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버스를 함께 타고 한진중공업 해고자들과 연대하였던 많은 분들, 그리고 지지의 마음 모아주신 시민 여러분께 인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함께 준비하고, 운전하고, 탑승했던 많은 분들, 거리에서 처음 뵈었던 많은 분들과 함께 울고 웃었던 장면들이 하나씩 떠오릅니다. 밤새도록 목이 쉬어가며 마이크를 잡고서 함께 참여한 분들의 마음과 의지를 표현했던 순간들, 음악에 맞춰 춤을 추며 서로를 느꼈던 기억이 아직 생생합니다. 그래서 오늘 이렇게 기자회견을 하고, 다시 부산으로 간다는 사실이 조금은 낯설고 실감이 가질 않습니다. 하지만, 이 자리에 참석하신 기자들, 그동안 희망의 버스와 함께 했던 많은 분들과 우리의 뜻을 다시 나눌 수 있게 되어 무척 기쁘고 행복합니다.
며칠전 85크레인에서 김진숙님이 내려오는 순간에는 트위터에 짧은 글조차 남기지 못했습니다. 손을 꼭 잡고 지켜보았습니다. 수천의 글이 동시에 쏟아졌고, 눈에 맺힌 눈물 때문에 화면을 읽기조차 어려웠습니다. 김진숙님과 함께 크레인을 지키셨던 분들이 무사히 조합원들과 가족의 품으로 돌아온 일요일 밤, 결코 잊을 수 없는 그 순간. 이제야 입을 열고 손을 풀고 키보드를 두드립니다.
저는 오늘 이렇게 당당하고 결연한 의지로 다시 부산을 찾지만, 경찰의 출석요구 때문에 가족들까지 피해를 당하며 고통을 받고 있는 분들이 아직도 많습니다. 저의 가족들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아이들 방학중에 여름캠프를 데려다주러 집을 나서려다가 잠복중인 부산 경찰에 의해 체포를 당한 적이 있습니다. 아이들 앞에서 체포를 당한 사실이 알려지자, 많은 분들이 함께 항의를 하면서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입은 아이들을 많이 걱정해 주셨습니다. 그 후에 큰 아이는 가끔씩 저를 만나러 올 때마다 묻곤 했습니다. 해고자 아저씨들 언제 회사로 돌아가냐고.
아이들에게 비친 모습을 다시 생각해 봅니다. 그 뜨거웠던 여름날의 물대포와 색깔도 기억나지 않는 차벽, 새까맣게 거리를 점거한 전경들을. 그 고통의 순간에 아빠가 넘어서고 싶었던 것, 수많은 친구들과 함께 만들고 싶었던 희망이 무엇이었는지. 다시 이곳에 갇힌 아빠가 보려고 찾아온 아이들에게 말하고 듣습니다.
희망의 버스는 거침없이 달렸습니다. 여름휴가를 거쳐 아침산행으로, 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가을소풍으로. 이제 “끝나지 않은 이야기”를 다시 써내려 갑니다.
여러분께 전하고 싶고, 함께 만들고 싶은 이야기는 아직 끝날 수 없습니다. 제가 떠나는 오늘의 부산행은 여전히 또 하나의 “희망의 버스”입니다. 정리해고의 고통과 비정규직의 굴레는 아직도 우리를 숨막히게 하고 있고, 저 거대한 절망의 벽은 별 탈이 없다는 듯이 우리를 협박하고 비웃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참여하는 경찰조사와 유치장, 재판정은 결코 폐쇄된 감옥이 아닙니다. 절망의 벽을 넘어서는 새로운 도전입니다. 여러분과 함께 만들어낼 새로운 희망의 공간이 될 것입니다.
“시민여러분 무엇이 두렵습니까?”. 기억하시는지요? 그날, 그 어두웠던 밤, 그렇게 해서 방송은 끊겼습니다. 저들은 그렇게 케이블을 끊어버릴 수 있었지만, 우리의 소중한 연대와 마음의 선은 결코 중단시킬 수 없습니다.
그때 전하지 못했던 말, 꼭 하고 싶었던 말을 오늘 다시 이곳에서 전합니다.
“급하게 걷더라도 옆을 바라봅시다. 넘어진 분이 있으면 손을 내밉시다. 잡은 손 놓지 않고 함께 걸어가면, 우리는 승리할 수 있습니다. 함께 걷는다면 우린 두렵지 않습니다. 우리 스스로가 희망입니다. 희망은 반드시 승리합니다. 우리는 승리합니다!”
2011년 11월15일. 희망의 버스 승객, 정진우(진보신당 비정규노동실장).
이 양반!!! 진우형!!!
어여 다녀와서 제일 힘들었을
옆지기와 아이들 챙기시구랴!!!!
너무 고생 많았고 진보신당에
정진우가 있어서 자랑스럽수다!!!!
서울서 봅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