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원 필독! 정종권 "반MB는 이미 하나의 정당이다"
[레디앙] "반MB는 이미 하나의 정당이다" | |||||||
[집중분석-반MB③] '비지론' 20년 & 진보정치의 딜레마 | |||||||
1. ‘독자적 진보정치론’과 ‘비판적 지지론’의 20년 대결
신한국당 김영삼의 당선을 막아야 하고, 이를 위해서 김대중을 지지해야 한다고. 그래서 전국연합은 김대중과 정책연합을 하고 지지선언을 하였다.
97년에는 좀 더 화려했다. 최초의 수평적 정권교체를 위해 김대중은 김종필의 자민련과도 연합하고, 재야와 시민사회는 김대중에 대해 또다시 비판적 지지를 하였다.
2002년에는 노무현이라는 새로운 정치상품을 홍보하면서 ‘이번만큼은 지지해달라’라는 전혀 새롭지 않은 논리로 다시 비판적 지지를 사람들에게 강요하였다. 2007년에도 마찬가지 논리가, 그리고 지금 2010년 지방선거에서도 동일한 논리가 반MB라는 이름으로 떠돌고 있다.
비판적 지지론의 논리가 거의 이와 똑같다. 지금은 시급하고 중요하니 유력한 보수정당에게 힘을 주고, 여유가 조금 있는 내일은 진보정당을 지지하고 힘을 보태겠다고 것이다. 그러나 그 내일은 오지 않고 언제나 오늘의 논리가 지배한다.
87년부터 독자적인 진보정당을 건설하자는 흐름은 이러한 비판적 지지론과 대결하고 극복해온 역사이다. 언제나 최악이 아닌 차악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최선이 무엇이고 차선이 무엇인가를 고민하고 실천하자는 것이 독자적인 진보정치론이었다. 그렇게 민중당, 국민승리21, 민주노동당, 진보신당의 고민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독자정당론과 고립-자족주의는 달라
지금은 정치적 힘과 영향력이 부족하고 미약하더라도 그것을 성장시키고 발전시키는 것을 고민해야지, 힘과 영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아예 포기하거나 버리는 것이 되어서는 안된다. 진보신당은 반MB를 당연히 동의한다. 그러나 그것이 진보신당의 전략은 결코 될 수 없다.
월드컵에서 브라질과 이탈리아 중 누가 우승해야 하는가를 가지고 토론하고 논의할 수 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아직 우승권에서는 한참 떨어져 있지만 한국 축구를 그 정도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이다.
그러나 시민운동단체는 늘 차악의 정치를 선택해왔다. 최악이 아닌 차악을 지지하고, 자신의 요구를 수용하는 정당이나 정치인을 지지하는 그러기에 당연히 이를 실현할 수 있는 힘과 영향력을 가진 정당과 정치인을 지지하게 되는 차악의 선택이라는 정치 전략을 선택해온 것이다. 무엇이 우리의 정치관이어야 하는가?
반MB 연대의 비극성
최소한 국공합작을 할 당시에는 형식적으로는 국민당이 주요 보직과 역할을 맡았지만 공산당이 맡은 역할과 비중도 작지 않았고, 상당한 지역에서는 항일전쟁의 실질적인 주인공이었다. 허수아비 공조가 아니라 실질적인 공조였고, 그 상당한 역할을 수행할 능력을 중국공산당은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 지방선거의 반MB연대에서 민주노동당이 대부분 민주당을 지원하는 역할을 넘어서지 못하는 것이 명백한 ‘팩트(사실)’이다.
그래서 중국의 국공합작과 같은 정치모델을 유연하게 고민하고 선택할 수도 있다고 분명히 생각하지만, 현재의 반MB연대가 국공합작과 유사하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견강부회의 논리일 뿐이다.
사실상 민주당 김대중후보를 지지한 수많은 지지그룹의 하나였을 뿐인 것이다. 그 역사가 지금 반복되려고 하는 것이다. 그 당시에는 하나의 사회단체였고, 지금은 상당한 기반과 지지도를 가진 독립적인 정당이기에 상황이 다르다고 주장할 수 있다. 그러나 그러기에 비극적이라는 것이다. 자신의 기반을 자신 스스로 허물고 있으면서도 이것을 자각하지 못하기에.
때로는 개혁연대라는 이름으로 열린우리당과 연대도 했었고, 때로는 야당연대라는 이름으로 한나라당과 공조를 하기도 했었고, 또 때로는 진보연대라는 이름으로 국회 바깥의 민중진영과 시민사회와 연대하기도 했었다. 그게 연대이다. 연대는 목표가 있고 그 목표에 대한 의견 접근이 이루어질 때 실현되고 강력해지는 것이다.
단순한 예를 하나 든다면, 대전시장 선거에서 현재 자유선진당과 한나라당 후보가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고 민주당 후보는 한참 떨어져서 3위를 달리고 있다. 반MB의 논리이면 민주당 후보는 당선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자유선진당 후보를 지지하고 한나라당의 당선을 막는 것이 논리적 순서인데, 현실은 또 전혀 그렇게 작동하지 않는다.
웃기는 논리이고 웃기는 현실이다. 그래서 진보신당이 반MB에는 찬성하지만 ‘묻지마 연대’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주장하며 반MB 대안연대, 가치연대를 주장하였지만, 그 힘은 미약하였다.
웃기는 논리, 웃기는 현실
이미 반MB는 하나의 정당, 하나의 정치세력으로 국민들에게 인식되고 있다. 그래서 이 논리와 이 흐름은 궁극적으로 한나라당과 반한나라당이라는 양당제를 더욱 강화하는 효과를 발휘하고 있으며, 이것은 민주노동당 등 소수정당에게는 스스로의 정치적 입지를 좁히는 독약으로 작용할 것이다. 물론 국민참여당은 성격이 다르다. 본질적으로 민주당과 국민참여당은 한 뿌리에서 나온 내부 분파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다.
더욱 비극적인 것은 이러한 보수양당제로 촉진하는 역할을 민주당의 유능한 전략가가 주도하는 것이 아니라 진보적 시민사회와 진보정당의 일부가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스스로 자기 무덤을 파고 있는 형국이다.
위의 국공합작 논리와 연계하여 본다면, 반MB는 하나의 통합된 보수야당으로 나아갈 수도 있고, 민주당과 소수정당이 전략적 동맹을 지속하는 것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의 이름은 보수양당제로 붙여질 것은 명확하다.
이 방침에 새로운 심의기준을 5월 13일 회의에서 추가하였고, 그 내용은 ‘진보정당이 포함되어 후보단일화에 합의한 반MB연대 후보와 (단일화 하지 않은)진보정당의 후보가 양립한 경우, 확정된 심의기준 3항을 준용하여 민주노총 후보/지지후보로 보지 아니한다. 단 조합원은 예외임’이기 때문이다.
민주당 안에 민노당 있다?
논리를 더 나아가면 민주노총의 기존 방침은 이상규 후보와 노회찬 후보가 단일화하라는 것이었다. 둘이 단일화하지 않으면 지지 여부를 결정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러면 노회찬 후보와 한명숙 후보 중 지지 여부를 결정하지 않겠다는 것은 노회찬 후보와 한명숙 후보가 단일화하라는 것을 방침으로 결정한 것과 차이가 없는 것이다.
이것은 사실상 민주노총의 노동자 정치세력화 정치방침, 즉 민주노동당에 대한 배타적 지지 그리고 현 6.2 지방선거에서는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후보의 단일화를 촉구하는 전술방침을 결정적으로 훼손한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민주노총의 독자 진보정당의 건설과 성장을 통한 노동자 정치세력화 방침을 무력화시키고, 민주당이라는 보수정당 지지로 해석될 수 있는 결정을 하는 것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 이것은 예전에는 민주당과, 지금은 한나라당과 정책연대를 하면서 자신의 정치적 영향력을 확장시키려는 한국노총식의 정치와 질적으로 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이것은 노동조합의 대중운동이 가지는 어려움을 이해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것이다. 바로 그런 점에서 5월 13일 민주노총의 중집 결정은 노동자 정치세력화 역사에서 중요한 퇴보이다.
약간의 포지션 차이가 있더라도 이들이 공유하고 있는 자유주의 정치 신자유주의 세계관과 진보정치의 그것은 질적으로 다르다. 민주노동당 10년과 진보신당 2년으로 대변되는 진보정치의 독립적인 역사는 그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러기에 그 원인에 대한 근본적 처방과 새로운 접근은 없고 일부 부정적 결과에 대해서만 보완책을 모색하는 것이 진보정치의 길이 될 수는 없다.
진보진영 남 탓할 때 아니다
우리의 힘이 부족하고 미흡하기에 실패한 것이 아니라 우리 내부에도 존재하는 여전히 대중성 있는 일부 인사들의 역량에 의존하려는 관성과 자족주의적 정치에 안주하려는 관성에서 벗어나지 못한 점에도 상당한 원인이 있기에 반성하게 된다. 당 대표단의 한 사람이기에 그 반성에서 더더욱 자유로울 수 없다.
하지만 이 같은 현실의 모습을 보면서, “차라리 잘되었다. 저네들은 어차피 그런 세력이었다. 저런 세력과 공조는 안하는 것이 더 낫다. 오히려 진보신당의 입지가 넓어지고 독자 발전을 할 기회가 높아졌다” “애초에 저런 세력들과 무엇인가를 해볼려는 것이 문제였고 잘못이었다”라는 발상과 생각을 하는 것에는 전혀 동의할 수 없고 동의하기도 어렵다. 남 탓으로 자신의 올바름이 증명되는 것도 아니고 남 탓으로 현재의 어려움을 피해갈 수는 없는 것이다.
그래서 민주노총의 정치전략이 후퇴하고 민주노동당이 보수양당제 담론에 포섭되어가는 것은 민주노총과 민주노동당의 성장 발전을 가로막는 것만이 아니라 진보신당의 성장과 발전에도 도움이 되지 않으며, 커다란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다.
그들의 위기는 우리의 기회가 아니라 우리에게도 위기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지방선거의 성적표가 어떠하든 이러한 환경과 상황을 지혜롭게 헤쳐나가는 것이 지방선거 이후 진보정치의 전략적 과제가 되어야 한다.
정종권 진보신당 부대표
[집중분석-반MB①] "진보개혁세력, '진보'를 소외시키다" (박상훈 후마니타스 대표) http://www.redian.org/news/articleView.html?idxno=18431
[집중분석-반MB②] "민주, 선거 이겨도 이명박 상대 못돼" (이대근 경향신문 논설위원) http://www.redian.org/news/articleView.html?idxno=18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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