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아파서 한동안 입원해 있느라 그간 글을 못 썼습니다. 이해 바라면서 지난번 글에 이어서 이슬람에 대한 오해에 대한 글을 이어 갑니다.
:namespace
prefix = o />
이슬람은 흔히들 여성을 차별하는 종교로 인식되고 있다. 그리고 그 차별의 상징으로 무슬림 여성이 착용하는 스카프(히잡, 차도르, 부르카, 니캅 등 여러 종류가 있고 또 나라에 따라 다른 이름을 사용하기도 한다)를 든다.
이슬람의 생활 율법에는 기후나 환경에 따라 사람들의 생활양식을 제한하거나 생활 방법을 제시하는 규정들이 많이 있다. 청결을 강조한다던지 특정 음식의 섭생을 금지하는 등의 율법이 그런 것들이다.
무슬림은 피부가 드러나지 않도록 가려야 한다는 율법도 있다. 아마도 햇볕이 강한 사막지역에서는 건강상의 이유로 피부를 가릴 필요가 있었을 것이다. 물론 이 율법은 남성과 여성에게 똑같이 적용된다. 남성은 헐렁하며 치마처럼 길게 내려오는 상의를 입고 거기에 편안한 바지를 입는다. 여성은 몸 전체를 덮는 망토를 걸치거나 아니면 긴 치마와 긴팔 옷을 입어 몸을 가린다.
얼굴은, 남성은 수염이 나기 때문에 따로 턱을 가릴 필요가 없다. 턱수염을 기르고 머리에는 모자를 써서 머리와 얼굴을 가린다. 하지만 여성은 수염이 나질 않기 때문에 스카프를 써서 머리와 얼굴을 가린다. 여기에는 남성과 여성의 신체적 특징에 따른 차이만 있을 뿐 성에 따른 차별은 없다.
그런데 왜 이슬람은 여성을 차별하는 종교로 알려지고 여성의 스카프가 그 대표적인 여성 억압의 상징이 되었을까? 바로 이슬람 이전부터 이어오던 뿌리 깊은 여성에 대한 차별의 전통 때문이다. 이런 전통 때문에 이 율법을 지키는 데 남성에게는 어느 정도의 자율성이 보장된 반면, 여성에게는 꼭 지켜야만 할 율법으로 강요되었던 것이다. 즉 스카프에서 여성 차별은 이슬람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이슬람 이전의 전통문화에서 나온 것이다.
그리고 이런 여성 차별의 전통문화는 아랍 사회에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중세의 서양이나 아시아에서도 비슷한 혹은 더욱 심한 여성 차별의 전통이 있었다. 중세 서양의 마녀 사냥은 여성 차별의 잔혹함에서 그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즉 아랍/이슬람 지역이 특별히 야만적이라서 여성을 차별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그들의 전통 문화를 아직도 강하게 유지하고 있음으로써 빚어진 문제인 것이다.
그리고 아랍/이슬람의 전통 문화 중에는 부정적인 것 뿐 아니라 많은 긍정적 전통문화들이 아직도 많이 남아있다. 단지 이슬람에 대한 좋지 못한 선입견을 갖고 있는 서구 사회가 부정적인 면만을 부각하여 침소봉대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이슬람이 1,500여 년 전에 생긴 종교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슬람은 여성 억압의 종교가 아니라 여성 해방의 종교로 봐야 옳을 것이다. 이슬람교의 경전인 ‘꾸란’에는 남성과 여성이 동등하게 창조되었다고 분명히 명시되어 있다. 그리고 이슬람이 오기 전에는 인간 이하의 대접을 받았던 여성에게 모하멧은 이혼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와 유산을 상속받을 권리를 부여한다. 1,500여 년 전에 여성에게 이런 권리를 부여한 사회와 종교가 이슬람 말고 과연 있었던가?
하지만 이슬람 이전부터 이어져 오던, 잦은 전쟁으로 인한 여초 현상과 여기서 기인한 일부다처의 풍습은 신의 권위를 갖고 있던 모하멧마저도 완전히 근절시킬 수 없었던 뿌리 깊은 것이었다. 이에 모하멧은 어쩔 수 없이 1부 4처까지를 인정하면서 조건을 붙인다. 두 명 이상의 부인을 갖고 있는 모든 남성은 그 모든 부인을 똑같이 사랑해야만 한다는 것이었다.
이슬람을 연구하고 있는 일부 서구 학자들은, 남성이 현실적으로 두 명 이상의 여성을 똑같이 사랑한다는 것이 불가능한 일이기에 이 율법은 모하멧이 사실상 일부 다처를 완곡하게 금지하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하기도 한다.
어찌됐건, 이슬람이 1,500 여 년 전에 생긴 종교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이슬람은 여성을 탄압하는 종교가 아니라 여성 해방의 종교라고 보는 것이 옳다. 단지 1,500여 년 전의 가르침을 아직까지 문자 한 자
고치지 않고 그대로 지키고자 하는 무슬림 공동체의 보수성은 아직 이슬람 사회가 해결해야 할 문제로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