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당 중앙위원회가 6월 지방선거 인천지역 후보단을 최종 선출했다. 후보자는 전종순, 김광백, 김홍규 총 3명으로, 모두 오래전부터 지역운동을 꾸준히 해왔으며 주로 장애인운동에 매진해왔다는 공통점이 있다. 전종순씨는 인천장애인부모연대 방과후 공부방 ‘꿈샘’에서 교사를 맡고 있으며, 김광백씨는 인천장애인교육권연대 사무국장, 인천장애인부모연대 간사를, 김홍규씨는 사단법인 한국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 인천지부(이하 한뇌협) 집행위원장, 인천장애인교육지원센터 바래미 공동대표 등을 맡고 있다. 1일, 사회당 45차 중앙위원회가 열린 서울여성플라자에서 세명의 후보를 만나보았다.
“출마할 결심은 오래되었고, 1년 정도 전부터 준비를 하고 있었어요. 이 동네에서 6년을 살아오면서 장애인운동과 지역운동을 꾸준히 해왔는데, 자연스럽게 의회에 도전할 생각을 하게 되었죠. 항상 사회당의 선거를 보면서 큰거 한방만 노린다는 느낌을 받곤 했는데, 그보다는 지역에서 착실하게 풀뿌리 운동을 해나가야 하지 않을까 하는 고민이 있었어요. 그러다 보니 지역사회의 정책들에 대해 고민도 하게되었고, 구의원을 한번 해보면 어떨까하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김광백 후보가 출마를 선언한 인천 남구 가선거구는 주안5,6공단이 있는 곳으로 이주노동자와 맞벌이 가정, 저소득층의 비율이 높은 곳이다. 녹지비율도 낮고, 공단의 미세먼지로 인해 대기상태도 좋지 않다. 이 지역에서 오랫동안 장애인운동과 지역운동을 해오면서 그는 제도가 사람들의 삶에 미치는 영향력을 절실히 느꼈다고 한다.
“제가 출마하는 곳이 소외계층들, 이주노동자나 노인 등의 비율이 높은 동네라서 이들에 대한 정책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또 재개발이 정해진 곳이 세군데 있는데, 재개발에 대한 화두, 개발을 어떻게 해야 하느냐에 대한 물음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가 지방선거를 통해 꿈꾸는 것은 지역의 공동체를 복원하고 사람이 살만한 지역을 만드는 일이다. 마당 있는 단독주택이 많은 동네다 보니 조그만 텃밭들을 자주 만나게 되는데, 동네 주변에 말려놓은 고추나 쌀 같은 것들을 보면서 재개발의 대안으로 도시 텃밭 운동을 떠올렸다고 한다.
“도시 텃밭 운동, 지역화폐 운동, 공동체 운동 이런 방향으로 개발의 대안을 제시하려고 합니다. 최근 인천대학교가 송도로 이전하면서 그 터전에 아파트 건설이 예정되어 있는데, 여기에 시민공원을 만들어보자고 주장하고 있어요. 지역사회 주민들과 함께 서명도 받고 있고요. 사람들의 삶의 질을 행복하게 만들기 위한 고민들을 공약에 담아내려고 합니다. 도로라거나 건물, 편의시설에서 장애인들의 사용에 차별이 없도록 만드는 일도 중요하게 생각해요. 물론 재정 문제나 여건이 고려안될 수는 없겠지만, 구의원이 관심을 가지고 이런 의제들을 확산시켜 나가면 바뀔 수 있는 것들이 많지 않을까 생각해요.”
저소득 가구가 많은 지역이다 보니 김 후보는 지역주민들, 또 사회적 소외자들의 소득보장 문제에 대해서도 고민이 많다. 이번 지방선거를 통해 장애인 가구들의 소득 문제를 지방의회가 더 우선적으로 고려하게 만들고 싶다고 한다.
“최근에 장애인 연금법이 도입되면서, 가계소득이 오히려 줄어드는 장애인 가구들이 생기기도 했어요. 지나친 자부담 설정으로 인해 생계를 지원받지 못하는 문제들을 해결해야 하는데, 보충급여의 수준을 높이는 방법도 있고, 아니면 기본소득과 같은 보편적인 급여로 확장하는 방법이 있겠지요. 아니면 기본소득이 어려우니 장애인 먼저 보편적인 급여를 제공하자는 선택이 있을 수 있겠고요.”
“사회적 소외자 의제, 의회에서 더 많이 다루어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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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당 인천남구 라선거구 기초의원 후보로 선출된 김홍규 후보 ⓒ 프로메테우스 김성일 |
김홍규 후보가 출마하는 인천 남구 라선거구 역시 다른 지역보다 저소득층의 비율이 높다. 교육시설과 의료시설 등 필수적인 시설들도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특히 노인인구의 비율은 12%에 달한다. “제 출마지역이 광역시도에서도 상당히 높은 노인인구 비율을 가지고 있어요. 기초생활보장수급권자도 굉장히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고요. 그에 반해 사회적 인프라는 정말 부족하죠. 초등학교도 하나뿐이고, 국공립 어린이집은 없고요. 이런 인프라를 충원하는 정책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구의원이 되면 이런 부분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진다고 생각합니다. 지역사회에 밀착된 일들, 또 사회적 소외자들에 대한 사업들을 하고 싶어요. 차근차근 주민들을 만나는 사업, 또 사회당이 주장해야하고 주장하고 있는 정책들을 내세울 생각이에요.”
노인 비율이 높은 지역이다보니 그는 상대적으로 노인 문제에도 관심이 많다. 지역에서 김장나누기, 떡국나누기 등 다양한 공동체 사업에 함께 해온 경험 때문이기도 하다.
“지역에서 장애인단체 상근하다보니 장애인 의제에 대해서만 행동할 것처럼 생각되기 쉬운데, 실제로는 장애인운동가들도 그 주변의 사회, 노인과 사회적 약자 등 공동체적 관계에 개입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 같은 경우도 사람연대와 함께 지역사업을 많이 진행했고요. 이 지역에서 계속 장애인단체 일을 해오면서 사회적 소외자들에 대한 정책, 의제들이 의회에서 더 다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했고, 출마를 준비하게 된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었어요.”
김 후보는 노인들을 비롯한 사회적 소외자들의 소득보장에 대한 해법으로, ‘기본소득’을 이야기했다.
“국가적인 정책 의제와 행정자치구에서 의제는 다를 수 있다고 봅니다. 사회복지에 대한 부분이 어느 정도 지방으로 점차 이행되고 있긴 하지만, 아직까지는 그 권한이 부족합니다. 지방에서는 작은 단위를 이야기 할 수밖에 없죠. 전 지방의회가 65세 이상의 노인들을 대상으로 부분적 기본소득을 도입하는 방식으로 기본소득 도입의 기초를 닦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부분적이라고는 해도, 지방의회에서 기본소득을 이야기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는 기본소득의 실현이 험난한 일임을 충분히 고려하고 있다면서, 시행을 단계적으로 한다면 가능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우선 노인을 비롯해서 사회적 약자들에게 먼저 지급하는 방법을 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선거가 끝난 이후에 어떤 정책을 펴고 어떤 활동을 하느냐에 따라 인천시 남구에서 기본소득을 가장 먼저 시행할 수 있는 그런 기반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해요.”
“사회적 약자의 현안을 사회당의 목소리로 이야기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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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당 인천 광역의원 비례대표 후보로 선출된 전종순 후보 ⓒ 프로메테우스 김성일 |
인천 광역의원 비례대표로 나선 전종순 후보는 출마를 결심한지 얼마 되지 않았다. 2008년 이후로 한동안 활동을 쉬었던 그가 지방선거 출마를 결심하게 된 것은 고작 몇 개월 전. “최종적으로 결심을 하게 된 것이 11월 경이었어요. 2007년까지 지역에서 아이들과 함께 하는 운동을 하다가 결혼과 출산으로 좀 쉬었는데, 올해부터 공부방 활동을 다시 하면서 선거에 대해 고민을 하게 되었어요. 비례후보가 여성이어야 하니 이번엔 누가 나가는 것이 좋을까 주변의 선후배들을 둘러보다가, 내가 나가야겠다고 생각했죠. 상대적으로 출마 결정이 늦다보니 구체적인 계획은 다른 두 분에 비해 사실 미흡해요. 정책에 대해서는 두 분과 같이 더 고민하고, 현황과제들에 대해서도 어떻게 의제화할 것인가 고민이 더 필요할 것 같아요. 시의회의 경우는 인천시 정치 전반에 대한 공약이 필요한데, 인천이 재개발 문제로 사람들의 생활 전반이 크게 들썩거리는 면이 있어요. 재개발에 대한 고민, 단순히 반대만이 아닌 대안을 제시하는 정책을 풀어가려고 합니다.”
“정책에 대한 충분한 고민이 되어 있지 않다”고 자평하지만, 그는 자신이 선거에서, 또 지방의회에서 하고 싶은 일들에 대해 분명한 방향을 정해놓고 있다.
“제 경우는 (당선이 된다면)시의원이 되는 건데, 시 예산이나 정책에서 좀 더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물론 민노당 같은 진보정당에서 몇몇 분들이 이미 진출해서 활동하고 계시지만, 우리와 같은 점이 있으면서도 또 다른 점이 있거든요. 사회적 약자의 현안에 대해서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이야기들을, 사회당의 목소리로 이야기해야 할 부분들이 있다고 생각해요.”
전 후보는 현재 인천장애인부모연대 방과후 공부방 ‘꿈샘’ 교사로 일하고 있다. 공부방의 어린이들과 집에 있는 아이를 생각하면 선거운동에 완전히 전력을 쏟기는 어려운 입장이다.
“다른 후보들도 그렇고 선거운동원들도 많이 지원을 하려고 생각하고 있어요. 아이가 있어서 너무 일찍이나 너무 늦게는 어렵겠지만,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에 사람들도 많이 만나고, 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 열심히 하려고 생각하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