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이켜 보건대 90년대 중반 이후 한국 정부는 ‘창의한국’, ‘문화국가’, ‘창조경제’ 등의 슬로건과 함께 문화상품 개발과 문화소비자 육성에 몰입해 왔습니다. 그 결과 문화상품은 넘쳐나게 되었지만, 정작 문화예술 종사자의 노동환경과 노동자의 문화예술 환경은 과거보다 오히려 더 열악해졌습니다. 요컨대 지난 20년은 ‘일상에서 예술을 실천하라’는 한때 대단히 급진적이었던 슬로건이 ‘문화까지 상품화하라’는 지극히 자본주의적 슬로건으로 변질되는 것을 목도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런데 문화예술계가 이 지경이 되도록 진보정당은 과연 무엇을 했을까요?
한국의 진보정당, 예컨대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을 거쳐 현재의 노동당과 정의당은 문화예술 부문 의제를 다루기 위해 보수 정당에는 존재하지 않는 문화예술위원회라는 특별한 조직을 꾸려 왔습니다. 그러나 문화예술 종사자의 노동권과 노동자의 문화권만큼이나, 이를 개선하겠다는 진보정당 문화예술위원회의 상황 역시 열악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아직 당내 문화예술위원회 위상이나 역할에 대해서 당 차원의 명확한 합의도 없으며, 그 결과 조직적인 지원도 미미한 실정에서 오직 소수 활동가들의 헌신에 의존해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른바 ‘문화의 시대’를 맞이하여 자본과 권력의 역량은 날로 조직화되고 전문화되어가는 반면 문화예술계는 파편화되고 체제 순응적이 되고 있습니다. 때문에 진보정당 문화예술위원회의 역할은 어느 때보다 절실하고 중요합니다. 해서 노동당 문화예술위원회와 예술인소셜유니온이 공동으로 ‘진보정당 문화예술위원회의 위상과 역할’이라는 주제로 정책포럼을 준비했습니다. 진보정당 문화예술위원회 조직의 역사, 성과와 오류 등을 되짚어 보고, 앞으로 우리가 할 일을 모색해 보려 합니다. 관심 있는 분들의 많은 참여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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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탈" 을 향한 열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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