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김용철 변호사와 사제단이 ‘살아있는 6하원칙’이다.
진실 밝혀질까 안타까워하는 대통령의 현실인식이 더 안타깝다
오늘 대통령이 사제단의 5차 기자회견에 대해 비판적 인식을 드러내며 안타깝다고 했다고 한다.
대통령이 비판해야 할 대상은 사제단과 김용철 변호사의 양심고백이 아니라 돈으로 이 나라를 주무르고, 거짓과 증거인멸로 나라 기강을 흔드는 무도한 삼성재벌이어야 했다.
공정한 대통령이라면 특검이 철저히 수사하라고 말했어야 했다.
진실이 드러나는 것을 안타까워하는 이명박 대통령의 현실인식이 안타깝고, 유감스럽다.
아울러 듣기에 따라서는 대통령이 수사의 가이드 라인까지 제시하고 있다는 인상마저 갖게 한다.
삼성 비자금 비리 의혹이 제기된 것은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삼성의 불법 경영권 세습, 불법 로비, X파일 등 몇 년에 걸쳐 수많은 의혹이 터져 나왔음에도 나라의 사정당국이 이를 감싸고, 삼성은 이를 부인해 왔던 역사적 배경을 갖고 있다.
다행히 삼성의 핵심 내부자였던 김용철 변호사의 용기있는 고백과 증언,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의 양심에 힘입어 삼성 공화국의 실체가 벗겨지고 있다.
국회와 국민이 삼성 특검법을 만들어 삼성 비자금 비리의 실체를 밝히는 수사에 착수한 것도, 김용철 변호사가 제시한 증거가 진실로 확인되면서 부터이다. 그리고 특검 수사 역시 미흡하기는 하지만, 비자금을 관리한 수천개의 차명계좌를 파악해 냈다.
다섯차례에서 확인된 것은, 김용철 변호사와 사제단이야 말로, 살아있는 증거이며, 살아있는 6하원칙이라는 점이다.
돈을 주었다는 사람, 받았다는 사람의 이름이 다 나와 있다. 남은 것은 특검이 수사해야 할 몫이다.
대통령은 더 이상 삼성 비자금 비리에 부적절한 입담을 얹지 말기 바란다. 공정해야 할 대통령다운 품위를 지켜가기 바란다.
2008년 3월 6일
국회의원 심상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