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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테면 마포에 와서 살기로 마음을 먹었을 때는 길을 가다 우연히 뮤지션 당원을 만나 넋두리처럼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하며 맥주 한 잔 마시는 상상을 했었다. 그 꿈을 현실로 만들어 준 게 정문식 당원이다. 우연찮게 정문식 당원을 두 번인가 술자리에서 만났었다. 

첫인상이 매우 강했다. 오각형으로 각진 턱도 그렇고, 움푹 패인 눈매가 그렇고, 너무 길지도 짧지도 않은 수염이 그렇다. 아주 강한 대구 사투리 억양에 거침없는 말투로 스타일은 완성되는 듯 보였다. 몇 번 만나보고 알게 된 사실. 절대로 인간에 대한 예의를 잃지 않는 태도에서 그의 스타일은 완성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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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 전에도 문식 씨 음악을 많이는 몰라도 조금 알았다. 친구한테 들어보라고 권유를 받은 적이 있다. 음악과 사회참여를 잘 조화시키며 살고 싶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와중에 비슷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 밴드가 있는데 [더:문]이라고 들어보라더라. 그 때 처음 들었다. 그리고 오랜만에 인터뷰 앞두고 다시 들어보려고 했는데...


정문식 : 음원이 막혀 있다. 내가 막으려고 한 게 아니라 기획사가 망해서... 아마 멜론은 열려 있을 거다. 


나 : 아 그런 거구나. 난 생각하기를 이 양반이 자본주의적 유통방식 문제제기 하니까 그래서 그런가 했다. 


정문식 : 집에 재고 CD가 많이 쌓여 있다. 하하하 직접 드릴 수도 있는데. 밴드 [더:문]활동한지 한참 됐다. 2006년에 1집이 나왔고 EP가 2005년에 나왔으니까.


나: 뮤직비디오도 봤다. 정말 촌스럽던데.


정문식 : 으악 지워버렸어야 하는데.


나 : 차라리 지금 나오면 크레용팝처럼 일부러 촌스런 컨셉으로 간 건가 싶을 정도다. 


정문식 : 그 때 회사에서 돈 많이 들였다. 사장님이 작업을 아는데 맡겼는데 그 쪽이 감각이 없었다. 찍기는 되게 오래 찍고 편집도 오래 했는데 결과는 그렇게 나왔다.


나 : 요새 피해의식인가? 그 밴드처럼 일부러 촌스럽게 나오려고 그랬나 했다. 


정문식 : 그게 아니라 기술력 부족이었다. 한마디로 능력부족.


나 : 평균적으로는 그래도 노래를 많이 듣는 편이다. 인디음악도 열심히 듣는 편이고 EBS 공감 같은 거도 찾아보고 그런 편인데. 어쨌든 지금 홍대에서는 유행 지난 정통 록이나 메탈에 가까운 음악을 하고 있다. 90년대 유행하던 얼터너티브보다도 더 이전의 60, 70년대 음악이고 많이 가봐야 80년대 사운드다. 특별한 이유라도 있나?


정문식 : 그냥 멤버들 성향이 그랬다. 멤버들하고 밴드를 같이 만들었는데 4명이 공통분모를 맞춰보다 보니 도어스, 레드제플린 이런 쪽이라 그렇게 간 거지. 레드제플린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밴드고. 사람들은 레드제플린이 되게 쎈 음악만 했다고 생각하는데 실은 그렇지 않다. 1/3 정도는 어쿠스틱이다. 팝적인 요소도 강하다.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는 연주를 너무 잘하지 않나? 그런 부분에서 닮고 싶기도 하고 추종을 했다고 해야 하나 그랬었다. 


나 : 추종이라면 정신세계까지?


정문식 : 레드제플린이 갖고 있는 브루스에 기반한 다양한 실험을 하고 싶었다. 밴드가 한 명이 모든 걸 결정하고 그런 경우가 많은데 레드제플린은 넷 다 다 잘하는 사람들이 10년 동안 단 한 번의 교체도 없이 갔다. 그러다 드러머가 죽었을 땐 아무 미련 없이 해체를 해버렸는데 그 모습이 되게 멋있다 생각했다. 나도 그런 밴드를 해보고 싶었다. 연주도 다 잘하면서 멤버들끼리 모여서 뭔가 시너지를 내는 밴드. 결과적으로는 잘 안됐다. 내외부적인 요소들이 겹쳤고 멤버 교체도 있었고. 


나 : 근데 사람들이 볼 때 문식 씨는 오히려 카리스마가 매우 강한 캐릭터로 보더라.


정문식 : 외부에서는 그렇게 볼 수도 있다. 외부에서 일을 할 때는 대표로서 어쩔 수 없이 강한 입장을 많이 이야기한다. 뮤지션 유니온, 음악인들의 노동조합을 하다보면 그렇다. 음악과 관련된 사람들을 만나면 뻔히 다 아는 이야기인데 공개적으로 잘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뒤에서는 다 하는 이야기를 공개적으로 안 한다. 그런데 뮤지션 유니온은 현장 창작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니까 그걸 그대로 전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다. 그러다 보니 강하다는 인상을 줄 수도 있다. 

또 하나는 상대가 기업이나 행정 관료처럼 강한 존재일 때는 뒷일을 생각 안하고 일단 부딪치는 편이다. 음악을 하는 사람들에 대한 태도가 글러먹었다. 그런데 말을 안 해주면 모른다. 말을 안 해주면 계속 하던 대로 무시하고 음악을 하는 사람들이 호구 잡히는 경우가 많다. 그게 비지니스인지 사교성인지는 모르겠는데 참고 넘어가고 그런 걸 못하겠다. 그래서 돈을 못 버나보다. 하지만 뮤지션 유니온 조합원들에게는 감사합니다를 입에 달고 산다. 항상 공손하게 저는 종입니다 라고 말한다. 반면에 연배가 많은 사람한테는 좀 개기는 편이다. 어릴 적부터 그랬다. 


나 : 기본 반골 스타일이구만. 강한 사람에게 강하고, 약한 사람에겐 약한.


정문식 : 특히 나이로 밀고 나오는 인간들에게 그렇다. 연배가 어린 사람들한테는 예전부터 말이 쉽게 안 나온다. 말을 놓는다는 게 친하면 그럴 수는 있는데 보자마자 말을 놓으며 함부로 하는 인간들, 특히 남자들 중에 보자마자 이 새끼 저 새끼하면서 그런 게 친한 거라고 착각하는 사람들 되게 싫어한다. 술자리에서 첨 봤는데 보자마자 동갑이라고 다짜고짜 말 놓자고 하면 "왜요?"하고 대답해 버린다. 존중을 해주는 사람한테는 잘 대하고 첨부터 알로 보고 시작하는 인간들한테는 많이 개긴다. 


나 : 음악 이야기를 계속 해보자. 처음 음악한 때는 언제인가?


정문식 : 밴드를 처음 한 건 고3 때였다. 같은 반에 기타 치는 친구가 있었는데 어쩌다 같이 하게 됐다. 그 때는 뭐 음악을 제대로 하겠다는 건 아니고 대학가요제 나가보고 싶단 생각은 했다. 


나 : 장르는 록으로?


정문식 : 그렇지. 첫 카피곡도 헬로윈이었으니까. 대학가요제를 나가고 싶어서 대학에 가고 싶을 정도였다. 그 때가 무한궤도 나오고 이럴 때였다.


나 :  그게 87년인가 88년인가로 기억하는데 엄청 센세이션했지. 


정문식 : 88년이었다. 그 때가 내가 고1 때였거든. 근데 그 이후로도 딱히 생각 없다가 대학교 3학년 때쯤 뭔가 인생의 결정을 해야 할 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취직해서 살 거냐? 이런 고민이 들더라. 그 때 한참 90년대에 그런 카피들이 유행했었다. 일탈, 탈주, 궤도를 벗어나서 삶. 아 그 때 그냥 궤도로 갔어야 하는데(한숨). 그럼 어디 기업에 들어가 있겠지. 아무튼 그런 고민을 하는데 취직하고 결혼하고 애 낳고 딱딱딱 정해진 대로 사는데 만족스럽다고 말하는 사람이 없었다. 그래서 저렇게 살 바에는 하고 싶은걸 하자고 마음을 굳혔다. 그런데 뭘 할까 생각해보니 음악밖에 없어서 그 길로 음악을 선택한 거다. 

대구에서 밴드를 시작했다. 대구에서 나름 유명한 팀이 되었다가 깨지고 서울 재즈 아카데미 가서 공부하고. 돈 많이 버는 작곡가 해보자 그러면서 서울로 올라왔다. 


나 : 계속 성공에 대한 욕망이 있었던 것 같다. 마음 속에 미묘한 갈등이랄까?


정문식 : 대구 있을 때도 제법 이름이 알려지고 서울로 올라와라 이런 요구가 많았다. 그런데 대구에서 계속 있겠다고 했다. 지역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그런데 그 팀이 잘 안되고 나니까 음악 그만둘까 고민을 많이 했다. 장사나 할까 생각하는데 IMF가 터졌다. 99년 때쯤인데 경기가 안 좋아 장사는 안 될 거 같고 뭐하지 하다가 아는 후배가 서울재즈 아카데미 다니는데 계속 꼬셨다. 결국 서울로 와 공부를 했고 미디를 배웠는데 하다 보니까 컴퓨터 음악은 내 취향에 안 맞더라. 역시 나는 플레이어를 해야 하는구나 생각이 들어 다시 밴드를 하게 되었다. 


나 : 계속 시간 흐름에 따라 생각해보면 90년대 후반인데 나도 학생이었고, 록음악을 좋아하고 많이 듣는 편이었다. 청바지도 찢어보고 머리도 길러보고. 근데 그 때면 홍대 인디신 완전 초창기잖아. 그 때 대구에서 활동할 때는 전반적 분위기나 인프라가 어땠나?


정문식 : 그 때 대구에 공연할 수 있는 클럽이 딱 세 개인가 있었다. 내가 공연했던 곳은 원래 까페였고 간단하게 재즈공연 하는 무대였는데 어떻게 사장을 알게 돼서 거기서 록 공연을 했다. 그러다 아예 주말엔 록 공연을 하는 곳이 되었다. 어쨌든 그 시대는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한 달에 두 번 이상 계속 공연했고 한 번 하면 1시간 30분 동안 노래만 열두 곡씩 때리고 그랬다. 입장료가 싼 대신 음료를 팔았지만 전반적으로 저렴했다. 되게 좁은데 막 사람들로 터져나갔다. 데모 테잎을 포터블 레코더로 녹음해 팔고 그랬는데, 그게 천 개가 다 팔리고 그랬다. 아무튼 그 때는 참 재밌었다. 가끔 서울도 올라가고 그랬고 유니텔 록 동호회 회원이어서 거기서 만난 사람들하고 어울렸다. 지금하고 분위기가 많이 달랐다. 


나 : 확실히 그 땐 그랬다. 이 기운이 어디로 갈지 엉뚱하기도 하고 엉망진창인 밴드도 많고 원석 같은 밴드도 많았던 거 같다. 


정문식 : 팬들도 진짜 열정적이었다. 뮤지션하고 팬이 거의 같은 수준이었다. 


나 : 그 때는 테잎을 워낙 많이 사서 들었으니까.


정문식 : 음악도 많이 듣고, PC통신에서 쓰잘 데기 없는 얘기로 계보 따지면서 논쟁하고 그랬다. 그 땐 되게 유치해 보였는데 지금 보면 그 때 그런 게 없었으면 지금의 한국 음악씬이 있었겠나 싶기도 하다. 


나 : 그 때는 몰랐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런 흐름들이 사실은 뭔가 문화적으로 이끌었다 이런 느낌마저 든다. 


정문식 : 80년대에는 잡지하고 LP속지에 있는 해설지에서 정보를 얻었다. 거기 있는 평론, 비평 읽으며 이해했는데 글을 쓸 수 있는 사람이 한정되어 있었다. 그런데 PC통신 하면서 누구나 그런 글을 쓰게 된 거다. 그러면서 상당히 다양화되었고 노이즈가든이나 델리스파이스처럼 아예 그런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밴드도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80년대 맥락이 있었으니까 90년대 더 확장될 수 있었던 것 같다. 아무튼 사람들이 많이 듣고, 깊이 듣고 그랬다. PC통신 동호회 회원끼리 누가 더 많이 아나 경쟁심도 있었고. 그 때는 너무 매니아스럽다, 너무 우리끼리 파고 들어가는 거 아니냐 그런 생각이 들었는데 시간이 지나니까 그 때 그런 관심들이 있어서 그 기운으로 지금까지 한국 음악씬이 유지되는 게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든다. 


나 : 요즘 유행하는 90년대 재조명인가?


정문식 : 조금 다르다. 방송에 나오는 건 주로 댄스나 가요인데 내가 생각하는 건 80년대 서구의 팝이나 록음악을 들었던 세대가 한국의 인디음악이나 록음악으로 관점이 옮겨오는 현상을 말하는거다. 그게 90년대 후반이고 인디라는 문화가 처음 생겨나는 상황에 이른거다. 


나 : 그 때 공연 좀 보러 다니면 자작곡 없는 밴드 되게 많았고, 자작곡이라고 만들었는데 노래가 한 소절이고 소리만 지르다 끝나고 별별 경우가 되게 많았다. 


정문식 : 말도 안 되는 건데. 그냥 지들 내키는 대로 다 했으니까...


나 : 그 때 얘기하니까 나도 공유하는 이야기가 많아서 재밌다. 당시엔 나름 능동적인 소비자였는데 그 때만큼 많이 듣고 해석하고 싸우고 그랬던 때가 없었던 것 같다. 매니아틱한 팬들도 제법 있었을 거 같은데 어땠나? 


정문식 : 아무래도 대구에서 그 때 제일 유명한 밴드였으니까. 


나 : 크 멋있다. '제일 유명한'이란 그런 말을 자신한테 할 수 있다는 게.


정문식 : 그랬었다. 그 때 전화사서함이란 걸 운영했다. 몇 번 누르고 음성 메세지 남기고 나중에 번호 알려주면 통화하고.


나 : 멤버들끼리 누가 인기가 더 많네. 팬이랑 썸을 타네 그런 거 없었나?


정문식 : 그 때 기타 치던 놈이 좀 문란했다. 그래서 욕도 많이 먹었다. 세 명이 동갑이고 한 명이 동생이었는데 어린 동생이 기타 치는 사람이라 인기도 많고 사람들이 많이 따르더라. 그건 다 괜찮은데 이런 저런 소문이 들리고 그게 밴드에 영향을 주고 그러니까. 그런 거 빼면 경쟁하고 그런 건 없었다. 이렇게 얘기하니 그렇지만 실제로는 그 때도 힘들었다. 돈도 없고. 다른 걸 생각할 겨를도 없었던 것 같다. 

그 때는 내가 되게 뾰족했다. 지금 생각하면 유치한데 음악이 아니면 나에게 죽음을 달라 뭐 이런 정서였다. 공연 끝나고 나면 아무 말도 안하고 술만 먹고. 굳이 말로 표현하고 싶지도 않고, 사람들한테 별로 친절하지도 않았고, 다른 사람들한테 관심도 없었다. 오로지 나하고 음악하고 밴드 정도만 관심사였고. 지금 생각하면 밴드 멤버들한테도 별로 관심이 없었다. 되게 닫혀 있었다. 기본 라이프 스타일이 독고다이랄까? 예를 들면 뒤풀이에서 술을 먹을 때 옆자리에서 막 떠들어도 대꾸를 안했다. 누가 집에 가면 인사도 안 받아 주고. 

음악 하는 사람들하고는 비교적 그래도 잘 지냈던 거 같다. 지금까지 연락하는 사람도 있고. 그나마 얘기를 조금이라도 했었고. 지금 생각해보면 음악 한다는 것에 대해서 사람들이 좋게 보지 않았던 거 같다. 그래서 더 마음을 닫았던 것 같기도 하다. 


나 : 나와의 싸움이다 이런 생각을 했던 건가?


정문식 : 그렇지. 사방이 다 적인 거 같았다. 대구가 워낙 보수적인 도시이기도 하고. 약간만 좀 이상하게 보이면 되게 시선이 안 좋게 고정되고 사람들이 편견을 갖고 본다. 심지어 대학 다닐 때 선배나 친구들이 나한테 훈계를 많이 했었다. 그냥 취업해서 살아라. 특별하게 음악하고 그러냐 그냥 평범하게 살아라. 그런 이야기를 막 대놓고 하고. 그런 게 너무 싫었다. 


나 : 경상도 싸나이들이 많아서 더 그랬을 거 같기도 한데?


정문식 : 되게 타인의 삶에 간섭을 많이 한다. 그게 관심이라고 생각하고. 지금도 그런 사람들 많잖아. 


나 : 그 때 같이 밴드 했던 그 분들은 지금도 연락하나?


정문식 : 동생은 연락이 끊겼었고 나머지 셋은 계속 연락 주고받았다. 


나 : 문식 씨는 결혼했나?


정문식 : 안했다. 


나 : 그냥 곁가지인데 비혼주의자인가?


정문식 : 아니. 만나는 사람 있다. 곧 인사도 드리러 가야할 거 같고. 꼭 해야 하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만 제도적으로 결혼해야만 유리한 것이 많더라. 전세대출 같은 거(이런썅). 일인가구는 내주지도 않고. 공공임대도 없고. 결혼여부 따지고, 비혼은 뒤로 쳐지고 상대적으로 세금도 많이 내는 편이고.


나 : 억울해서 돌파구 열라고 결혼하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다. 


정문식 : 계약 결혼 괜찮은 거 같다. 타먹을 거 타먹고. 


나 : 다시 음악으로 돌아가면 주말에 열 몇 곡씩 하고 그랬다는 데 엄청 빡빡한 일정 아닌가? 매번 레파토리를 같게 할 수도 없을 텐데. 


정문식 : 그렇다. 자작곡이 열대여섯 곡, 카피곡을 네댓 곡을 했으니까. 


나 : 연습이나 트레이닝은 많이 됐겠네?


정문식 : 연습은 엄청 했다. 딱히 다른 일을 할 게 없었고. 공연을 그렇게 많이 하면 자연스럽게 트레이닝은 많이 된다. 


나 : 그 때가 피지컬도 제일 좋을 때 아닌가. 육체적으로 진이 빠지면서도 막 쾌감도 있고 그럴 거 같은데?


정문식 : 그 때 그런 이야기를 했다. 나는 섹스보다 공연이 더 좋다. 개소리 같지만 공연은 거대한 섹스 같다.


나 : 이런 게 유명한 사람이 하면 또 역사에 남는 말인데...


정문식 : 그렇지. 근데 나 같은 사람이 하면 안 남는다. 


나 : 내가 남겨보도록 애를 쓰겠다. 그 때가 전성기였던 것인가?


정문식 : 그 때 대구에서 나랑 알고 지내던 사람 중에 한받(야마가타 트윅스터)이 있었다. 그 땐 한받이 음악 할 땐 아니다. 나중에 서울 와서 음악을 시작했으니까. 당시에 한받은 영상을 했었다. 학교에서 영화동아리 활동했고 그냥 내가 공연하던 까페 사장과 일을 같이 할 때라 공연하러 가면 한받 씨를 계속 만났다. 나중에 서울 와서 아마츄어증폭기라는 사람들이 있어서 우연히 만나게 됐는데 한받 씨도 있었다. 어 저 인간이 기타치고 노래를 하네 그랬다. 대단한 활약을 보여줬을 때였다. 

한받 씨는 내가 그 때 어떻게 활동했는지 잘 안다. 지금은 그냥 추억이지 뭐. 재밌었다. 나쁘지 않았다 그런 생각이다.



나동혁(서울 4권역 전국위원)

전국위원이 되고 회의참석 말고 무엇을 할까 고민하다가 선거 때 이야기했던 것들 하나씩 해보기로 했습니다. 일단 4권역(마포, 서대문, 은평, 종로중구)의 당원들을 만나보려 합니다. 다양한 그들의 목소리를 전할 생각입니다. 앞으로 꾸준히 연재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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