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악관이 드디어 인정을 했다. 비록 장기적으로는 전망이 밝다고 말을 했지만 미국 경제 성장이 둔화되고 있다고 시인하였다. 작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전세계를 강타하였을 때 이 사건이 일시적인 것이며 자신들이 위기 관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하던 때와는 판이하게 달라진 것이다. 특히 미국의 일자리가 2개월 연속 감소하였다는 노동부의 공식 발표에 전세계의 주가가 폭락하였다. 말레이시아에서는 1997년 환란이후 최대인 9.5%가 폭락하였으며 한국의 주식도 2.33%가 하락하였다.
이 모든 사건의 배후에는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있다. 애초에 서브 모기지 사태가 벌어졌을 때 사태의 심각성을 인정하고 부동산 버블을 안정시키기 위해 노력했어야함에도 눈감고 아웅하다 전세계의 경제에 감당하지 못할 타격을 주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에서 계속해서 몇 차례나 금리를 인하하는 등 공격적인 처방을 하였음에도 모두 다 단기적인 효과를 보는 것에만 그쳤다. 이미 미국 수출에 의존하고 있는 중국의 무역흑자는 64% 극감하였다. 중국의 대미 수출이 타격을 받기 때문에 대중 수출에 의존하고 있는 한국의 경제도 타격을 받을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2010년을 전후로 하여 전세계 경제가 유례없는 경제침체, 혹은 공황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는 경제학자들의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신자유주의 세계화의 당연한 귀결이다. 각 사회의 경제가 자체 방어력을 상실하고 국제금융자본, 특히 투기자본의 손아귀에서 대책없이 지구적으로 연결되는 순간 이미 이런 재앙은 예고되어 있던 것이다. 대다수 한국국민들에게 악몽으로 기억되고 있는 1997년의 IMF 경제위기가 그 좋은 예이다. 미국의 주택시장 침체가 한국의 경제에 타격을 가하고 비정규직을 대량으로 양산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누가 상상이나 할 수 있었겠는가. 이제는 한국에서 내 집 마련, 안정적 직업이라는 소박한 꿈을 꿀 때조차 미국의 주택시장 동향과 호주의 이상기온도 한 몫을 한 곡물가격 폭등 등에도 신경을 써야하는, 모두가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포획된 세상을 살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자본주의자들조차 현재의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수정을 가해야하고 경쟁이 아닌 협력을 강조하는 쪽으로 무게를 옮기고 있는 형편이다. 주간동아의 기사에 따르면 자본주의자들의 축제인 2008년 다보스 경제 포럼에서 참석자들은 세계화가 부자와 빈자, 선진국과 가난한 나라 사이의 비교우위를 통한 윈-윈 게임이 아니라 선진국에서도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고용의 질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자본주의자들조차 고삐 뿔린 자본주의에 ‘협력과 공존’이라는 재갈을 채워 이 문제를 해결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출범한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이명박 정부가 정말 걱정스럽다. 그는 다른 것은 몰라도 경제 하나는 살려놓겠다고 호언장담하고 있지만 우리가 보기에 그는 다른 것은 몰라도 경제 하나만큼은 확실하게 망쳐놓을 것이라고 보기에 정말 공포스럽다. 성장율을 애초에 호언장담하였던 7%에서 6%로 낮춘 것이 문제가 아니다. 성장율 정도가 아니라 나라의 경제 자체를 말아먹을까봐 걱정이 되는 것이다. 솔직히 우리는 그가 경제에 대해서 많이 무식하다고 생각한다. 그는 선진화를 이야기하지만 현재 세계 자본주의자들의 반성에도 못 미치는 신자유주의의 10년 전 버전을 마치 최신인 것처럼 떠드는 것이 단적이 증거이다. 다보스에 모인 ‘최신의’ 신자유주의자들이 ‘협력적 혁신의 힘’을 이야기하는 시대에 아직도 ‘시장과 효율, 경쟁과 자유’를 앵무새처럼 반복하는 저 후진성과 무식함 말이다. 그의 이 ‘낙후된 신자유주의’에 저항하기 위해서라도 이번 총선에서 신자유주의에 맞설 수 있는 유일무이한 진보정당인 진보신당연석회의로 힘을 모아 이명박 정부의 독주를 막아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