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외교안보에서 문재인 정부의 초심은 과연 무엇인가?
- 보수 세력에 휘둘리며 중심 못 잡아
문재인 정부가 외교안보 분야에서 야당과 보수언론, 미국과 일본 강경파의 의도적인 흔들기 공세에 휘둘리며 중심을 잡지 못하고 있다.
사드 배치 보고 누락 파문에서부터 비롯된 보수진영의 공세가 강경화 외교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거치면서 점차 기세를 올리더니, 문정인 특보의 발언을 계기로 눈 뜨고 못 볼 광경을 연출하고 있다. 매케인 미 상원의원과 문재인 대통령의 면담이 이루어지지 못한 것이 무슨 큰 불경죄나 지은 것처럼 호들갑스럽게 반응하는 것은 사대주의를 연상시킨다. 또한, 사드 배치 환경영향평가나 국회 동의 등의 논란은 미국의 무리한 사드 배치 때문에 비롯된 일이다. 이것을 문제 삼는다고 해서 한미동맹을 해친다고 과장되게 주장하는 것은 미국의 적반하장에 힘을 실어주는 행위다.
일본 언론이 매케인 미 상원의원의 문재인 대통령 면담 불발을 과장되게 보도하고, 사드 보고 누락에 대해 미국의 일부 정치인이 보인 적반하장의 반응은 모두 의도가 담긴 것이다. 일본의 재무장을 추진하는 세력들은 한반도 긴장을 이용해서 미일간의 군사동맹을 강화하고 있고, 트럼프 정부의 대화 분위기를 막고자 하는 미국의 매파들은 웜비어 사태로 악화된 미국의 여론을 이용해서 북미대결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미일 강경파들이 대화 국면을 제재 국면으로 돌리기 위한 총공세에 들어간 것이다. 햇볕정책에 알레르기를 보여온 국내의 대결주의자들이 이것을 확대재생산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문제는 문재인 정부가 정치적 고려 때문에 중심을 못 잡고 휘둘리고 있다는 점이다. 문재인 정부의 외교안보 분야 공약과 철학이 과연 굳건한 것인지 신뢰가 가지 않는 대목이다.
서둘러서 행정부를 구성하고자 하는 노력과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불필요한 논란을 피하고자 하는 의도를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그러나 외교안보 분야는 한반도와 동북아에 터 잡고 사는 사람들의 생존과 안전에 관한 가장 중요한 문제이다. 남북 대결과 동북아 신냉전으로 자신들의 권력과 안위를 도모하는 자들에게 휘둘려서는 안 된다.
외교안보팀이 친미 일변도의 외교관 출신들로 채워졌다는 평가가 있고, 군사와 외교를 아우르는 전략가가 없다는 지적이 있다. 무엇보다 문정인 특보에 대한 경고 조치는 지나치다. 문재인 정부의 초심이 과연 무엇이었는지 자못 궁금하다.
(2017.6.20.화, 평등 생태 평화를 지향하는 노동당 대변인 이건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