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코피전략’ 소동, 수준이 한심해서 말이 안 나온다
- 저잣거리 건달도 못 되는 코흘리개의 싸움이라니
주한미대사로 내정된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가 낙마한 이유가 코피전략에 대한 반대 때문이라는 뉴스가 어제부터 화제다.
상대국 아그레망(주재국 임명 동의)까지 오간 외교관에 대해 막판에 인사가 철회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한다. 미 정부는 지난해 12월 중순, 약 6개월간의 오랜 논의 끝에 빅터 차에 대한 아그레망을 한국 정부에 신청한 바 있다. 우리 정부는 신속하게 절차를 진행해 12월 말 아그레망을 승인했고 백악관의 공식 지명 발표만 남은 상태였다.
‘코피전략’, 여기서 ‘코피’가 뭐 심오하고 대단한 뜻을 품은 전략의 약자인 줄 알았다. 알고 보니 코피(bloody nose)라는 뜻이다. 코피전략에 그래도 뭐 숨겨진 심모원려한 고려가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개념을 찾아보았다. “북한의 핵시설 등을 제한적으로 정밀 타격하되 동시에 항공모함 같은 전략자산을 한반도에 집결시켜 ‘북한이 보복하면 완전히 섬멸하겠다’는 메시지를 보내 북한의 대응을 차단하겠다는 전략”이다. ‘주먹으로 상대방의 얼굴을 한 방 쳐서 코피를 터뜨리면 전의를 상실할 것’이라는 가설에 근거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는 그동안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거친 말과 기 싸움을 보고 ‘저잣거리에서 건달들이 웃통을 벗어부치고 허세 부리는’ 것에 비유한 바 있다. (http://www2.laborparty.kr/1728591)
알고 보니 그게 아니다. 코흘리개의 싸움이었다.
더 한심한 것은 조중동 등 국내언론이다. 이들 극우 보수언론은 2월 1일부터 연이틀 사설과 보도를 통해서 그 심모원려한 뜻을 탐구하기에 바쁜 한편, 남한 정부는 뭘 하냐며 호통을 치고 있다.
美의 對北 '코피 작전' 구체화되는데 정부는 무엇을 알고 있나
한심하고 한심하다. 이런 언론이 장악한 뉴스와 보도를 보는 우리 국민들의 처지가 안쓰럽다. 어째서 우리는 희극을 희극으로 받아들여서 마음껏 조롱하지도 못하고, 짐짓 무거운 표정을 지으며 비극미를 찾아내기 위해서 애써야 하는가?
(2018.2.3. 토, 평등 생태 평화를 지향하는 노동당 대변인 이건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