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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만원 세대'라는 말이 널리 통용되게 된 것은 지금의 20대들의 대다수가 정규직에 취업하지 못하는 현실이 엄연히 존재함을 누구도 부인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심지어 보수적인 종이신문들조차 그 사실을 부인하지 못한다. 다만 그들은 이 문제를 (반기업적인 좌파정부로 인한?) 경기침체 때문에 일어난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고 싶어할 뿐이다. 하지만 '고용없는 성장'은 이 시대의 보편적인 문제이며, 지금의 20대들은 앞으로도 정규직으로 진입하기 힘들 것이라는 것이 <88만원 세대>의 우울한 전망이다. 사회복지제도가 빈약한 한국의 실정에서 지금의 20대가 받게 될 고난의 크기는 물론 다른 선진국의 젊은이들의 그것에 비할 바는 아니다.



<88만원 세대>의 문제의식을 총선에서 반영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로 '20대 비례대표 후보'를 정하자는 흐름이 있는 모양이다. 민주노동당은 예의 이주희를 앞세워서 흐름에 편승하려는 모양이고 대통합민주신당의 경우도 무언가 조치를 취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래봤자 양쪽 모두 당선권에서 거리가 먼 후보를 정하게 될 것 같다. 20대 비례대표에 관련된 운동을 전개하려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고 이들에게 매우 미안한 이야기이긴 하지만 나는 이런 방식의 정치적 행동을 지지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럴 리도 없다고 생각하지만) 진보신당이 이러한 흐름에 편승하는 것에도 찬성하지 않는다.



20대 누구가 국회의원이 되더라도 적어도 50대 누군가보다는 나을 거라는 우석훈의 주장에 특별히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것이 당장에 20대 누군가가 국회의원이 되어야 하는 이유는 될 수 없다. 20대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사회가 인식하고 그 문제에 대한 대안을 찾는 것이 중요한 것이지 20대가 국회의원이 되는 것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여성, 비정규직, 환경 등에 그렇게 하는 것처럼 부문운동에 대한 안배를 할 수 없는 것은 20대 중에서 20대 문제에 대한 운동세력이 전무하기 때문이다. 지금 막 생겨나고 있는 운동단체들에게 비례대표직을 제의할 것인가? 20대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의 모색은 20대의 정치적 무능함에 대한 인식으로부터 출발해야 한다. 그 무능함이 그들만의 책임은 아니지만, 먹을 수도 없는 음식을 먹겠다고 달려드는 꼴은 우습다. 20대 비례대표가 문제해결의 의지를 과대하게 포장하는 일종의 '쇼'라는 사실은 20대들의 정치적 감각으로도 파악될 수 있는 일이고, 그런 쇼에 혹할 만큼 20대의 정치적 냉소주의가 얕은 것도 아니다. 정치공학적으로 따져도 이건 무의미한 정치적 기동이다.



과거 개혁당의 윤선희나 민주노동당의 이주희의 사례로 볼 수 있듯, 젊은 정치인(?)의 등장은 젊은이의 권익을 대변하는 것과는 크게 상관없고 '젊은 여성'의 이미지를 감각적으로 덧씌우는 정치세력의 홍보전략과 크나큰 상관이 있다. 더욱 냉소적으로 말하자면 이들은 동세대의 유권자가 아니라 젊은 여성에 대해 우호적인 중년의 남성 유권자들에게 어필한다. 이들이 주체적인 개인으로서 정치적인 발언을 하는 것을 나는 들은 적이 없다. 특정한 정치세력의 얼굴마담을 세워 놓고 문제해결의 단초를 발견했다고 말한다면 이건 아예 문제를 은폐하는 꼴이다. 장기적으로 볼 때는 20대 운동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88만원 세대'의 핵심의 통찰은 지금의 20대는 30대가 되더라도 현재의 30대처럼 살지는 못할 거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88만원 세대'가 전하는 메시지는 단순한 세대론은 아니다. 따라서 진보신당이 고민해야 할 지점은 당장에 어떤 20대 정치인을 만들 수 있을까라는 것이어서는 안 된다. (물론 만들 역량도 없다.) 진보신당의 활동가들의 대다수를 차지할 386세대 아랫 세대들이 정당에 참여했을 때 밑바닥으로부터 올라올 수 있는 제도적 지원이나 문화적 변혁이 필요하다. 십 년쯤 세월이 지났을 때 지금의 20대들이 정당의 밑바닥에서부터 경험을 축적하여 일정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면, 그때는 그 세대에서 그 세대와 그 아랫세대의 문제에 대한 해결능력을 갖춘 비례대표가 나올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자연스러운 성장을 유도하는 것이 그냥 20대 비례대표를 책정하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인 건 사실이지만,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어쩔 수가 없다.



총선에서의 생존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할 진보신당으로서는 지금부터 바로 이 프로젝트에 착수할 수는 없다. 88만원 세대의 문제에 대해서는 진보신당의 경제적 비전이 그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주장을 통해 대응하는 수밖에 없다. (사실 그것이 어떤 방식의 쇼보다는 오히려 사람들에게 잘 먹힐 방법이기도 하다.) 후에 만약 진보신당이 의석도 얻고 국고보조금도 받게 된다면, 우리는 보좌관이나 대의원 같은 직책에서 후386세대 활동가의 정치력을 향상시키는 방안에 대해 고민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때는 반드시 그러한 고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지금의 한국 좌파들은 단지 한 세대의 집단적 정체성에 기대고 있고, 이것은 장기적인 정당의 발전을 위해서 바람직하지 못한 구조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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