 지키고 키워가는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기존의 정치에서 대변하지 않고 등장시키지 않았던 진짜 삶 진짜 정치를 시작해야합니다.
28년 동안 새누리당에서 한번도 바뀌지 않은 낡은 정치, 한명이 14년 동안 독점한 노쇠한 정치를 언제까지 방관하실건지 묻고 싶습니다. 14년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이 재래시장 전통시장 활성화를 외치고 원도심 상권을 회복하겠다는 정치인들의 가짜 약속을 방관하실겁니까? 노동자서민의 주머니가 든든해지지 않으면 내수경제는 활성화될 수 없습니다. 노동자서민의 일자리가 지켜지고 임금이 높아져야 경제가 살아난다는 간단한 진실을 애써 외면한 채 오늘도 눈앞의 개발공약만 난발하는 정치꾼들에게 신물이 납니다.
이제는 차악이나 차선이 아닌 최선을 선택하고 함께 만들어야합니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엄마는 강하다지만 아이를 낳고 키우며 아이들이 살아가는 현재와 또 살아갈 미래를 생각하며 겁이 많아지고 두려움도 커졌습니다. 다시한번 절박함을 담아 말씀드립니다. 이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는 조금 더 나아져야 하지 않겠습니까.
긴 시간 출마를 고심할 때 묵묵히 믿고 기다려준 당원들과 지인들에게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낡고 노쇠한 정치, 재벌정치, 특권정치라는 거대한 벽을 이번에는 반드시 넘어서야합니다. 이향희가 작은 담쟁이가 되어 먼저 저 거대한 벽을 기어오르겠습니다. 여러분이 수천 수백의 담쟁이가 되어 마침내 저 거대한 벽을 함께 넘어서주십시오.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2016년 2월 3일
노동당 울산광역시당 부위원장 이향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