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취득세까지 떼먹은 ‘양심불량 재용 씨’
자진납부하든가, 세금 제대로 낼 줄 아는 사람에게 삼성을 맡기든가
삼성의 황태자 이재용 씨가 1996년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지방세법의 허점을 이용해 취득세를 한 푼도 내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삼성에버랜드 총자산이 당시 8387억에 달했으니 100억원 규모의 취득세를 내야 하는 데도 입을 싹 씻고 만 것이다.
이미 삼성 경영권을 승계 받는 과정에서 상속세를 제대로 내지 않았다거나 경영능력을 보여주려다 삼성계열사들에 막대한 손해를 끼친 e삼성사건 등으로 물의를 빚어온 터에 취득세까지 떼먹었다는 소식을 듣고 국민은 아연실색할 것이다.
경영능력이 있는지조차 검증되지 않은 아들에게 국민기업 삼성을 물려주는 것도 문제인데, 이 과정에서 세금이란 세금은 전부 떼먹었다면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당시 취득세를 안 내려고 지방세법의 허점을 파고들고, 관련부처의 질의회신까지 받아놨다고 하니, 비열하게 치밀한 점이 역시 삼성답다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강조컨대, 지방세법의 기본취지로 볼 때 이재용 씨가 취득세를 내지 않은 것은 온당치 않다. 더구나 삼성이라는 거대기업이 이씨일가의 노력이 아니라 국민의 혈세를 쏟아 부은 막대한 특혜 덕분에 성장했다는 점에서 국민세금을 100억이나 떼먹은 일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특검은 에버랜드 전환사채 인수를 중심으로 한 삼성의 경영권 편법 승계 과정을 낱낱이 파헤쳐 진상을 밝히고, 아울러 세금을 떼먹었는지도 정확히 규명해야 한다.
이재용 씨 역시 지금이라도 그동안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상속증여세, 취득세 등 떼먹은 국민의 혈세를 모두 자진 납부하길 바란다. 그렇게 하지 않을 거라면, 경영권을 즉각 반납한 다음 능력 있고 세금 제대로 낼 줄 아는 사람에게 삼성을 맡기든가.
2008년 3월 31일
진보신당 부대변인 이 지 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