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레온트로츠키'동지 1인에게 한 비판은 아니나, 우선 저에게 말씀하는 식으로 글을 쓰셨으니, 저도 존대로 반박하고자 합니다. 짧게 소개하자면 저는 20대 중반이고 대학에 다니는 학생입니다.
우선 몇가지 감정적 수사는 신경쓰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개인적으로 동지 등 현재 학생모임을 주도적으로 이끌어가시는 분들을 전혀 알지 못하나, 의원실 왔다갔다하시는 몇몇 분들과 토마토(?) 같은 분들이 주도하시는걸로 알고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심상정과 노회찬이라는 탁월한 스타정치인을 두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아무 불만이 없으나, 우리 진보신당이 두 정치인의 사당화가 되어가고 있는거 아니냐는 비판에 대해서는 동의하는 편입니다. 따라서 제가 보기에 자못 '대중운동'의 근거로부터 나온 활동가들이 아닌, 심노 두 의원의 의원실 안팎을 오가시던 분들이 20대 비례대표론을 주장하시는건 불필요한 오해를 만드는 소지가 있어보입니다. 그러나 개인의 진정성 자체를 의심했던 것에 대해서는 사과드립니다.
그리고 저는 레온트로츠키님과 정치적 대의나 운동에 대한 결의에 있어서는 같은 지언정, 대중운동관이나 행동방향, 전술적 판단은 모두 다르게 느껴집니다. 한편으로는 다행이고, 한편으로는 슬프게 느껴질 정도로 말입니다.
전술적 층위의 빈약함.
우선, 20대-지방대생 식으로 후보 선출의 기준을 잠정적으로 혼자 결정하신 것에서부터 오류가 보입니다. 이것은 20대 비례대표론에 대해 전체적인 합의가 이뤄진 다음에 진행되어야할 '전술적 층위'의 문제입니다.
그리고나서 동지는 20대 비례대표론 이후 20대 비례대표가 내세울 수 있는 '전술'에 대해 논하셨습니다. 그러나 전술 중에서도 일부분인 몇가지 '공약'만이 제시된 지엽-전술로 보이며, 포괄적 전술이 될 순 없음을 지적하고 싶습니다. 동지가 꺼내신 건 딱 4개였는데, (1) 대학평준화, (2) 등록금 상한제와 후불제, (3) 유레일패스같은 26세 이하 연령 할인제, (4) 직업군 조합 등이 그것입니다. 그리고 몇가지 더 꺼내신건 (1) 실업극복이나 대안기업 창업 등 정책모색을 위한 '희망청'과의 논의, (2) 사학재단에 제도적 개선 압력 넣는 방안. 이렇게 두 가지입니다. 제가 보기에 이건 '전략'이 빠진 '전술'이며, 그것도 포괄적 대중운동 전술이나 포괄적 사회운동 전술이라기보다는 소소한 공약만 남은 지엽-전술인데다, 그 공약마저 제가 보기엔 빈약하고 허술해보이기 짝이 없습니다.
대학평준화는 적극적으로 지지합니다. 하지만 '어떻게' 하느냐가 문제겠죠. 누가 합니까? 국회의원 10명이 모이면 할 수 있나요?
등록금 상한제나 후불제도 있으면 좋을 제도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교육공공성'이라는 대중적 목표와는 동떨어져있는 복지-효과만 존재하는 정책적 '장치'에 불과합니다. 이제는 후불로 내도 빚내면서 다녀야하는 현실인데 후불제가 얼마나 현실적입니까? 10년전에나 썼으면 좋았을 정책에 불과하다고 여겨집니다. 상한제는 어떻구요? 있으면야 지금보다 좋겠지만, 상한선 안에서 인상하면 합리적이고 납득 가능한 것이라고 떠들고 다니기에는, 대중들의 현실이 그리 녹록치 않습니다. 매년 등록금투쟁, 교육투쟁 피터지게 해봤지만, 이렇게 안이하게 끝나버리는 구호는 처음봤습니다. 요구안들 중 하나는 될 수 있지만, 이것이 어찌 등록금 문제에 대한 대안의 전부가 될 수 있겠습니까. 기본적으로 등록금 문제 해결하려면 결국에는 대학생 스스로가 일어서기 시작해야한다는 것은 자명한 현실입니다. 따라서 대중운동 전술이 삭제된 '공약'나열식 전술은 한계적입니다. 또한 민주노동당의 '무상교육'이 갖는 전술적 효과보다 훨씬 후퇴된 것으로 보이며, 이런건 한나라당도 주장하는 것이므로 별로 진보신당스러워보이지도, 88만원세대의 새로운 대중운동을 열어제낄 '새로운' 무엇으로 보이지도 않습니다.
유레일패스같은 연령 할인제는 어떻구요? 그건 '사회화'테제와는 아주 거리가 멉니다. 이미 청소년 할인, 대학생 할인은 자본가들이 마케팅적으로 쓸모있다고 여기는 마케팅 전략의 하나일뿐입니다. 아주 정치주의적으로 "20대의 문화생활비가 후달리니까" 할인제가 있으면 좋다고 말씀하시는건 정말 안이해보입니다. 한국 사회 마케팅의 주요 대상은 20대라는걸 모르십니까? 이미 오래전부터 소비의 주요 주체는 20대입니다. 근거로 세우신 게 너무 빈약하셔서 실망스럽습니다. 한나라당이나 민주당에서 한마디만 해도 사그라질 공약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희망청"이라는 곳과 뭘 논의하겠다고 하셨는데, "희망청"자체는 싫지 않습니다. 제가 일단 거기에 대해 잘 모르구요. 다만, '대안기업 창업'은 20대 실업의 대안이 될 순 없습니다. 자본주의 경제의 가장 기초적인 경제학 원리에 따르면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본이란 지극히 한계적이어서, 창업이라는 건 시장 안에서의 보다 더 빡빡한 경쟁 속으로 들어가는 것에 불과할 뿐 '세대'의 대안이 될 순 없습니다. 게다가 이건 이미 10년전에 김대중이 적극적인 국가 정책으로 '청년실업' 극복을 위해 시도했던 겁니다. 오히려 적극적인 일자리 공유를 주장하고, 신자유주의 경제 정책의 완전 폐기를 제기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걸 우회하고는 청년들의 대안기업 창업도 있을 수 없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이점은 저보다 더 잘 아시리라 믿으나, 부연되어있지 않아 언급해봅니다.
이상이 동지가 내세우신 후보, 공약을 포함한 '내용적 전술'의 전부입니다.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빈약합니다. 개인적으로 이주희 같은 사람들과 안면은 있지만, 이래갖고는 민노당 이주희한테 쨉도 안되겠습니다.
현실적 맹점들
아마도 아시는 분들끼리 모여서 기준을 나름대로 정하셔서, 그에 맞는 분을 한 분 후보로 세우시려고 노력하시는 중이신 것 같군요. 그러나 이거 너무 공개적이지 못한 점이 드러나는 대목입니다. 그리고 진보신당이라는 아직 창당도 못한 정당에서 지역이 아닌 운동의 한 부문에서 후보를 내세운다는 것에 현실적 맹점이 있다는걸 증명하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아시다시피 아직 학생들은 모이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물론 그 분을 잘 아시고 믿으시니까 추천하시는 거겠지만, 그분이 어떤 분인지 대부분 회원들은 알지 못하며, 20대 비례대표를 세우는 것에서부터 왈가왈부 찬반이 많을 정도로 토론한 바 없습니다. 의욕이 있으셔서 그런 것이었을테지만 조금 경솔하셨던 것 같습니다.
진보신당 중앙당이 조직하고 창당하기 바쁜데 대학생 관련 정책이 준비됐겠습니까? 왜 짜증이 나시고 충격을 받으셨을까요? 모두가 알다시피 법적 창당을 우선적으로 하고, 총선 이후 장기간의 토론과정을 거쳐서 내용적 창당을 하기로 결의하지 않았나요? 당의 상황에 대해서도 주지하지 못하시면 곤란합니다. 하기에 짜증이 나셨던 개인적 감정의 발로는 결코 후보 전술의 근거가 될 수도 없습니다.
"21세기"는 왜 망했나
대체 "21세기" 얘기 왜 하셨나 모르겠습니다. 왠 뜬금없는 21세기 타령일까요? 저는 "21세기"가 일단 아니고, 아마도 진보신당 학생 당원 대다수는 21세기 출신이 아닐겁니다.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죠.) 그래서 위에서 말한 근거들로 인해 현실적이지도 못하고 2008년에는 더더욱 맞지 않은 몇몇 지엽-전술들에 대해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그건 다 차치하더라도, 왜 이주희류에게 자기 내용을 빼앗기셨나요? "21세기"는 과거 20개 대학에 총학생회를 건설하기도 했던 좌파 최대 학생-정치-조직이었는데 말입니다. 지금은 좌파 학생운동에서 전국학생행진이나 행동연대, 몇몇 캠좌파 등만 제외하고는 아예 흔적도 없죠. 집회에서 못본지도 5년 넘었구요. 여기서 저는 한 가지 교훈을 얻었습니다.
대중운동 없이 좌파정치도 없다! 대중운동을 기각하고 모든 대학 사회 공간에서 철수를 결의하고 '당'의 하부 파트만으로 존재할것임을 스스로를 자임하고 철저히 '운동'의 공간에서 철수했던 "21세기"가, 당학위 운동으로 대중운동을 할 수 있다고 자임하다가 그 중에서 껍데기만 남기고 등록금투쟁을 비롯한 대중운동에서는 모두 빠져버린 "21세기"가 왜 대다수 공간에서 NL들에게 자기 대중운동의 근거를 내주었는가. 심지어 자기 스스로 만들었다는 등록금 관련 정책까지 빼앗기고... 그리고 지금은 앙상하게 아무 전략없이, '20대 비례대표론'만 주장하는...
(그리고 동시에 당의 하부파트나 스타정치인의 팬클럽 수준의 부르주아적 전술말고는 거시 차원에서의 선거운동 지원이 전술의 전부인, 대중운동의 전략전술은 포기한 학생운동은 패망할 수 밖에 없다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전술전략이란, 대중운동이란?!
전략전술이란 장기적 정치 비전, 대중운동 전략, 세부적 정치전술, 후보전술, 대중 선전의 내용들, 포괄적이고 구체적인 공약, 대중들에게 매력적으로 호소하고 대중 스스로 저항주체화할 수 있는 전술 모두이어야 합니다. 그러나 상기 지엽-전술들에는 '진보신당'만의 정체성을 위시해서 내놓을 수 있는 전술이 단 하나도 없습니다. 심지어 민노학위보다 내용적으로 후달리기까지 한 것이 여실히 보입니다. 게다가 10년전에 주류 정치가들이나 케인즈주의 경제학자들 중 몇몇이 지나가는 얘기로 내뱉듯이 얘기한것마저 있는것이 태반입니다.
전술 중에는 국가-장치에서의 '정책'적 대안만 지엽-전술로 존재하고 대중운동 전술은 아예 존재하지도 않습니다. 정말로 88만원세대 대중을 대상으로한 대학이라는 생활 공간이나 알바 일터같은 곳에서의 대중운동에 관심이 있으신 건지, 여의도에서의 정치공학에 관심이 있으신 건지 심히 궁금합니다.
그런 점에서 지엽-공약과 한시적 후보 기준밖에 존재하지 않는 지금의 '20대 비례대표론'은 앙상하기만 해보이며, 2008년 총선에서의 20대 비례대표론은 현실적으로나 역량상으로 성립할 수 없는 전술이라는 결론을 내려봅니다. 한윤형 동지 의견에 적극적으로 동의하는 바입니다. 지금은 여의도가 아니라, 자기 삶의 공간인 과, 동아리, 단과대, 민주광장, 그리고 알바 일터로 돌아가서 대중들을 적극적으로 만나면서 말과 행동으로 직접-행동해야 합니다. 그리고 '공부' 좀 단단히 해야할 때입니다. 지금보다 더 부단히 노력들 합시다. 미래가 그다지 낙관적이지 않은 오늘입니다.
우선 몇가지 감정적 수사는 신경쓰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개인적으로 동지 등 현재 학생모임을 주도적으로 이끌어가시는 분들을 전혀 알지 못하나, 의원실 왔다갔다하시는 몇몇 분들과 토마토(?) 같은 분들이 주도하시는걸로 알고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심상정과 노회찬이라는 탁월한 스타정치인을 두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아무 불만이 없으나, 우리 진보신당이 두 정치인의 사당화가 되어가고 있는거 아니냐는 비판에 대해서는 동의하는 편입니다. 따라서 제가 보기에 자못 '대중운동'의 근거로부터 나온 활동가들이 아닌, 심노 두 의원의 의원실 안팎을 오가시던 분들이 20대 비례대표론을 주장하시는건 불필요한 오해를 만드는 소지가 있어보입니다. 그러나 개인의 진정성 자체를 의심했던 것에 대해서는 사과드립니다.
그리고 저는 레온트로츠키님과 정치적 대의나 운동에 대한 결의에 있어서는 같은 지언정, 대중운동관이나 행동방향, 전술적 판단은 모두 다르게 느껴집니다. 한편으로는 다행이고, 한편으로는 슬프게 느껴질 정도로 말입니다.
전술적 층위의 빈약함.
우선, 20대-지방대생 식으로 후보 선출의 기준을 잠정적으로 혼자 결정하신 것에서부터 오류가 보입니다. 이것은 20대 비례대표론에 대해 전체적인 합의가 이뤄진 다음에 진행되어야할 '전술적 층위'의 문제입니다.
그리고나서 동지는 20대 비례대표론 이후 20대 비례대표가 내세울 수 있는 '전술'에 대해 논하셨습니다. 그러나 전술 중에서도 일부분인 몇가지 '공약'만이 제시된 지엽-전술로 보이며, 포괄적 전술이 될 순 없음을 지적하고 싶습니다. 동지가 꺼내신 건 딱 4개였는데, (1) 대학평준화, (2) 등록금 상한제와 후불제, (3) 유레일패스같은 26세 이하 연령 할인제, (4) 직업군 조합 등이 그것입니다. 그리고 몇가지 더 꺼내신건 (1) 실업극복이나 대안기업 창업 등 정책모색을 위한 '희망청'과의 논의, (2) 사학재단에 제도적 개선 압력 넣는 방안. 이렇게 두 가지입니다. 제가 보기에 이건 '전략'이 빠진 '전술'이며, 그것도 포괄적 대중운동 전술이나 포괄적 사회운동 전술이라기보다는 소소한 공약만 남은 지엽-전술인데다, 그 공약마저 제가 보기엔 빈약하고 허술해보이기 짝이 없습니다.
대학평준화는 적극적으로 지지합니다. 하지만 '어떻게' 하느냐가 문제겠죠. 누가 합니까? 국회의원 10명이 모이면 할 수 있나요?
등록금 상한제나 후불제도 있으면 좋을 제도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교육공공성'이라는 대중적 목표와는 동떨어져있는 복지-효과만 존재하는 정책적 '장치'에 불과합니다. 이제는 후불로 내도 빚내면서 다녀야하는 현실인데 후불제가 얼마나 현실적입니까? 10년전에나 썼으면 좋았을 정책에 불과하다고 여겨집니다. 상한제는 어떻구요? 있으면야 지금보다 좋겠지만, 상한선 안에서 인상하면 합리적이고 납득 가능한 것이라고 떠들고 다니기에는, 대중들의 현실이 그리 녹록치 않습니다. 매년 등록금투쟁, 교육투쟁 피터지게 해봤지만, 이렇게 안이하게 끝나버리는 구호는 처음봤습니다. 요구안들 중 하나는 될 수 있지만, 이것이 어찌 등록금 문제에 대한 대안의 전부가 될 수 있겠습니까. 기본적으로 등록금 문제 해결하려면 결국에는 대학생 스스로가 일어서기 시작해야한다는 것은 자명한 현실입니다. 따라서 대중운동 전술이 삭제된 '공약'나열식 전술은 한계적입니다. 또한 민주노동당의 '무상교육'이 갖는 전술적 효과보다 훨씬 후퇴된 것으로 보이며, 이런건 한나라당도 주장하는 것이므로 별로 진보신당스러워보이지도, 88만원세대의 새로운 대중운동을 열어제낄 '새로운' 무엇으로 보이지도 않습니다.
유레일패스같은 연령 할인제는 어떻구요? 그건 '사회화'테제와는 아주 거리가 멉니다. 이미 청소년 할인, 대학생 할인은 자본가들이 마케팅적으로 쓸모있다고 여기는 마케팅 전략의 하나일뿐입니다. 아주 정치주의적으로 "20대의 문화생활비가 후달리니까" 할인제가 있으면 좋다고 말씀하시는건 정말 안이해보입니다. 한국 사회 마케팅의 주요 대상은 20대라는걸 모르십니까? 이미 오래전부터 소비의 주요 주체는 20대입니다. 근거로 세우신 게 너무 빈약하셔서 실망스럽습니다. 한나라당이나 민주당에서 한마디만 해도 사그라질 공약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희망청"이라는 곳과 뭘 논의하겠다고 하셨는데, "희망청"자체는 싫지 않습니다. 제가 일단 거기에 대해 잘 모르구요. 다만, '대안기업 창업'은 20대 실업의 대안이 될 순 없습니다. 자본주의 경제의 가장 기초적인 경제학 원리에 따르면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본이란 지극히 한계적이어서, 창업이라는 건 시장 안에서의 보다 더 빡빡한 경쟁 속으로 들어가는 것에 불과할 뿐 '세대'의 대안이 될 순 없습니다. 게다가 이건 이미 10년전에 김대중이 적극적인 국가 정책으로 '청년실업' 극복을 위해 시도했던 겁니다. 오히려 적극적인 일자리 공유를 주장하고, 신자유주의 경제 정책의 완전 폐기를 제기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걸 우회하고는 청년들의 대안기업 창업도 있을 수 없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이점은 저보다 더 잘 아시리라 믿으나, 부연되어있지 않아 언급해봅니다.
이상이 동지가 내세우신 후보, 공약을 포함한 '내용적 전술'의 전부입니다.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빈약합니다. 개인적으로 이주희 같은 사람들과 안면은 있지만, 이래갖고는 민노당 이주희한테 쨉도 안되겠습니다.
현실적 맹점들
아마도 아시는 분들끼리 모여서 기준을 나름대로 정하셔서, 그에 맞는 분을 한 분 후보로 세우시려고 노력하시는 중이신 것 같군요. 그러나 이거 너무 공개적이지 못한 점이 드러나는 대목입니다. 그리고 진보신당이라는 아직 창당도 못한 정당에서 지역이 아닌 운동의 한 부문에서 후보를 내세운다는 것에 현실적 맹점이 있다는걸 증명하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아시다시피 아직 학생들은 모이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물론 그 분을 잘 아시고 믿으시니까 추천하시는 거겠지만, 그분이 어떤 분인지 대부분 회원들은 알지 못하며, 20대 비례대표를 세우는 것에서부터 왈가왈부 찬반이 많을 정도로 토론한 바 없습니다. 의욕이 있으셔서 그런 것이었을테지만 조금 경솔하셨던 것 같습니다.
진보신당 중앙당이 조직하고 창당하기 바쁜데 대학생 관련 정책이 준비됐겠습니까? 왜 짜증이 나시고 충격을 받으셨을까요? 모두가 알다시피 법적 창당을 우선적으로 하고, 총선 이후 장기간의 토론과정을 거쳐서 내용적 창당을 하기로 결의하지 않았나요? 당의 상황에 대해서도 주지하지 못하시면 곤란합니다. 하기에 짜증이 나셨던 개인적 감정의 발로는 결코 후보 전술의 근거가 될 수도 없습니다.
"21세기"는 왜 망했나
대체 "21세기" 얘기 왜 하셨나 모르겠습니다. 왠 뜬금없는 21세기 타령일까요? 저는 "21세기"가 일단 아니고, 아마도 진보신당 학생 당원 대다수는 21세기 출신이 아닐겁니다.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죠.) 그래서 위에서 말한 근거들로 인해 현실적이지도 못하고 2008년에는 더더욱 맞지 않은 몇몇 지엽-전술들에 대해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그건 다 차치하더라도, 왜 이주희류에게 자기 내용을 빼앗기셨나요? "21세기"는 과거 20개 대학에 총학생회를 건설하기도 했던 좌파 최대 학생-정치-조직이었는데 말입니다. 지금은 좌파 학생운동에서 전국학생행진이나 행동연대, 몇몇 캠좌파 등만 제외하고는 아예 흔적도 없죠. 집회에서 못본지도 5년 넘었구요. 여기서 저는 한 가지 교훈을 얻었습니다.
대중운동 없이 좌파정치도 없다! 대중운동을 기각하고 모든 대학 사회 공간에서 철수를 결의하고 '당'의 하부 파트만으로 존재할것임을 스스로를 자임하고 철저히 '운동'의 공간에서 철수했던 "21세기"가, 당학위 운동으로 대중운동을 할 수 있다고 자임하다가 그 중에서 껍데기만 남기고 등록금투쟁을 비롯한 대중운동에서는 모두 빠져버린 "21세기"가 왜 대다수 공간에서 NL들에게 자기 대중운동의 근거를 내주었는가. 심지어 자기 스스로 만들었다는 등록금 관련 정책까지 빼앗기고... 그리고 지금은 앙상하게 아무 전략없이, '20대 비례대표론'만 주장하는...
(그리고 동시에 당의 하부파트나 스타정치인의 팬클럽 수준의 부르주아적 전술말고는 거시 차원에서의 선거운동 지원이 전술의 전부인, 대중운동의 전략전술은 포기한 학생운동은 패망할 수 밖에 없다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전술전략이란, 대중운동이란?!
전략전술이란 장기적 정치 비전, 대중운동 전략, 세부적 정치전술, 후보전술, 대중 선전의 내용들, 포괄적이고 구체적인 공약, 대중들에게 매력적으로 호소하고 대중 스스로 저항주체화할 수 있는 전술 모두이어야 합니다. 그러나 상기 지엽-전술들에는 '진보신당'만의 정체성을 위시해서 내놓을 수 있는 전술이 단 하나도 없습니다. 심지어 민노학위보다 내용적으로 후달리기까지 한 것이 여실히 보입니다. 게다가 10년전에 주류 정치가들이나 케인즈주의 경제학자들 중 몇몇이 지나가는 얘기로 내뱉듯이 얘기한것마저 있는것이 태반입니다.
전술 중에는 국가-장치에서의 '정책'적 대안만 지엽-전술로 존재하고 대중운동 전술은 아예 존재하지도 않습니다. 정말로 88만원세대 대중을 대상으로한 대학이라는 생활 공간이나 알바 일터같은 곳에서의 대중운동에 관심이 있으신 건지, 여의도에서의 정치공학에 관심이 있으신 건지 심히 궁금합니다.
그런 점에서 지엽-공약과 한시적 후보 기준밖에 존재하지 않는 지금의 '20대 비례대표론'은 앙상하기만 해보이며, 2008년 총선에서의 20대 비례대표론은 현실적으로나 역량상으로 성립할 수 없는 전술이라는 결론을 내려봅니다. 한윤형 동지 의견에 적극적으로 동의하는 바입니다. 지금은 여의도가 아니라, 자기 삶의 공간인 과, 동아리, 단과대, 민주광장, 그리고 알바 일터로 돌아가서 대중들을 적극적으로 만나면서 말과 행동으로 직접-행동해야 합니다. 그리고 '공부' 좀 단단히 해야할 때입니다. 지금보다 더 부단히 노력들 합시다. 미래가 그다지 낙관적이지 않은 오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