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8일 언론비평
지난 5년간 공직자윤리위 취업 심사를 통과한 공정위 4급 이상 퇴직자 20명 중 17명(85%)이 삼성·LG·SK·롯데·기아차 등 재벌 그룹이나 김앤장·태평양·바른·광장 등 대형 로펌에 취업한 데 대해,
<조선일보>는 “公正委 관리들 퇴직 후 재벌 기업 위해 로비 못 하게 막아야” 한다는 제목 사설에서 ‘법조계에 이어 공정위 관료들의 전관(前官)예우도 심각하다며, 각 부처는 퇴직자의 민간 재취업을 면밀히 스크린하고, 공직자윤리위는 재취업 심사 때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 관·업(官業) 유착 소지를 차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앙일보>는 “세월호 이후에 공피아가 더 극성부리는 나라”라는 제목 사설에서 ‘현재 비공개인 공윤위의 심사를 공개하고, 전직의 청탁을 받아주는 현직들까지 강도 높게 처벌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필요하면 취업 제한 퇴직공무원 범위를 더 확대하고 예외 조항 적용을 엄격히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동아일보>는 “공직자윤리위 고무도장이 공정위 패소율 높인 주범이다”라는 제목 사설에서 ‘최근 5년간 업체들이 제기한 소송 348건 중 23%인 81건을 전부 패소(42건) 혹은 일부 패소(39건), 이에 따른 과징금 환급금만 7,862억 원, 패소율이 하도 높다 보니 ‘로펌에 간 선배를 위해 일부러 과징금을 부과한다’는 비아냥거림, 국무위원, 국회의원, 4급 이상 공무원이 퇴직 후 3년 안에 이전 업무와 관련 있는 기관에 재취업하려면 공직자윤리위의 승인 ‘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모두 고위관리들의 퇴직 후 재취업 때 공직자윤리위가 엄격한 기준으로 심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결국, 재취업은 하되 심사는 엄격히 하라는 정도다. 감독기관의 관리로 있다가 피감 재벌회사에 취직하는 것 자체가 문제다. 이를 근본적으로 차단해야 한다. 이들의 역할이라는 게 결국 전관예우를 받으며 현관에 로비하는 하는 일일 것이다. ‘대기업이나 로펌으로 간 공정위 퇴직자 17명 중 16명의 재취업 시점은 대통령이 ‘관피아 척결’을 외친 세월호 참사 이후, 같은 기간 금융위원회 출신 4급 이상 퇴직자 17명도 금융업계 및 대형 로펌에 갔는데 새누리당 김희옥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이 이 기간의 대부분에 걸쳐 윤리위원장을 지냈다는 ‘<동아일보>의 지적처럼 구조적인 문제여서 공직자윤리위가 엄격한 심사를 한다는 것 역시 무망해 보인다.
<중앙일보>는 “브렉시트 뒤 분노의 민심, 한국도 예외 아니다”라는 제목 사설에서 ‘브렉시트의 여파에 대응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브렉시트의 원인이 된 대중들의 좌절과 분노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양극화 문제의 심각성을 정부와 여야 정치권은 깊이 인식하고, 협치다운 협치를 통해 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하기 바란다’고 주문한다.
⇒ 이 사설은 브렉시트 결과에 대해 매우 정확한 분석을 내리고 있다. 그러나 브렉시트와 무관하게 한국에서 양극화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은 모두가 인정하는 바다. 정치권의 협치로 이 문제가 해결되기를 바라는 것은 매우 안이한 기대이다. IMF 외환위기 이후 10년 동안 신자유주의 정책을 통해 양극화를 확대시킨 정치세력이 제1, 2 야당이고, 최근 8년 동안 이를 가속화시킨 정치세력이 여당이다. 그들은 여전히 신자유주의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구조조정과 성장을 통한 일자리에 매몰돼 있다. 물론 야당이 최저임금 1만 원과 기본소득 문제를 제기한 것은 진일보한 측면이 있지만, 경제민주화와 보편적 복지문제에 대해 적극적인 입법 활동은 미비하다.
<동아일보>는 “외교·안보 분야에도 먹구름 몰고 온 브렉시트”라는 제목 사설에서 ‘브렉시트의 경제적 측면만 주시하다 외교·안보 분야(북핵, 사드 등)에서 낭패를 당하지 않도록 박 대통령부터 비상한 각오로 대처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 이 사설은 브렉시트 문제의 후폭풍으로 환율, 수출 등 금융경제문제보다는 한미동맹을 중심으로 한 외교·안보 문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대통령에게 비상한 각오를 주문하고 있지만, 그동안 보여준 외교정책으로는 현재 상황을 제대로 대처할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 북한 핵실험 후 유엔결의에 따른 대북제재는 중국의 비협조로 사실상 효과가 없고, 사드 배치문제는 중국과 러시아가 공조를 통한 반대에 부딪치고 있다. 각오만 한다고 될 수 문제가 아니다. 외교안보전략을 어떻게 짤 것인가가 중요하다.
(2016.6.28.화, 조중동한매문 사설 비평)
노동당 대변인 허영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