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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찬 "삼성특검, 떡값 받은 인물 수사에 나서라"

- 사정라인 빅4 가운데 3명이 삼성 뇌물 받은 건 정말 엄청난 일

[ 2008-03-05 21:56:31 ]


▶ 진행 : 신율 (명지대 교수/CBS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
▶ 출연 : 진보신당 창당준비위원회 노회찬 의원


( 이하 인터뷰 내용 )

-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의 기자회견을 본 소감은?

상당히 용기 있는 행동이었고 국민들이 지지할 거라고 본다. 다만 삼성그룹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명단이 일부나마 발표된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번에 이어서 오늘이 두 번째인데, 첫 번째 명단 발표에도 불구하고 검찰이 수사할 의지나 계획이 전혀 없었다는 점에서 이번 건에 대해서도 검찰과 삼성특검이 어떤 태도를 취할지 눈여겨봐야 할 것이다.

- '구체적인 증거가 밝혀지지 않아서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는데?

김용철 변호사나 사제단은 검찰이 아니다. 이 정도의 제보라면 제보한 사람을 직접 불러서 캐물을 걸 캐묻고 수사를 해야 한다. 이제까지 김용철 변호사가 밝힌 내용 중에 진실로 드러난 게 상당부분 있기 때문에 그 연장선상에서 진실일 가능성이 있는 제보라고 보고, 그렇다면 검찰은 사실여부를 확인하는 수사에 착수해야 한다.

- 수사의 주체는?

특검이어야 한다. 그런데 지난번에 검찰청장을 비롯한 몇 사람의 이름이 제보됐음에도 불구하고 삼성특검에선 아직까지 부르지도 않았으며, 수사할 계획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발표한 바 있다. 굉장히 우려되는 부분이다. 그러니까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의 제보에도 불구하고 특검은 그것이 사실인지 아닌지를 확인할 생각도 없다는 입장을 견지한다면 특검에게 부여된 임무를 저버리는 것이다.

- 청와대는 '폭로를 한다면 폭로한 사람이 증거를 제시하고 해명하는 게 상식이다, 길 가는 사람에게 당신은 미친 사람이라고 하면서 미치지 않았음을 증명하라는 어불성설이 어디 있느냐'고 했는데?

오히려 청와대에 묻고 싶은 게 있다. 오늘 4시로 예정된 기자회견이 시작되기도 전에 청와대에서는 '이 세 사람에 대해 조사했고, 조사해보니 사실무근이더라. 다만 이 내용을 기자회견 후에 보도해달라'고 엠바고까지 걸었다. 세 사람의 이름이 기자회견을 통해 4시 이후에나 밝혀졌는데 청와대는 어떻게 알고 세 사람에 대해 조사했다는 건지, 그리고 국정원장을 포함한 당사자들을 누가 조사했다는 건지 오히려 청와대가 해명해야 할 게 많다. 사제단 외엔 아무도 모르는 걸 어떻게 알았는지 의문스럽다. 지금 대상자가 국정원장과 민정수석인데, 그들을 삼성특검에서 조사했다는 건지 검찰에서 했다는 건지 청와대의 누가 했다는 건지 밝혀야 한다.

- 또 다른 명단이 나올 가능성은?

이미 수십 명 이상의 명단이 확보되어 있는 걸로 알고 있다.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에서도 상당히 절제해서 지금 시기에 꼭 규명이 필요한 부분만 제한해서 세 명을 발표한 것으로 알고 있다. 추가 폭로가 있을 수 있다고 본다.

- 특검이 현 정부의 고위직 인사들에 대한 수사를 제대로 할 수 있을까?

참 걱정되는 부분이다. 일반 검찰 출신이 고위직 인사에 대해 수사하기 어렵기 때문에 특검이 임명됐는데, 특검조차 수사하지 못한다면 대한민국에서는 수사할 수 없다는 얘기 아닌가, 미국 경찰에 맡길 수도 없고. 그런 의미에서 특검이 마지막 보루다. 아직 수사기간도 남아있는 만큼 특검이 태도를 전향적으로 바꿔서 적극적인 수사에 임해야 한다.

- 일부에서는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의 발표가 사실이 아니라면 엄청난 명예훼손'이라고 말하는데?

있을 수 있는 얘기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사실인지 아닌지를 규명하는 작업을 해야 하는데, 그 작업을 사제단에게 맡길 수는 없는 일이다. 그걸 하라고 월급 받는 사람들이 국가 공무원들이고, 이번에 국회에서 통과된 법률에 의해 삼성특검이 그 일을 하라고 국민으로부터 명령받은 것이기 때문에 삼성특검에서는 이 일에 대해 수사할 가치가 없다고 해선 안 된다.

- 사제단이 뇌물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명단 전체를 검찰에 제공했나?

공개적으로 기자회견에서 밝힌 내용 외의 명단을 특검에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것을 언제 어떻게 제출할 것이냐는 사제단이나 김용철 변호사가 판단할 문제다.

- 구체적인 증거가 있다면 제출해야 할 텐데?

김용철 변호사는 삼성특검이 수사의지만 있다면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기 때문에 오늘 발표된 내용 이외의 것이 제출될 가능성도 있다.

- 삼성은 '터무니없는 주장에 대해선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면서 법적대응을 시사했는데?

삼성은 지금 입을 열고 할 말이 없을 것이라고 본다. 막대한 규모의 비자금을 왜 조성했으면 어떻게 쓰였는지를 삼성은 솔직하게 얘기하고 있지 않다. 이 비자금이 쓰인 것 중 하나가 불법 로비자금이다. 비자금의 실체가 드러났는데도 로비한 사실이 없다고 우기는 걸 믿을 국민은 없다. 그런 점에서 삼성의 이 같은 입장발표는 후안무치한 행동이다.

- 황영기 전 우리은행장이 금융감독위원장 후보로 거론됐다가 오늘 전광우 딜로이트코리아 회장이 금융감독위원장으로 임명됐는데, 사제단의 기자회견과 관련이 있다고 보나?

충분히 관련이 있다고 본다. 황영기 전 우리은행장의 경우 오늘 사제단의 발표가 아니더라도 삼성그룹의 불법 비자금을 조성한 뒤에 차명계좌를 개설하고 그것을 오랫동안 관리한 것과 연관된 업무를 했다. 실제적인 비자금 관리와 조성에 책임이 있는 사람이다. 그렇기 때문에 삼성 비자금 수사를 제대로 하게 되면 전 삼성증권 사장이었던 분들이 어떻게 비자금 조성과 관리에 관련됐는가가 다 나오지 않겠나. 따라서 금융감독위원장 교체는 오늘의 발표 및 삼성 비자금 수사 내용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본다.

- 청와대가 황영기 전 우리은행장도 미리 조사했을까?

제대로 조사했다고 보지 않는다. 처음부터 의도적으로 이걸 누르겠다고 작정한 분들이다. 그리고 이번에 거론된 분들은 이명박 후보 시절의 대선캠프에서도 일했던 분들이다. 그래서 감싸 안기 위해서 청와대가 그런 식으로 발표했을 뿐이라고 본다.

- 7일로 예정된 김성호 국정원장 내정자 청문회에서 어떤 게 밝혀져야 할까?

김성호 내정자가 이 문제에 대해 솔직하게 고백할 필요가 있다. 공직생활 20여년 한 분의 재산이 수십억 원인데 그런 재산이 어떻게 형성된 것인지, 그리고 삼성과의 관계가 어땠는지에 대해 세밀하게 추적해서 투명성을 검증하는 청문회가 되길 바란다.

- 사정라인 빅4 중 법무부장관을 제외한 3명이 삼성 뇌물 의혹을 받고 있는데?

정말 엄청난 사안이다. 무력감을 느낀다. 사정의 중추기관의 장들이 이런 의혹을 받는 상태에서 계속 그 일을 하긴 힘들 것이라고 본다. 그래서 그 의혹이 사실인지 아닌지를 빨리 규명하는 것은 당사자들만이 아니라 사회 전체를 위해서 필요한 일이다. 그런 점에서 청와대가 건성으로 별일 없다는 식으로 덮어둬선 안 된다. 이 문제를 제대로 해결해야만 국가기강도 바로 설 것이다.

- 최근 청와대의 인사 논란에 대해 어떻게 보나?

이명박 대통령의 가장 큰 장점은 추진력이라고들 얘기하는데, 브레이크 없는 불도저가 가장 위험하다. 인사 문제에 있어서 지나친 자신감과 자신의 주관주의가 국민들에 의해 지탄받는 인사 결과로 나온 것이다. 이처럼 국민적 의혹이 큰 사안을 가볍게 여기고 쉽게 건너가려고 하는데, 이러다보면 정말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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