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밤 늦게 첫 현수막이 걸린 사진을 보고, 방송토론회에 참석할 수 없다는 이야기에 잠시 흥분하고 잠이 들었습니다.
● 아침 인사
딸아이가 스쿨버스 타고 학교 가는 걸 보고 나오면 7시 반이 됩니다. 지족역 사거리는 벌써 거대 여당의 후보가 수십 명의 선거운동원 또는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커다란 방송차로 가득했습니다.
저와 운동원들은 야심차게 제작한 배너식 홍보판을 들고 송림마을 앞 작은 사거리에서 인사를 했습니다. 오고 가는 많은 차들을 상대로 인사하는 게 영 어색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익숙해져 갔지요. 그 사이 가까이에 있는 선본 사무실 외벽 현수막도 교체되었네요. 적은 인원이지만 힘차게, 짧지만 역사적인 13일의 대장정이 드디어 시작입니다.
● 시의회 기자실 방문
오전에는 시의회 기자실에 방문했습니다. 4월 5일 방송 예정인 방송토론회에는 노동당 후보들이 참여하지 못합니다. 공직선거법 제82조의 2는 선거방송토론에 ‘국회위원 지역구 후보자의 자격을 ‘국회에 5인 이상 소속 의원을 가진 정당의 후보자, 직전 선거에서 3% 이상 득표 정당의 후보자, 최근 4년 이내 선거에 입후보해 10% 이상 득표한 후보자, 여론조사기관의 여론조사에 따른 평균 지지율 5% 이상 후보자’로 제한하고 있습니다.
이런 규정은 한국과 같은 불공정한 선거법이나 정치관계법 테두리 내에서 신생 정당이나 소수 정당이 거의 얻기 어려운 득표나 지지율을 기준선으로 하고 있습니다. 사실상 참여 배제인 셈이죠. 방송토론은 작은 정당의 경우 거의 유일하게 당의 정책을 알리고, 비젼을 제시할 수 있는 기회인데 이런 봉쇄조항 때문에 국민들과 만날 기회는 아예 없는 것입니다.
국민의 알 권리와 함께 똑같이 높은 기탁금을 내고 선거운동을 하는 후보들에 대한 명백한 차별입니다. 다른 지역의 한 선본에서는 후보자가 모두 4명이므로 다른 후보자들의 동의를 얻어 방송토론에 참여하게 되었는데, 이것도 토론회 참가 후보자를 4명으로 제한하고 있어서 국회 구성을 ‘4당’으로 제한한 것은 아닌지, 이런 규정은 어떻게 생긴 것인지 근거도 불분명합니다.
여하튼 국민들, 유권자들에게 이런 선거가 얼마나 불공정하고 터무니없는지 알리고 시정을 요구하는 계기로 보도자료와 함께 기자들에게 요청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 마권장외발매소 외곽이전 및 폐쇄를 위한 공동기자회견 및 20대 총선후보 정책협약식
11시 30분에는 마권장외발매소 외곽이전 및 폐쇄를 위한 공동기자회견 및 20대 총선후보 정책협약식에 참석했습니다. 대전 월평동 한복판에 화상경마장이 자리하고 있고, 더 확장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인근에 초등학교 등이 있고, 주택가도 인접해 있어서 이런 도박 시설이 들어서서 영업을 하고 확장한다는 게 도통 이해가 되질 않습니다.
창조경제의 일환이라니. 아무리 일자리가 없더라도 이런 식의 일자리는 안됩니다. 타인에게 고통과 엄청난 사회적 병폐를 불러 일으키는 사행 도박 산업은 법으로 금지해야 합니다. 그리고 하루 빨리 도심 한복판에서 영업할 수 없게 법을 통과시켜야 합니다.
● 송강시장 인사
오후에는 송강동에서 가장 번화한 곳인 전통 시장 입구와 인근 상가에서 명함을 돌리며 인사를 했습니다. 얼굴이 제법 익은 커피 음료를 파는 분과 좌판에서 나물들을 파는 할머니들, 공원에서 담소를 나누는 젊은 주부들, 자영업을 하는 상인들에게도 인사를 했습니다. 지나는 사이 사이 신기해 하는 초등 어린이들과 사진도 찍었지요. 미래에 노동당을 기억해 달라고.
최저임금 1만원의 부담, 핵 시설을 이전할 경우 다른 지역민들의 문제, 기본소득 30만원에 대한 재원 등등 질문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리고 새누리당이라 오해하고 반갑게 악수하다 노동당이라고 하자 좀 놀라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햇살도 따사로워 좀 더운 날씨였습니다.
● 유성기업 한광호 열사 추모문화제
● 유성기업 영동사업소 故 한광호 열사 분향소
공식선거운동 첫날의 마지막 발걸음으로는 지난 3월 17일 돌아가신 유성기업 한광호 열사의 촛불 문화제와 유성기업 영동사업소의 분향소를 다녀 왔습니다.
우리 시대 노동자들의 모습을 가장 첨예하게 드러내고 있는 유성기업. 그 곳에서 또 안타까운 목숨이 세상을 달리 했습니다. 없어져야 할 야간 노동, 치밀하고 집요한 자본의 노조 파괴 공작, 가족과 인간의 삶이 불가능한 불안정 노동, 자본에 대항할 무기가 거의 없는 노동자들의 싸움에 우리 노동당이 함께 하고 있습니다.
정치의 이름으로 노동자들의 삶이 달라질 수 있게 연대하고 노력하겠습니다.
한적하고 깊은 산 속에 자리한 유성기업 사업장은 양 옆의 조문 현수막 때문에 더욱 가슴 먹먹하고 답답했습니다. 조합원들이 사수조를 만들어 싸움을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더 많은 분들이 연대하고 널리 알렸으면 좋겠습니다.
선거 운동 첫날, 많은 분들과 사건과 고민이 쌓인 하루였습니다. 오늘 하루를 마무리하고, 내일은 다시 자운대 네거리와 전민동, 도룡동에서 주민들을 만날 예정입니다. 노동당의 모든 후보들 파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