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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과 사회체제의 전환을 위해 세계는 기본소득이 필요

독일 좌파당 카티야 키핑 대표와 한국 노동당 구교현 대표 공동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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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원내 3당이며 제1야당인 좌파당의 카티야 키핑 공동대표와 노동당 구교현 대표는 711() 오전 11시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독일과 한국, 나아가 세계적 차원에서 기본소득이 필요하다는 요지의 발표를 하였다.

 

카티야 키핑 좌파당 대표는 참여민주적·생태적 전환을 위해 독일과 유럽, 세계적 수준에서 기본소득이 대안이 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또한 노동당이 지난 4.13총선에서 기본소득을 핵심공약으로 채택해 한국 사회에 제시한 것을 지지하고, 신자유주의 불안정 노동체제와 수출주도성장·부채의존소비에 의존하는 지속 불가능한 한국의 경제체제를 전환하기 위해 기본소득이 중요한 수단이자 경로가 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두 대표는 기본소득을 매개로 앞으로 두 당의 연대와 공조를 확인하였다.

 

다음은 구교현 대표와 카티야 키핑 대표의 주요 기자회견 발언 내용이다.

 

 

기자회견 발언

 

구교현 노동당 대표

 

갑자기 좌우를 막론하고 한국의 정치인들이 기본소득에 대해 긍정적 입장을 밝히고 있습니다. 더민주당 김종인 대표는 소득불평등에 대한 해법으로, 새누리당 김세연 의원의 경우는 수급자격 심사에 투입되는 행정력 감소를 이유로 들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의 노동당, 독일 좌파당과 같은 진보좌파정당들은 기본소득을 단순히 제한되고 현상적인 사회 문제의 해결책을 넘어 근본적인 사회 변화를 위한 수단과 경로로 생각하고 있고 또 그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오늘 이 자리에서 기본소득이 OECD 최악의 노동체제를 노동자들이 살만한체제로 바꾸는 주요한 수단임을 강조하고자 합니다. 한국의 노동시간은 OECD 국가의 최고수준입니다. 독일의 노동자들과 비교하면 한국의 노동자들은 1년에 3개월 이상 더 일합니다. 일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노동자의 건강은 나빠지고 삶의 질은 추락합니다. 말 그대로 일만하는 기계가 되는 것이죠.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최근 한 연구소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노동자들이 기본급이 올라가고 노후 보장된다면 노동시간을 줄이겠다고 응답했다 합니다. 결국 OECD 최고 수준의 노동시간은 부족한 소득으로 인한 것입니다.

 

최근에는 언론보도가 덜하지만 한국의 청년 실업률은 매우 높은 수준입니다. 지난 2월에는 사상 최초로 12%를 넘어서기도 했습니다. 지난 6월 현대경제연구원은 사실상의 실업자, 즉 비자발적 비정규직이나 쉬면서 취업준비 활동도 하지 않는 청년들을 포함하면 청년실업률은 34.2%까지 치솟는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한국의 비정규직 비율은 OECD 평균의 2, 최악의 수준입니다. 나쁜 일자리가 대부분이고 좋은 일자리는 찾기 어렵습니다. 특히 점점 속도를 높여가는 기계화·자동화로 일자리는 계속 줄어들 것입니다. 얼마 남지 않은 좋은 일자리를 향한 무한 경쟁이 지금 청년실업의 가장 핵심적인 문제입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대안이 바로 기본소득입니다. 소득이 늘어나는 만큼 노동시간은 줄어들 수 있습니다. 줄어든 노동시간은 새로운 일자리가 될 수 있습니다. 장시간 노동과 극심한 청년실업의 대안. 바로 기본소득입니다.

 

노동당은 한국의 노동운동이 기본소득을 대안으로 채택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의 노동운동은 자신의 이익만 쫓는 이기적 집단이라는 이미지에 갇혀 있습니다.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에 대한 중형 선고에서 알 수 있듯 정권과 자본의 탄압도 갈수록 거세지고 있습니다. 한국의 노동운동은 전체 노동자의 보편적 이해를 대표해야 합니다. OECD 기준으로 좋은 건 꼴찌, 나쁜 건 죄다 1등을 차지하고 있는 한국의 심각한 노동현실을 바꾸기 위한 대안이 필요합니다. 노동당은 한국의 정당 중 최저임금 1만원을 가장 먼저 제기하며 노동운동의 다음 의제를 고민해 왔습니다. 이제는 기본소득을 통해 한국의 노동운동이 사회변화를 주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노동당은 세계 진보좌파정당과 국제연대를 통해 기본소득을 현실화 시켜 나갈 것입니다.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기본소득 실험, 논쟁 등을 한국에 소개하고 보다 폭넓은 사회적 관심을 모아갈 것입니다.

 

 

 

독일 좌파당 카티야 키핑 대표

 

오늘날 유럽 좌파가 직면한 도전은 유럽연합의 세 가지 성격으로 인한 것입니다.

유럽연합은 경제 영역과 금융 영역에서 힘센 자들의 이해관계를 대내외적으로 대변하는 제도들인 유럽위원회 유럽중앙은행, 국제통화기금의 억압 아래 있습니다. 또 모든 시민들에게 사회적 안전의 최소한과 사회적 기본권을 보장하는 공동체가 아니라 사각지대가 아주 많고 매우 억압적인 사회입니다. 그리고 유럽연합에 사는 사람들은 매우 긴 생태발자국을 가집니다. 유럽연합의 제국적 경제와 자원 갈증이 지구의 남반구 나라들에 초래한 환경재앙은 측정 불가능합니다.


이러한 도전을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지, 저는 기본소득 중심으로 말하겠습니다.


생산과 삶의 방식에서 생태적으로 지속가능하며, 민주적이며, 사회적인 유럽. 이것은 오늘날의 유럽, 대내적으로도 대외적으로도 반사회적이며, 반생태적이고, 민주주의에 적대적인 유럽연합과는 완전히 다른 유럽일 것입니다.


유럽, 결국 유럽연합을 민주적이고 사회적으로 구조화하는 것은 유럽의 민주주의와 연대성과 평등을 위한 시민선언의 과제입니다. 선언은 삼년 동안 유럽 모든 지역의 시민들이 참여한 60여 차례의 행사를 거쳐 만들어졌고 2014년 유럽의회 선거 직전에 성안되었습니다.

선언은 의회민주주의의 관철을 위한 제안들, 예컨대 유럽의회에 완전한 입법권을 부여하고 의원의 선출도 국민국가를 초월하는 명부에 따라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을 포함하는 여러 제안들과 유럽의 정치제도들의 민주화와 새로운 제도의 민주적 수립 등을 내용으로 담고 있습니다. 시민청원과 같은 직접민주주의의 수단들은 더욱 강화되어야 하며, 모든 지역에서의 공개입찰은 시민들에게 승인되어야만 하며, 은행부문은 엄격하게 공익적 기능에 복무해야 한다는 내용도 담겨 있습니다. 전 유럽에서의 사회적 기본권의 실현과 기본소득의 도입은 이러한 선언에서 매우 큰 비중을 가지고 있습니다. ‘선언에 담긴 기본소득은 유럽연합의 모든 거주자에게 부여되는 것이었습니다. ‘선언의 문구를 그대로 인용해 보면, “무조건적 기본소득은 살기 위한 노동, 또는 더 빈번해지는 경우로서 단순히 연명하기 위한 노동으로부터 해방된 자유로운 시간에 의해 사람들이 정치 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만든다. 기본소득은 민주주의의 강력한 수단이다.”


기본소득을 위한 유럽 시민이니셔티브활동의 결과로서 그 사이에 무조건적 기본소득 유럽’ (UBIE - Unconditional Basic Income Europe)이라는 네트워크가 성립하였습니다. 네트워크의 목표는 잘 알려진 네 가지 기준(무조건성, 보편성, 개별성, 충분성)의 기본소득을 유럽, 그리고 당연히 전 세계에 도입하는 것입니다. 이 네트워크는 국제적인 사회운동들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성장비판적인 탈성장 운동입니다.


유럽을 민주적이고 사회적인 구조물로 만드는 것은 유럽 민주주의 운동 25’(DiEM25 - Democracy in Europe Movement 25) 의 과제이기도 합니다. 전제정치적인 강력한 제도들과 로비스트들은 유럽인들이 자신의 화폐와 금융, 경제와 노동조건, 그리고 자연환경을 민주적으로 통제하고 결정하지 못하도록 방해합니다. 비민주적인 제도들의 뒷방에서 결정권이 행사되는 상태는 변경되어야 합니다. 경제와 정치에 대한 통제와 민주적 영향력 행사가 다시 획득되어야만 합니다. 결정에 영향을 받는 당사자들은 당연히 함께 결정할 수 있어야만 할 것입니다. 이러한 것들이 유럽 민주주의 운동 25’의 목표입니다.


그리스의 전 재무장관이며 유럽 민주주의 운동 25’의 엔진인 야니스 바루파키스(Yanis Varoufakis)와 이 운동의 많은 참여자들은 기본소득에 대하여 명확한 지지를 표명했습니다. 기본소득은 사회적 부를 위에서 아래로 재분배하고 이와 함께 시민들의 물질적 형성력을 강화하는 과제를 가진다고 바루파키스는 말합니다. 제 생각에는 기본소득은 사회적인 유럽연합시민권의 표현이며, 지금 현재 유럽에 있는 사각지대가 아주 많고 억압적인 자선시스템을 폐지하는 일종의 민주주의 일반입니다.


유럽의 좌파운동과 사회운동들은 유럽 이념의 실현과 유럽연합의 개조에서 기본소득, 정치제도들의 필수적인 민주화, 경제와 금융섹터의 민주화에 매우 중요한 의미를 부여합니다. 기본소득은 핀란드, 체코, 이탈리아, 스페인, 포르투갈을 비롯하여 많은 나라의 좌파정당들에서 핵심의제로 토론되었고, 최근에는 많은 당들의 강령에 도입하였습니다. 포데모스, 핀란드 좌파연합, 오스트리아 공산당의 경우가 그렇습니다.


좌파적이며 해방적인 발상은 기본소득이 사회적이며 민주적인 유럽의 형성을 위해서도 불가결한 요소라는 것입니다. 유럽좌파의 미래는 사회적이며 민주적인 유럽의 이념이 오늘날 우리에게 던지는 도전을 받아들이고, 사회적 민주적 유럽을 향한 경로와 수단을 광범위한 민주적 토론에서 정치적인 다수로 만드는 것입니다. 저의 관점에서, 그리고 유럽의 많은 좌파들의 관점에서도, 기본소득은 그러한 경로와 수단에 속합니다.


오늘날 생태적 문제와 사회적 문제는 절대로 떼어서 논의될 수 없습니다. 자연자원을 덜 소모하는 것과 환경파괴와 오염의 중단은 다른 종류의 생산양식 및 소비양식을 전제합니다. 이윤중심적인 생산논리와 투자논리는 사람들의 복지와 공공복리를 최우선으로 하는 경제의 민주적 조직에 자리를 넘겨주어야 합니다.


그런데 그러한 변화는 첫째, 오직 민주적으로 이루어질 수밖에 없으며, 모든 사람이 민주적 과정에 참여하도록 하려면 기본소득이 다시 중요해지는 것입니다. 두 번째, 긴급한 재구조화 또는 경우에 따라서는 생산의 해체가 삶에 대한 염려를 발생시키지 않은 채 진행되려면 반드시 기본소득이 필요합니다. 반생태적이며 자연자원을 극도로 많이 소비하는 일자리에 생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얽매여 있는 사람은 빈곤해지지 않기 위하여, 또는 억압적인 사회복지시스템에 의존하지 않으려고, 생태적 전환의 친구가 되는 것을 어쩔 수 없이 사양하게 됩니다. 결국 모든 사람은 안심할 수 있어야 합니다. 자신의 기본적인 삶과 참여는 무조건적으로 보장되어 있어야만 합니다. 그밖에도 기본소득은 노동시간단축과 시간주권을 촉진시키며, 연대경제의 건설에도 이바지합니다. 좌파적인 성장비판의 관점에서도 기본소득은 결코 뺄 수 없는 전환프로젝트입니다. 기본소득운동과 탈성장운동은 사회적 안전, 민주주의, 노동시간단축, 시간주권 및 연대경제의 중요성과 관련하여 서로 만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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