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부산의 ‘베네치아’가 아니라 사하구의 역사를 간직한 ‘장림포구’가 필요하다.

by 사슴개굴 posted May 08,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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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베네치아가 아니라 사하구의 역사를 간직한 장림포구가 필요하다.

 

부산 사하구 장림포구 일대에 부산의 베네치아일명 부네치아가 있다. 사하구가 2012~2016년 장림포구 명소화 사업과 2017년 조선 기자재 테마거리 조성 사업 등 92억원이 넘는 예산을 투여해서 만든 관광지이다. 지난달 24일에는 한국관광공사 부산울산지사가 시행한 ‘2019년 강소형 잠재 관광지 발굴육성 사업에서 최종 대상지로 선정되었다. 이외에도 8월에는 19억의 예산을 들여서 지상 2층 규모의 해양수산복합공간도 개관한다. 어촌 뉴딜 300 사업으로 장림포구 양쪽을 횡단할 수 있는 보행교 레인보우 브리지도 건립된다.

 

100억이 넘는 예산이 투여된 사업이지만 사업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25일 부산일보 기사에 따르면 현재 이곳을 찾아오는 방문객은 하루 평균 50명에도 미치지 못하며 그 관광객들마저 20분을 채 넘기지 못하고 부네치아를 떠난다. 잠시 걷다가 사진만 몇 장 찍고 그곳을 떠난다는 이야기다. ‘100억짜리 포토존이라는 비아냥이 나올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사하구는 장림포구를 찾는 시민이 평일에는 200, 주말에는 500명에 달한다고 밝혔지만 이 숫자도 정식 집계한 것이 아니라 어촌계를 통해서 어림잡아식으로 이야기하는 것일 뿐이다. 그리고 사하구청의 주장대로 저 정도 숫자의 관광객이 찾아온다고 해도 20분 머물고 떠나면 관광지로서 가치는 매우 떨어진다고 볼 수 있다.

 

장림포구가 100억짜리 포토존으로 전락한 이유는 크게 불편한 교통과 특색 없는 공간을 들 수 있다. 부산의 대표적인 관광지인 해운대 해수욕장은 관광객들의 관문인 부산역에서 지하철이나 버스 등을 통해서 쉽게 도착할 수 있다. 하지만 장림포구의 경우에는 부산역에서 바로 도착하는 지하철은 없고 버스도 마을버스로 환승해야만 겨우 도착할 수 있다. 사하구에서 이런 문제 해결을 위해서 마을버스 증편을 부산시에 요청했지만 부산시는 장림포구를 찾는 방문객이 적다는 이유로 마을버스 증편이나 노선 변경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2012부터 시작해서 7년은 기간 동안 100억이 넘는 예산을 투여하면서 정작 관광지 접근성에 대한 고민은 지난달 23일에 부랴부랴 시작된 것이다.

 

특색이 없는 것도 장림포구의 문제이다. 부산의 베네치아를 지향하고 있지만 오랜 역사와 스토리를 가진 이탈리아의 베네치아와 장림포구는 특성이나 성격이 전혀 다르다. 전문가들은 장림포구는 인근에 공단들이 위치하고 있고 그 중간에 포구가 자리 잡고 있는 지역적인 특색이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현재의 장림포구는 이러한 지역적인 특색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 감천문화마을처럼 그럴 듯하게 색은 칠하고 여러 가지 건물이 만들고 있지만 그 주변풍경과 어울리지 못하고 동떨어져 있다. 왜 이곳에 이런 건물들이 지어지고 만들어지는지에 대한 역사적 근거도 부족하고, 설득력도 떨어진다. 심지어 사하구는 바로 눈만 돌리면 00물산이라는 이름과 공단이 보이는 곳에 있는 포구를 생태환경벨트로 만들겠다고 밝히고 있다. 지역과의 조화나 지역의 특색을 고려하지 않는 것을 넘어 무시하는 것으로 까지 보인다.

 

사하구는 이런 상황에서도 공모사업에 선정되어서 이제 발전할 일만 남았다는 근거 없는 자신감을 보여주고 있지만 우려가 앞선다. 100억이 넘는 예산이 이미 투여되었고 앞으로도 예산이 더 투여될 가능성이 높다. 사하구는 장림포구를 지역적 특색을 고려한 관광지로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한다. 그럴 듯하게 베네치아를 따라하는 것이 아니라 장림포구를 사하구의 역사를 간직한 곳으로 만들어야한다.

 

201958

노동당 사하당협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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