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총선 후 '새로운 대운하 프로젝트 추진'은 언어도단
대운하는 마땅히 정치적 심판의 대상이다
대운하를 둘러싼 역설 하나. 대운하 하겠다고 떠들어대던 여당과 정부부처에서는 대운하 석자 말 나올까 두려워 쉬쉬하고 있는 반면, 야당에서는 대운하를 쟁점화한다. 한나라당이 4.9 총선 공약에서 대운하 공약을 제외한 이유 역시 대운하를 둘러싼 여론이 그들에게 유리하지 않은 탓이다.
진보신당이 한나라당에 거듭 지적했듯이, 대운하를 추진하려거든 떳떳하게 하고, 그렇게 못하겠으면 정책 자체를 폐기하라. 그게 정치하는 자의 ‘정도’다.
그런데 한나라당 이한구 정책위의장은 총선 이후 청와대에서 기존 대운하의 문제점을 보완한 새로운 대운하 프로젝트를 내놓을 예정이라 말한다. 새로 정책을 내놓으면서 국민 여론을 수렴할 것이니 총선에서 대운하를 검증받을 필요는 없다는 말인데, 한 마디로 언어도단의 극치다.
어떤 방식으로 새로운 사업계획을 짜더라도 대운하는 대운하이자 환경재앙이며, 실효성도 없는 애물단지 정책일 뿐이다. 게다가 선거는 선거대로 치르고 국민 여론 수렴 절차는 총선 후에 하겠다는 것은 일단 총선은 이기고 보자는 속 보이는 편의주의 아닌가? 총선 이후 한나라당이 대운하 사업 추진을 그대로 밀어붙일 거라는 건 삼척동자도 다 안다.
총선기간엔 여론심판을 회피하면서 권력을 노리고 그 이후 자기 하고 싶은대로 하겠다는 어린이 땡깡 수준의 행동에 현혹돼서는 안 된다. 한나라당은 여전히 대운하 추진 세력이며, 대운하 공약은 마땅히 정치적 심판의 대상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둔다.
2008년 3월 26일
진보신당 부대변인 이 지 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