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날, 해고 학습지 교사들과 학교 비정규직 청소노동자가 만났다. 지난 15일 시청 재능 농성장 앞에서 김순자 울산과학대 청소노동자의 거리특강이 열렸다.
강의는 정해진 시간을 훌쩍 넘겨 두 시간 가까이 진행되었지만, 거리에 앉은 '학생'들은 시간 가는 줄 모른 채 울고 웃었다. 김순자 지부장이 진보신당 비례대표 1번으로 출마하면서 여러 번 언론 인터뷰를 통해 풀어냈던 이야기들 외에도 배꼽 잡는 '번외편'들이 술술 흘러나온 덕분이다.

전국 곳곳을 선거운동을 다니며 청소노동자들을 만나보고 김순자 지부장은 세 가지 공통점을 찾아냈다고 한다. 탈의실은 지하에 있고, 식당에 앉아 밥을 먹지 못하고, 건물 어느 곳에도 그들을 위한 휴게 공간이 없다는 것.
"서울에선 청소노동자들이 아침 여섯 시에 출근하는 걸 보고 깜짝 놀랐어요. 우린 여덟 시에 출근해서 커피 한 잔 마시고 여덟 시 반부터 일 시작하는데도 전혀 업무에 지장 없거든요. 너무 놀래서 캐나다에 사는 우리 당원한테도 전화해서 물어봤어요. 거긴 아홉 시에 출근한다던데요?
꼭두새벽에 출근을 시킨다는 건, 둘 중 하나예요, 용역업체가 사측에 잘 보이려고 '알랑방구' 뀌는 거나, 아님 청소노동자들이 빨리 청소 끝내고 사람들 눈앞에서 사라져주길 바라는 거죠. 이건, 그야말로 생체리듬이 뒤바뀔 수밖에 없어요. 맞지 않아요. 바꿔야 해요."

밥 좀 먹자! 잠 좀 자자! 쉴 땐 쉬자! 학교 식당에서 '사람답게' 앉아서 밥을 먹고, 초과근무 없는 여덟 시간 노동, 당직수당에 이르기까지, 어느 하나 싸우지 않고 거저 얻어낸 것이 없다. 노동자로서의 당연한 권리들이었건만, 하나 찾을 때마다 미운 털이 박혔다.
결국 청소노조 전원이 해고되었을 때도 그들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방식으로 싸웠다. 가루세제를 뿌리고, 빗자루로 방패 삼고, 지하실에서 청국장을 끓여 부채질로 냄새를 피워올리고, 그렇게 내 일자리를 되찾았다.
"노조는 '예쁘게' 해선 답이 안 나오더라고. 독하게, 무식하게 해야 돼. 노조 하기 전에는 3년 넘도록 사장님 얼굴 한 번 못봤어요. 노조 하고 나니 우리보고 '큰 누님, 작은 누님' 합디다. 알고 보니 용역 노동자들 이천 명씩 부리는 사장님인데, 우리가 씨게 밀어붙이니 사람 앞에서 그렇게 작아지기는 처음이었다 하더라고."
"내년에 교섭 잘할 수 있게 협조해달라고, '좋게좋게 느슨하게 좀 하자'길래 '좋게좋게' 잘 지냈더니 어느 날 정년 문제를 일방적으로 통보하고 나오더라고요. 굉장히 분노했어요. 노조가 그냥 어용이 되는 게 아니구나, 질질 끌려가다가 어용이 되는구나 하는 걸 절실히 깨달았어요. 노동조합과 사측은 항상 긴장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는 걸 알았어요."

김순자 지부장이 진보신당 비례대표 1번으로 출마했을 때 동료들이 말렸던 이유는 '언니가 없으면 학교에서 탄압 들어올까봐서'였다. 울산과학대 청소노동자들은 현재 임금교섭 투쟁 중이다.
"전국 대학 청소노동자들 중 시급 가장 높은 데가 5,100원이고 상여금 있는 데는 아무데도 없대요. 사측에서 출장까지 가서 조사해왔다더라고(좌중 웃음). 그래서 내가 그랬지, 우리가 지금 서울에서 일하냐고, 이 학교 교직원들은 상여금 1,000% 받고 조경/시설관리 노동자들은 400% 받지 않냐고. 우리가 이 학교에서 젤 힘들고 젤 더러운 일 하잖아요. 이번에 받아낼 겁니다. 내가 또 누군교, 비례대표 1번 아닌교. (좌중 기절, 환호!!!)"

마지막으로 학생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을 물었더니 김순자 지부장은, "내가 몸담고 있는 학교에 청소노동자들이 어떻게 지내는지, 경비노동자들은 그리고 조리노동자들은 어떻게 살고 있는지 돌아봐줬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내가 살아가는 이 세상, 이 사회가 어떤지에 대해서도 생각을 해봤으면" 하고 당부했다.
"내 일터에서 일어나는 부당한 일을 내가 부당하다고 말하지 않으면 누구도 대신 싸워주지 않아요. 딴 데로 옮겨가면 더 낫지 않을까, 그런 건 없어요. 나도 다른 학교 가서 일할 수도 있었어요. 하지만 내 권리를 내 스스로 버렸는데 누가 대신 싸워주나요? 살아보니 항상 어려운 길과 쉬운 길 두 가지가 있었고, 그 중 더 어려운 길이 옳은 길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