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읽어본 "이른바 비판에 대하여"라는 진중권 선생의 글은,
추기경에 대한 비판을 금지하는 글이 아닙니다.
장례도 안 끝난 추기경을 비판 할 수도 있죠.
그건 비판하시는 분 자유입니다.
아무리 비판이 자유라고 하더라도,
그 비판이 다른 이의 평가로부터
자유롭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진중권 선생도 자신의 표현의 자유를 이용해서,
그 추기경 비판에 대해 평가도 하고 다시 비판도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흙다리 동지께서 진중권 선생 글에 좀 못마땅한 부분이 있는 것처럼,
진중권 선생도, 시도때도 없는 비판자들에게 좀 못마땅하실 수 있고,
못마땅한 이유를 설명할 수 있는 거 아닙니까?
거기에 대고, "언제 허가받고 말하라는 건지요?"라는 흙다리님의 말이
적절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왜, 진중권 선생의 말 한마디에, 잔뜩들 겁먹어서,
그걸 사실상 "금지"로 받아들이고..
그 앞에서 마치 "표현의 자유"를 쟁취해야하는 것처럼,
오바들을 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아레오파지티카던가, 자유론에서던가요?
잘 기억은 나지 않습니다만
다른 책에서도 비슷한 표현을 읽은 것 같긴 한데,
유시민 선생의 책에 보면,
사상의 자유를 역설하는 말 중에 이런 표현이 있습니다.
“한 점의 오류도 없는 사상이나 단 한톨의 진실도 담지 않은 사상은 없다”
사람도 그렇습니다.
한점의 오류가 없는 사람이나, 단 한톨의 善도 담지 않은 사람은 없습니다.
그런데, 살면서, 당연히 온갖 영욕의 한평생을 세월을 거쳤을 한 인간이
그 삶을 막 마친 순간, “비판해야 할 것은 비판해야 한다”고 하면서
굳이 좋지 않은 일을 애써 드러내 논하는 것은,
진중권 선생 말씀마따나, 화용론적 맥락에서도 어긋나거니와,
돌아가신 분 앞에서는 애도의 말 외에는 다른 말을 하지 않는
우리나라의 미풍양속에도 어긋납니다.
그런 차원으로 한 말씀하신 것 가지고,
흙다리님을 비롯한 많은 분들이
너무 크게 받아들이신 거 아닌가 싶습니다.
흙다리님께서는 박정희와 히틀러의 죽음을 얘기하셨는데,
적어도, 추기경 김수환이
한 점의 오류도 없는 완전한 인물은 아니었을지언정,
그런 악랄한 사람들과 비교될만한 죽음을 겪도록
인생을 사신 분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완전하지는 못하지만, 나름대로 자기 위치에서
자기 삶을 열심히 살려고 한 인간에 대한 예의..
진중권 선생은 그걸 말씀하고 싶으셨을 겁니다.
진중권 선생 글에 대한 여러분의 과민반응은,
여러분들이 마음 속에서 진중권 선생의 말을
얼마나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단적으로 알수 있게 합니다.
소치님이시던가요?
"말빨의 권력"이라는 말씀을 하시며
진중권 선생의 권력이 마치 말빨에서 나오는 것처럼
말씀하시는 분도 계시던데..
진중권 선생에게 만약 권력이 있다면,
그 권력은 말빨이 아니라 사유와 생각에서 나옵니다.
생각는 힘이 셉니다.
여러 동지 분들도 치열한 사유를 통해
힘들을 많이들 길르셨으면 하는 소망이 있습니다.
흙다리 동지!
다시 한번 진중권 동지와 전 당원동지를 대신해서
진보신당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 전 어제 입당인사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