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원 동지들 고생 많으셨습니다. 노동당 부산시당 위원장 배성민입니다.
이번 총선 우리에겐 쉽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여러 차례 대표단 탈당으로 당의 체계가 무너졌고, 지역구 후보를 낼 수 없을 정도 유명 정치인들이 모두 떠난 상태였습니다. 그럼에도 노동당에 남아서 좌파 정치를 이어가고자 하는 당원 동지들이 작년 하반기부터 힘을 모았습니다. 이번 선거 사실 외부적으로 봤을 때 노동당뿐만 아니라 진보정당의 참패입니다. 하지만 우리 내부적으로 봤을 때 새로운 시작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번 선거 전국 각지에서 어렵게 활동하시는 당원 동지들이 바쁜 와중에도 시간을 내서 울산과 광주 선거 운동 지원을 위해 모였습니다. 참담한 2019년을 보냈지만 전국 각지에서 모인 2020년 노동당 당원들은 밝고 활기찼습니다. 다들 마음속에는 알고 있었습니다. 우리 후보들이 당선이 쉽지 않다는 것을 말입니다. 그럼에도 이향희, 하창민, 이병훈 후보가 당선되기 위해 자기 일처럼 앞장섰었습니다. 2016년 노동당 상근 활동을 시작한 후 전국 당원이 이렇게 단결하여서 한 마음 한 뜻으로 선거를 치러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중앙당 동지들에게 특별히 고생하셨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진보정당은 늘 선거 때면 급하게 후보를 물색하고 지역구 선거에 출마합니다. 하지만 선거 참패 이후 그 지역에 뿌리내리지 못하고 정계를 떠나는 사람이 부지기수였습니다.
또한, 어차피 지역구 선거는 보수 양당이 가져가서 안 되니깐 비례대표 선거 제도를 잘 개혁하여 새로운 출구를 찾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총선 결과가 말해주듯이 연동형비례대표제는 진보정당의 파이를 확장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선거 제도의 개정은 필요하겠지만 제도의 변화만으로 진보 정치인을 당선시킬 수 없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노동당 부산시당은 지금까지 사하구 지역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3차례 대표단 탈당 이후 당협, 의제 운동 등 무너진 상태 속에 우리 이야기를 대중 공간에서 할 수 있는 공간을 잃어버렸습니다. 남아 있는 곳은 지난 지방선거 제가 출마한 사하구만 남았습니다. 그래서 부산시당의 활동이 사하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시작은 미약했지만, 꾸준히 하다 보니 성과가 쌓이고 있습니다. 지역 주민들이 지역 활동에 관심 있게 지켜보기도 하고, 지역 언론에서 우리가 새로운 문제를 이야기하면 가끔 실어주기도 합니다. 이번 선거 또한 사하구 중심으로 활동하며 주민들에게 우리의 정책과 내용을 알리는 선거 운동을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지방선거 때 사하 하단 당리에 투개표 참관인을 했던 주민들이 이번에도 해주시겠다고 연락이 와서 하단 당리 모든 투표소에 노동당 참관인이 있었습니다. 미약하지만 노동당의 정치는 지역에서 뿌리내리기 시작했습니다.
동지들 이번 총선 진보정치의 참패는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민심의 준엄한 심판이라고 생각합시다. 부산 3곳을 제외하고 미래통합당이 당선된 것을 두고 부산사람 문제다 지역주의 회귀다 라는 말씀 하시는 분들 계십니다. 하지만 동지들 부산시민들에게 진보정당이 희망이었으면 미래통합당을 과연 밀어줬을까요?
부산시민들 입장에서는 지난 대선과 지선때 민주당 밀어줬는데 미통당과 별 차이가 없고 오히려 믿었던 도끼에 발등 찍혔다고 표현하시는 분이 많았습니다. 조국사태, 유재수 부산 전 부시장 감찰 무마 의혹, 청와대 울산시장 하명 수사 의혹 등 여권 인사가 연루된 비위 사건에 민심은 정권 견제를 선택한 것입니다. 정의당 또한 여권의 부패 문제에 대해서 속 시원하게 이야기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시민들 불만이 컸습니다. 우리당도 내부 논쟁으로 시민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대안 없는 상황에서 부산 사람들은 차악으로 미래통합당을 선택했습니다. 대중을 탓하기 전에 우리 내부를 성찰하며 대안을 만들기 위한 새 출발을 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동지들 어렵지만 다시 한번 각자의 현장과 지역에서 새롭게 시작합시다. 보수 양당에 맞서는 강한 진보정치의 새로운 현장을 만들어 다음 선거에는 노동당이 진보 정치의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킬 수 있도록 노력합시다.
노동당 부산시당도 사하구뿐만 아니라 더 많은 지역과 현장을 조직하기 위해 뚜벅뚜벅 걸어가겠습니다. 모두 고생 많으셨습니다.
이향희 이병훈 하창민 그리고 선본 동지들 정말 고생하셨고 감사합니다.
PS. 이번 주말 박종성 사무처장 동지와 사하 곳곳을 돌며 낙선 플래카드를 붙일 예정입니다. 미리 문구 사진으로 올립니다. 모두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