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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당 진상조사위원회 보고서

 


노동당의 민주적 운영 침해 및 강령 위배 등 해당 행위에 관한 진상조사위원회(이하 조사위원회, 위원장: 홍세화)20182월 알바노조 이가현 위원장 등이 제기한 문제에 대해 진상조사활동을 벌였고,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보고서를 발표합니다. 당의 운영에 참고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순 서

1. 조사 개요

1-1. 조사위원회 구성 2

1-2. 조사위원회 활동 2

 

 

2. 조사 결과

2-1. 이가현 알바노조 위원장의 문제 제기 3

2-2. 언더조직의 존재 여부 6

2-3. 언더조직은 다른 조직에 어떻게 개입했나 7

2-4. 언더조직이 낙태 금지, 혼전 순결 등을 강요했나 7

 

3. 결론 8

 

 

201874

 

노동당의 민주적 운영 침해 및 강령 위배 등 해당 행위에 관한 진상조사위원회

 



1. 조사 개요

 

1-1. 조사위원회 구성

<노동당의 민주적 운영 침해 및 강령 위배 등 해당 행위에 관한 진상조사위원회>(이하 위원회)는 노동당 중앙당 대표단회의의 결정에 의하여 2018226일 공식 구성되었다. 홍세화 노동당 고문이 위원장으로 위촉되었고, 민변 소속의 성춘일 변호사와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이 위원으로 위촉되었다. 또한 위원회를 돕기 위해 세 명의 당원들이 실무위원으로 활동하였다.

 

1-2. 조사위원회 활동

위원회는 2018226일 첫 회의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였으며, 관련 당사자들에 대한 대면 또는 서면 조사 활동을 벌였고, SNS 등 관련 자료를 검토하였다. 가능한 모든 자료를 취합하려고 하였고, 수차례에 걸쳐 이 자료들을 분석하는 작업도 진행하였다.

위원회는 조사위원회의 목적 달성을 위하여

2018226() 오후 630

201835() 오후 6

2018315() 오후 2

2018327() 오후 2

2018328() 오후 3

201843() 오후 230

2018618() 오후 730

등의 모임을 통해 회의와 대면 조사를 진행하였고, 김길오에 대해서는 서면 조사를 진행하였다. 위원들 상호간의 긴밀한 연락을 주고받았으며, 여러 차례 온라인 소통을 진행하기도 하였다. 이외에도 관련자들의 주장이 담긴 각종 자료를 검토하였고, 일부 관계자들은 자신의 입장을 담은 입장문 등을 제출하기도 하였다. 위원회는 다양한 문건과 당사자들의 진술 등을 바탕으로 조사 활동을 진행하였고, 다음과 같은 조사 결과를 발표하게 되었다.

 


2. 조사 결과

 

2-1. 이가현 알바노조 위원장의 문제 제기

201821일 이가현 알바노조 위원장(이하 모든 관련자의 직함이나 존칭 생략)은 자신의 SNS상에 다음과 같은 글을 올렸다. 이 글은 노동당 내부와 진보 진영에 상당한 파장을 일으켰고, 이 위원회를 구성하는 계기가 되었다.

 

사과라도 한 번 받았더라면. 그런데 결국 끝까지였다.

한 활동가가 비밀리에 나를 보자고 했다.

'알바노조 활동가들 다 같은 활동가로 보여? 너는 모르는 언더조직이라는게 있어. 저들 중에 언더조직에 속해진 사람들은 계속 이 운동을 하겠지만, 나머지는 아니야. 너는 지켜보니 괜찮은 사람이다라고 생각되어 언더조직을 제안해'

알바노조 활동이 너무나 하고 싶었다. 들어가겠다고 했다.

전인적 운동가가 되어야 한다고, 혼전순결 해야 한다고, 낙태하면 안 된다고 가르치던 그곳은 알바노조, 노동당, 청년좌파, 평화캠프의 모든 결정사항이 이루어지는 곳이었다.

누가 몇 명을 행사에 데려왔는지에 따라 칭찬받고 혼나던 그 곳은 힘들었다.

알바노조의 모든 것은 그 곳의 선배들이 결정했다. 알바노조의 공식자리에서 미리 결정된 사항들도 그 곳을 거쳐 변경되어 통보되기도 했다.

나는 알바노조 공식자리에서 그들의 결정을 마치 처음 듣는 제안인 냥, 우리는 민주주의 하는 냥 연기해야했다. 그래도 알바노조 활동을 하고 싶어서, 알바노조가 사회를 바꿀 수 있다고 믿어서 버텼다. 그러다 분회 활동을 통해 나이와 상관없이 서로 배울 수 있다는 걸 머리가 아닌 마음으로 깨달았다.

조직에서는 너가 '후배'를 조직하지 못한거라 했다. 권위를 가져야 한다고, 왜 언더조직에서 결정한 것을 밖에서 통과시키지 못하냐고 했다. 그 순간 믿음이 깨어졌다. 이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언더조직 못하겠다고 했다.

청년좌파 선배들도, 노동당 선배들도 너무나 힘들었다.

사람을 대상화하고, 세월호 이제 그거 끝났지라고 농담스레 이야기하고, 백남기 농민의 장례식장에서 아 우리 사진 찍으러 왔지 웃는 사람들. 내가 누군가들과 친하게 지내면 왜 자기 후배 조직하냐고 화내던 사람들.

내가 지금 무슨 운동을 하고 있는거지 라는 생각이 번뜩 들었다.

알바노조 말고 언더조직도, 청년좌파도, 노동당도 다 그만두고 싶다고 했다. 그랬더니 언더조직 선배는 우리 결정과 손발이 맞지 않는 활동가가 있으면 운동이 안 굴러간다고, 알바노조 하나만 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그만 둘 거면 다 그만두고, 알바노조 하고 싶으면 언더조직에 다시 맘 붙이고 해보자고 했다.

알바노조를 너무 하고 싶었지만, 안된다고 했다.

조직 앞에서의 개인은 무력했다.

결국 운동을 그만뒀다.

평범하게 알바도하고 토익시험도 보는 삶을 보내다 연락이 왔다.

너가 가지고 있는 현장성이 필요하다고, 같이 집행부를 하자고 했다. 저는 언더조직원이 아닌데요?라고 묻자, 언더조직 이야기를 아무에게도 안 한 것에서 사람들이 고맙게 생각하고 있고, 언더조직원은 아니지만 언더조직과 필요할 때마다 소통해가면 괜찮을 거라고 판단했다고 했다.

그게 아닌데.. 이야기를 안 한 게 아니라 못 한 건데.. 알바노조 활동을 하고 싶기에 속마음을 숨겼다. 권위주의적인 그들에게는 이야기하는 순간 다시 이 운동판에서 아웃될 것을 알기에.

집행부 회의를 들어가면, 이미 결정된 사항들이 올라왔다. 남자 선배 둘이 정하는 사업들이 통보됐다. 단식하는 것에 대해서 반대했다. 너 말고 다른 사람이 하는 것에 대해서는 문제제기 하지 말랬다. 그러면서 여자가 단식하는 게 이미지상 좋다고 필요하다고 했다. 청소년 운동은 힘이 없으니 알바노조에서도 하지 않는 게 좋다고 했다.

그래도 알바노조 활동을 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 생각했다. 분회 활동에서 만난 사람들이 좋았고, 알바 문제가 내 삶의 문제라고 생각했기에 너무나 사회를 바꾸고 싶었다.

위원장 자리가 공석이 되었다. 나에게 출마하라고 했다. 위기의 순간에서야 등장할 기회가 생기는 여성. 유리바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계속해서 나를 설득했다. 언더조직원이 아니어도 괜찮다고, 본인이 언더조직과 이야기 할 테니 너는 지금 알바노조에 필요한 여성주의 이미지를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허수아비가 아니냐고 물었다. 그런 역할도 중요하다고 답했다..

위원장에 출마했고 당선됐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없었다.

나도 모르는 사업들이 진행되고 나도 모르는 입장문이 홈페이지에 올라갔다.

민주당과 정의당과 같이 사업하는 거 선배들이 싫어한다고 하지 말라고 했다.

내가 하고 싶었던 사업들은 거의 나 혼자 맡아야했다. 언더조직에 불려가 혼나기도 했다. 운동가는 본인 인생을 희생해가며 살아야한다고.

애정이 사라졌다. 나와 상관없이 굴러가는 곳. 희망을 잃었다.

모든 것은 내 잘못이 되었다. 너가 친절하지 않아서. 너가 엄마처럼 사람들을 돌보지 못해서. 힘들어하는 날 두고, 사퇴하라고 소리쳤다. 화를 내셨다. 삿대질했다. 책상을 쾅. 내리쳤다. 무서웠다. 그래도 사퇴하겠다는 말은 목 위로 올라오지 않았다.

그 후의 알바노조의 공식행사에서는 위원장인 나의 역할을 다른 선배가 대신하기로 통보받았다.

화가 났다. 3기 위원장은 내가 아니었다. ㅇㅇ선배였고, ㅇㅇ선배였고, ㅇㅇ선배였고, ㅇㅇ선배였고, 언더조직이었다.

그만두고 싶었다. 주변에 이야기했다.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들은 나처럼 배제당하고 있었다. 죽기 싫어서, 살고 싶어서. 문제제기를 했다.

그래도..사과 한 번 없었지만..그래도 나쁜 사람들은 아닐 거라 마지막에 마지막까지 믿었다.

제소하고 싶은 마음이 들 때 마다, 공식적으로 문제제기하고 싶을 때마다, 사람들에게 모든 걸 다 털어놓고 쉬고 싶을 때마다, 손톱이 손바닥에 박히도록 참았다.

운동을 잘하고 싶어서, 사회를 바꾸고 싶으니까 그랬겠지

나쁜 사람들은 아니야 실수했을 뿐

그러나 끝에 끝까지 사과는 받지 못했다.

선배들에게, 언더조직에 문제제기한 죗 값.

나는 살고 싶고

살고싶다

이제는

 

 

이 글을 통해 이가현은 언더조직이 알바노조와 같은 노동조합은 물론, 청년좌파(‘너머로 이름을 바꿈), 평화캠프를 비롯하여 노동당의 운영에도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했으며 이 과정에서 언더조직의 선배들이 반인권적, 반여성적 행태를 보였다고 고발했다.

위원회는 알바노조, 알바연대, 청년좌파, 평화캠프 등 노동당 당원들이 주도하는 여러 단위의 운영이 언더조직에 의해 좌우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참고적으로만 살피고, 노동당 운영의 자주성이나 민주성이 언더조직에 의해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에 대해서 조사를 벌였다. 물론, 알바노조 등에서의 언더조직의 활동과 노동당에서의 언더조직의 활동은 상당한 정도로 혼재되어 있어서 분리 자체가 불가능한 사안일 수 있다. 하지만, 진상조사위원회는 노동당의 결정으로 구성되었으며, 위원회 명칭에서도 알 수 있듯이, ‘노동당의 민주적 운영 침해 및 강령 위배 등해당 행위에 대한 진상을 조사하는 위원회이기에 당 운영에 집중하고자 하였다.

 

2-2. 언더조직의 존재 여부

위원회는 이가현이 제기한 언더조직의 존재 여부에 대해 조사활동을 벌인 결과, 언더조직이 존재했다는 점은 이가현, 구교현, 박정훈, 최기원의 진술과 언더조직에 참여했던 다른 사람들의 증언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위원회의 조사 결과, 언더조직은 구성원, 조직의 역할과 기능은 물론, 언더조직의 존재 자체에도 비밀을 유지해왔다. 이가현에 의해 지목된 위 3인은 언더조직이 2017년 상반기에 해산되었다고 진술했다. 현재까지 위원회가 접촉할 수 있었던 다른 언더조직원들도 2017년 상반기에 언더조직이 해산됐다고 증언하였다.


안전 가옥(안가) 운영

언더조직은 안가를 중심으로 운영되었다. 안가는 방 2,3개의 오피스텔 혹은 빌라 형태의 공간으로, 별도의 운영 책임자가 있었으며, 운영 책임자는 안가를 방문한 언더조직 구성원들에게 사상교육, 생활 상담 등 품성교육을 하고, 알바노조, 노동당 등 단위에 대한 대응전략 등 언더조직의 지침을 전달했다.

안가를 방문할 때엔 책임자의 안내에 따라 버스, 지하철, 마을버스, 택시 등의 대중교통수단을 번갈아 사용했고 요금은 현찰이나 일회용 탑승권만 사용토록 하여 전자적 흔적을 남기지 않도록 했다. 이런 이유로 진술인들은 안가의 위치를 대체적인 지역으로만 언급하고 정확한 위치를 알지 못한다고 했다. 이러한 행태는 군사독재정권 시절이라면 운동 역량을 보존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였을 수 있지만, 오늘은 곳곳에 CCTV가 설치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나는 공산주의자다!”라고 SNS 상에 공개적으로 언급해도 체포되거나 고문당하지 않는다. 시대변화에 맞지 않는 이런 행태는 조직원들에게 남들과 다른 특별한 존재임을 인식케 하려는 퍼포먼스에 가깝고, 존재하지도 않는 위기를 창출하고 과장하여 구성원들에게 긴장감을 갖게 함으로써 언더조직 리더의 정치적 요구, 일상생활에서의 요구를 관철하기 위한 기능적 요소였다고 할 수 있다. 언더조직과 그것의 시대착오적인 행태는 각 개인의 자율적 판단을 억제하고, 알바노조와 노동당 등 각 단위의 민주적 운영을 직간접적으로 저해하는 기제로 작용했을 것이다. 강요된 위기의식 속에서 언더조직의 훈련을 받으며 각별한 관계를 맺은 선택된 전위들은 언더조직에 대한 소속감이 자신이 속한 대중 조직에 대한 소속감보다 훨씬 강력하기 때문에, 알바노동자들이나 당원들을 주체화하고 그들의 요구에 관심을 기울여 활동하기보다는 그들을 활동 대상이나 동원 대상으로 바라보는 경향을 갖게 하기 때문이다.

조사 과정에서 언더조직의 운영 책임자 중의 한 사람이었던 서민(가명)’에 대해서는 모두 근황은 물론 연락처도 모른다고 진술했다. 이 진술이 서민을 보호하기 위해 진술인들이 입을 맞춘 게 아니라 진실이라고 할 때 전인적 운동가로서 일생 동안 생사고락을 함께 할 것같았던 언더조직의 각별한 동지사이가 이처럼 간단히 소원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조사위원에게 허탈감을 주기도 했다.

 

2-3. 언더조직은 다른 조직에 어떻게 개입했나

조사위원회는 관계자들의 진술을 통해 노동당 내 구 사회당계 핵심인물로 김길오(전 노동당 전국위원, 고양파주당협 소속)가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는 노동당과 여러 단체에 적지 않은 재정을 지원했는데, 이가현의 문제제기 이후 노동당 내에서 논란이 일어나자 탈당하였다.

김길오는 알바노조 3명분의 인건비를 매달 부담했다. 그 금액은 구교현, 박정훈 등이 매달 김길오를 만나 직접 현찰을 수령하는 방식으로 전달되었다. 김길오는 이 외에도 알바노조에 스타렉스 차량을 구입하여 주는 등 다양한 지원을 했다. 노동조합은 조합원들이 스스로 조직하고 조합원들의 자발적 참여로 운영되어야 한다. 관련자들은 알바노조 운동 초기에 활동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단기적 조치였다고 해명하고 있는데, 이는 처음부터 노조의 자율성에 관심이 없거나 부족했다는 것을 뜻한다. 노동조합의 기본 원칙을 위반하면서까지 조급하게 알바노조 활동을 강화해야 했던 까닭은 무엇이었을까? 알바노조 1기 위원장인 구교현이 알바노조의 성과를 바탕으로 알바노조 위원장의 임기를 마치지 전에 노동당 당대표 선거에 출마하여 선출되었던 것을 기억하는 당원들로서는 던질 수밖에 없는 질문이다.

김길오는 위원회에 보낸 입장문에서 저 때문에 당과 당원 여러분이 겪고 계신 이 고통에 대해 뭐라고 사죄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나아가 저와 닿은 인연을 가지셨다가 고통 받으신 모든 분들에게 사죄드립니다.”라고 밝혔다. 그의 입장문에는 개인적 소회가 담겨 있을 뿐, 언더조직과 관련된 질문에 대해서는 답변하지 않았다.

 

2-4. 언더조직이 낙태 금지, 혼전 순결 등을 강요했나

언더조직이 낙태 금지, 혼전 순결의 내용이 담긴 교양교재를 활용하여 구성원들을 사상 교양하였다는 점은 복수의 진술로 확인할 수 있었다. 박정훈은 여성들이 낙태를 하고 이러면 몸에 안 좋고 활동을 쉬게 되니 그런 걸 피하는 게 좋다는 차원에서 제시한 해결책이었다고 진술했는데, 처음 언더조직에 들어온 사람에게는 폭력적이고 억압적일 수 있다고 인정했다. 언더조직원들에게 혼전 순결, 낙태 금지를 서약케 하는 형식은 없었다고 하더라도, 가령 박정훈은 언더조직에 위계가 있었다고 밝혔다. 문건에 실린 혼전 순결, 낙태금지의 요구가 구성원들에게 얼마나 진지하게 받아들여졌을지, 그리고 실제 생활규율로 강요되었는지의 여부는 정확하게 가늠할 수 없지만, 위계 구조를 통해 후배들에게는 강요로 느껴졌을 가능성을 부인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가현의 진술에 따르면, 언더조직은 혼전 순결, 낙태 금지만이 아니라, 모텔에 가면 안 된다거나 연애 사업을 하지 말라는 등의 지침이 있었으며 언더조직 내부 사람들끼리 연애하면 안 된다며 간섭하였다고 한다. 박정훈은 혼전 순결, 낙태 금지 등을 담은 문건이 내부의 문제제기로 201611월 또는 12월에 폐기되었다고 진술했다.



3. 결론

위원회의 조사 결과, 이가현이 제기했던 언더조직이 실제로 존재했으며 다수의 노동당 당원들이 관련되었음을 확인하였다. 언더조직의 문제는 단순한 정파 문제로 해석될 사안이 아니다. 언더조직은 구성과 활동 등을 비밀로 하기 때문에, 이번 사태의 핵심문제로 제기된 혼전 순결, 낙태 금지 문건처럼, 당의 강령 또는 당헌, 당규에 위배되는 행태가 있어도 이를 바로잡을 수 없게 한다. 또 언더조직은 조직원들로 하여금 최고형태의 정치결사체인 당의 일원임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다른 당원들과 다른 남다른 존재’ ‘소수 정예로 자리매김하여 다른 당원들을 배제, 소외시킨다. 또한 자신들만이 대중들의 운동을 지도해야 하며, 운동은 자신들의 노선과 선택을 쫓아야만 정당화될 수 있다는 오류에 빠질 수 있다. 지금까지 한국의 진보좌파정당 운동 과정에서 정파간 갈등과 반목의 폐해는 심각했다. 굴곡진 과정을 거쳐 오늘의 노동당에 이르렀는데, 이런 상황에서 언더조직이 최근까지 계속 존재해 왔고 특히 혼전 순결, 낙태 금지라는 반여성적, 반인권적 강요가 있었다는 점은 당원들에게 절망적 한숨과 실망을 넘어 격심한 충격을 주기에 충분했다. 당의 이미지를 손상한 것은 물론 일부 당원들이 탈당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관련자들에게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한편, 알바노조에 대한 김길오의 금전적 지원은 열악한 진보운동 조직 환경에서 설령 순수한 의도를 가졌다 하더라도 그것이 공식적이고 공개적인 방법이 아닌, 특정 매개자를 통해 전달되었다는 점에서 신뢰성을 갖기 어렵다. 특히 대외적으로 구성원을 비밀로 하는 언더조직에서 역할을 통한 수직적 위계화가 이루어졌던바 여기에 경제적 편익이 상근활동가 자리와 연결되면서 구성원간 줄서기 경쟁과 갈등을 일으키는 요인이 되었을 개연성은 적지 않다. 그리하여, 조직운동의 본디 목적의 하나인 구성원들이 서로 연대, 협력하고, 동지적 관계로 고양되는 대신 그 반대의 결과를 빚었다는 것은 이번 알바노조 사태를 통해서도 증명되었다고 할 수 있다.

당은 김길오로부터 재정적 지원을 받았다는 점에 대해서 자성해야 한다. 당원들은 당의 정치적 성취는 물론, 당이 짊어져야 할 경제적 부담도 공평하게 짊어져야 한다. 김길오의 탈당 이후 당에 재정 위기가 왔다는 것은 그만큼 당이 김길오의 재정적 지원에 크게 의존했다는 점을 드러낸다. 당의 공식 절차를 밟아 지원이 이뤄졌다고 하더라도 당은 되도록 빨리 의존 상태를 벗어나도록 조처했어야 마땅했다. 언더조직이 당 운영에 실제적인 결정권을 가지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특정인의 재정적 지원에 크게 의존했다는 점은 당의 자주성과 민주적 운영이라는 원칙에서 벗어난 것이다.


 

이에 본 조사위는 다음과 같이 당에 건의한다. :

 

- 이번 알바노조 사태의 관련자들(구교현, 박정훈, 최기원)을 당기위원회에 회부하여, ‘혼전 순결, 낙태금지등의 파장으로 당의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탈당 사태를 불러온 책임을 물을 것. 또한 본 징계 절차 이후 이번 사태로 불거진 정파간 갈등과 혐오 발언 등을 당 차원에서 당원들에게 인지케 하고 중재할 것.

 

- 당 대표는 언더조직의 존재와 김길오의 재정적 지원으로 인해 당의 민주적 운영 원리가 간접적으로 침해된 것을 인정하고 당원들에게 공식 사과할 것. 또한 특정인의 재정적 지원에 크게 의존하게 된 배경을 당원들에게 알릴 것.

 

- 향후 비슷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언더조직이나 정파와 관련된 지침을 마련하고, 당원 인권교육을 정기적으로 실시할 것().

 

 

 

 

 

 

(후기) 당원 동지들께 :

진상조사위 활동을 마치고

당의 심각한 위기 상황에서 진상조사위원장을 맡는다는 것은 실로 괴로운 일이었습니다. 실행위원으로 참여한 세 분의 당원도 저와 같은 감정을 토로하곤 하였습니다. 조사위는 구성 초기부터 당외 인사 영입의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조사위원 위촉을 위해 한국의 거의 모든 여성단체와 인권단체와 접촉하였으나 긍정적인 반응을 얻지 못했습니다. 여기에는 노동당의 위상이 작용하지 않았을까 하는 쓸 데 없는 생각이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다행히 민변 소속의 성춘일 변호사와 인권연대의 오창익 국장이 무척 바쁜 일상에도 불구하고 제 요청에 응답해주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두 분께 고개 숙여 감사 인사드립니다.

노동당의 당원은 지금 어느 지점에 서 있을까요? 난파선의 선원이 된 심정으로 당에 마지막까지 남아 있겠노라 스스로 다짐하면서도 그것이 정치적 존재인 나와 한국의 진보좌파정당 사이의 당연한 귀결점이어서라기보다는 일종의 오기의 발로가 아닌지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있는 당원이 나뿐만이 아닐 것입니다. 한국사회에서 현실이라는 말은 특히나 억압적이어서 바꾸어야 할 현실은 항용 받아들여야 할 현실앞에서 두 손을 들곤 합니다. 그리하여 소수에서 소수로 밀려났는데, 이러한 현실 앞에서 우리는 차가운 냉소로 답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요. 제가 종종 인용하는 나오미 울프의 말이 있습니다. “우리가 싸우는 과정 자체가 이 싸움을 통해 획득하고자 하는 사회의 모습을 닮아야 한다.” 우리가 획득하고자 하는 사회는 일단 따뜻한 사회일 것입니다. ‘바꾸어야 할 현실앞에서는 냉철하더라도 현실을 바꾸려는 싸움의 길을 함께 가는 동반자들 사이에선 무엇보다 따뜻함을 잃지 않기를 바랍니다. 한 순간의 눈길 교환만으로도 상대방이 겪은 삶의 층위를 느낄 때가 있다고 했습니다. 하물며 지금 노동당의 당원으로 남아 있는 우리들 사이라면!

그리하여, 이 글을 읽을 당원께 한 가지를 간곡히 당부하고자 합니다. 가까우니까 부딪히고 싸우기도 하는 것인데 부딪히고 싸우는 것으로 등을 돌리고 심지어 적을 만들고 있는 우리의 타성에 대해 성찰하자는 것입니다. 실제로, 우리는 우리와 계급적으로나 이념적으로 먼 사람을 일상에서 만나지도 않고 따라서 부딪힐 일도 없고 싸울 일도 없습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부딪히고 싸우기도 하는 것은 무엇보다 가깝기 때문입니다. 설령 일시적으로 싸우고 등을 돌리더라도 다시 만날 가능성은 항상 열어두어야 한다는 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당원 여러분의 건강을 빕니다.


진상조사위원장 홍세화 


  • 김철호 2018.07.04 19:18
    홍세화 선생님과 진상조사위원님들 고생하셨습니다.

    어려운 시기, 어려운 문제를 어렵게 맡아주시고 고생하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진상조사위원회의 결론과 건의에 따라 당이 새롭게 태어나길 바라며 함께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송상호 2018.07.06 18:46
    홍세화위원장님 고생하셨습니다. ㅜㅜ.
    매번 힘든시기 이렇게 나서주시니 뭐라 할말이 없습니다.

    '난파선의 선원이 된 심정' 참 가슴쓰린 문장입니다.
    이후 정파간 갈등과 혐오 발언이 자제되는 노동당이 되었으면 합니다.
  • 최기원 2018.07.08 14:44
    당원 최기원입니다. 보고서에 언급된 저의 혐의와 조사과정에 한정해 말씀드립니다.

    1. 저는 혼전순결과 낙태금지가 포함된 조직원들의 생활을 규율하는 문서와 무관합니다. 그 문서의 존재여부조차 알지 못했고 그 문서를 본 적도 없습니다. 당연하게도 이를 지켜야 할 룰로 생각한 적도 없고 게다가 해당 규칙은 저의 신념과 반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누군가에게 강요하거나 종용한 사실도 없습니다. 진상조사과정에서 해당 문서나 규칙에 대한 질문조차 받지 못했습니다.

    2. 저는 언더조직 책임자 ‘서민’의 조직원이었던 적이 없으며, 2009년 이후로는 언더조직의 이름으로 누군가에게 가입을 권유하거나 누군가를 지도하거나 지도받지 않았습니다. 때문에 알바노조와 노동당에 소속되어 있던 기간 동안 언더조직의 운영 실태나 언더조직이 노조와 정당의 의사결정에 어떤 영향력을 미쳤는지 알지 못합니다. 이를 조사 과정에서 진술하였습니다.

    3. 이가현 당원의 폭로 중 제가 알바노조의 ‘실질적 위원장’ 중 한 명이며, 반여성적 언행과 위계폭력을 저질렀다고 주장한 부분은 모두 사실과 상이하거나 내용의 왜곡이 있습니다. 이번 폭로의 대부분이 여기에 할애되었으나 이에 대한 조사는 매우 형식적이었고 해명 기회도 주어지지 않았습니다. 발표된 조사보고서에는 여기에 대한 내용이 없다시피하고 당기위 회부 이유에도 언급되지 않았습니다.

    4. 오창익 씨의 조사 과정은 모욕적이었습니다. “이젠 좀 고분고분해졌네”, “그 운동 아무도 관심 안 가졌어요”같은 발언에 아연했습니다. 사태에 대한 자신의 해석을 제가 부정하자 맞는 것 아니냐고 여러 차례 답변을 강요하기도 하고, 해명할 기회를 달라고 하니 진술할 필요가 없다며 침묵을 종용하기도 했습니다. 그닥 자랑할 인생도 아니지만 그렇게 모욕을 당해도 쌀 만큼 형편없이 살지도 않았습니다. 당의 징계와 상관없이, 이 문제는 짚고 넘어갈 겁니다.

    이에 진상조사위원회에 요청합니다.

    1. 당기위원회 회부 이유인 혼전순결 및 낙태금지 등의 논란에 제가 어떻게 관련되어 있는지 밝혀 주시기 바랍니다.

    2. 관련되어 있다는 혐의 외에 제가 당기위원회에 회부되어야 하는 이유가 있다면 이를 설명해 주시기 바랍니다.

    3. 모욕적인 조사에 대한 사과와 더불어 제 조사의 편집 없는 녹음파일과 녹취록 전체를 제공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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