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이슈 / 뉴스

20131208203005958.jpg 

 제목 | 사회주의 

 출판 | 책세상

 저자 | 장석준 (노동당 부대표)

 초판 | 2013년 11월 30일 




책세상 출판사의 개념사 시리즈 중 28번째로서 사회주의의 개념과 역사를 다룬 책이다. 10명의 사회주의자가 있다면 10가지의 사회주의가 있다. 사회주의는 특정한 체제나 기획일 수도 있고 철학일 수도 있으며 단지 정신일 수도 있다. 그만큼 사회주의라는 이름은 다양한 내용과 흐름들을 포괄한다. 사회주의의 정의부터가 각자 다르다. 


이 책에서 다루는 사회주의는 아나키즘부터 사회민주주의에 이르기까지 사회주의라 자칭(또는 타칭)하는 모든 흐름들을 포괄한다. 사회주의라는 이름의 상표권을 등록한 바 없고, 그 이름을 누구도 독점할 수 없기 때문에 타당한 분류일 것이다.   


책은 모두 4개의 장으로 구성되었다. 

1장은 19세기 사회주의를 다룬다. 모든 입문서가 그렇듯이 족보부터 시작한다. 기독교, 불교, 플라톤 등 고대 종교와 철학에 담긴 평등 지향적 흐름을 사회주의적 정신의 역사적 뿌리로 삼는다. 

대중운동과 결합하는, ‘사회주의’라 이름 붙일 수 있는 이념/운동의 원점은 프랑스 혁명 당시의 평등파 운동에서 찾는다. 이어서 초기 사회주의 흐름들과 그 종합체로서 마르크스와 엥겔스의 사상을 다룬다.   

사회주의의 원점이 유럽에서의 근대의 시작과 같았듯이, 저자는 19세기 사회주의를 ‘다른’ 근대를 꿈꾸는 것으로 규정한다. 1장의 제목이기도 하다. 


2장은 20세기 사회주의를 다룬다. 우리가 가장 많이 접해본 소재일 것이다. 20세기에 세계를 뒤 흔들다가 사라진 국가사회주의를 다루고, 또 다른 흐름인 사회민주주의를 다룬다. 서로 다른 그 둘의 공통점으로 자본주의의 물질적 성장을 다른 방식으로 (또는 비슷한 방식으로) 성취하려는 열망을 꼽는다. 즉 물질적 성장과 풍요가 (방식은 다르지만) 공통된 목표였던 것이다. 


3장은 성찰과 모색이다. 20세기 사회주의를 성찰하고 다른 길을 모색한 여러 흐름들을 다룬다. 주되게는 ‘국가’ 중심으로 왜곡된 20세기 사회주의를 극복하고 이름 그대로 ‘사회’ 중심 사회주의를 모색하며, 20세기 사회주의에 공통된 경제적 합리성을 넘어 생태적 합리성을 모색한다. 

  

4장은 결론으로서 새로운 상식과 새로운 정치에 관해 저자의 견해를 제시한다. 


저서 전반을 통해 사회주의의 정신적 뿌리와 원점에서부터 역사적 흐름까지 풍부하게 포괄하고 있다. 특히 많은 사람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흐름들에 주목한다. 초기 사회주의를 중요하게 다루고, 20세기 사회주의를 성찰하고 다른 길을 모색하는 다양한 흐름들에 주목한다. 


저서 말미에 제시한 결론은 고민의 단초를 제공할 뿐, 구체적 대안으로 나아가진 않는다. 당연할 것이다. 지금 누군가가 완결적 대안을 제시한다면 그는 신(神)이거나 허풍쟁이거나 둘 중 하나일 테니까. 저자가 결론에서 제시한 ‘좋은 삶’에 관한 새로운 상식은 우리가 다른 세상을 꿈꾸는 데 있어서 우회할 수 없는 근원적 질문이 될 것이다. 


저자의 글은 언제나 방대한 연구와 지식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현학적이지 않고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쉽게 쓴다는 것은 제대로 알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현란한 수사를 배제하고 건조하고 담백하게 서술하는 것이 특징이기도 한데, 이 저서에서는 감성과 의지를 담은 적절한 수위의 수사도 구사한다. 감성과 의지가 없는 이론은 영혼이 빠진 기계와도 같을 것이다. 그렇다고 그가 의지주의자는 아니다. 어디까지나 차가운 두뇌에 적절한 심장의 온도가 담길 뿐이다. 


저자는 언제 어디에서나 자기가 속한 정치조직의 이름을 숨김없이 내세운다. 단지 글쟁이가 아니라 소신과 자부심을 가진 활동가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에도 저자 소개에 '노동당 부대표' 직함이 명시되었다.


사회주의에 대한 협소한 이해에서 벗어나 다양한 흐름과 모색들을 접하는 데 있어서 훌륭한 입문서다. 다른 세상을 향한 미래를 함께 고민하려는 분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 이해를 돕기 위해 


이 책은 입문서로 쓰여 졌고 저자가 친절하게 서술했지만 방대한 역사를 압축했기 때문에 결코 만만한 내용은 아니다. 이를 소화하기 위해서 보완 학습이 필요할 것이다. 이 책에서 소개한 자료들을 모두 읽어본다면 가장 좋겠으나 쉬운 일은 아니다. 그 중에는 국내에서 접할 수 없는 것들도 있다. 그보다는 여기서 다룬 흐름들의 역사적 배경에 관해 학습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사실 이 책만이 아니라 사회주의 전반을 다루는 데 있어서 역사적 배경을 인식하는 것은 꼭 필요하다. 사회주의 이념/운동의 상당 부분은 유럽과 근대에서 비롯되었다. 그래서 싫든 좋든 유럽 근대사를 공부할 필요가 있다. 특히 독일과 프랑스의 서로 엇갈리는 역사를 인식한다면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이에 관해서는 나중에 다룰 기회가 있기를 바란다. 




[ 구형구 (노동당 중앙당 조직실장)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laborkr@gmail.com

사랑과 혁명의 정치신문 R - copyright ⓒ 노동당.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서비스 선택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1. 울화병 쌓이는 가난한 진보정당의 활동가들에게 보내는 위로의 편지

    가슴 아픈 박은지 부대표의 죽음을 보며 그 안에 투영시켜 우리 스스로의 삶을 돌아보는 몇일의 시간이 지났다. 마치 전업주부의 그림자 노동이 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해 우울증이 찾아오듯이 이 시대 활동가들의 부단한 노동 또한 운동사회 내외적으로 제 가...
    Category컬럼
    Read More
  2. 진보운동을 하는 우리 모두에게

    ▲ 故 박은지 노동당 부대표 빈소 (중앙대학교병원 장례식장 영안실, 2014.3.9.) 박은지 동지의 조문에 와주신 분들, 그리고 마음으로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 감사합니다. 이제 각자 자신의 길에서 잘 살아가야 할 차례인 것 같습니다. 한가지 당부...
    Category컬럼
    Read More
  3. 세상 어디에도 없는 소중한 한 사람을 보내며

    ▲ 2014년 3월 10일 故 박은지 부대표 영결식에서 추도사를 읊는 이용길 대표 아직도 믿을 수가 없습니다. 우리 곁에서 가장 열정적으로 활동하고, 가장 젊은 패기로 앞서나가며, 가장 밝은 웃음으로 주위를 다독이던 동지가 돌연 우리 곁을 떠났습니...
    Category컬럼
    Read More
  4. 한국 정당정치의 천박함과 우리의 존재 이유

    진주만 기습이나 한국전쟁처럼 일요일 새벽에 기습적으로 이뤄진 민주당과 ‘안철수당’의 통합 소식에 정국이 요동치고 있다. 한국에서 정당 이름은 참으로 자주 바뀐다. 이름을 외울 겨를도 없이 사라지는 정당도 숱하다. 안철수 씨의 새정치연합도 그런 경우...
    Category컬럼
    Read More
  5. ‘실적’과 ‘경쟁’으로 멍들어 가는 한국사회

    21세기 한국에서 벌어진 '직장폭력' 지난 16일 JTBC 탐사플러스라는 시사 프로그램에 경악할만한 사태가 보도되었다. 서울 시내에 소재한 한 텔레마켓 사무실에서 일어난 직장내 폭력에 대한 보도였다. 4~5명이 근무하는 사무실에서 ‘팀장’은 실적 부진을 이...
    Category컬럼
    Read More
  6. 산에서 만난 사람들

    산에서 만난 사람들 참을 수 없는 공권력의 가벼움 밀양에 다녀온 지 일주일이 채 지나지 않았다. 어쩌다가 희망버스에 탑승하게 됐을까. 나의 경우엔 순전히 “안녕들”이 탄 희망버스 한 대를 편성하기 위함이었다. 그렇다면 왜 “안녕들”이 희망버스를 타야 한...
    Category컬럼
    Read More
  7. 사회주의 역사와 유럽 근대사

    얼마 전에 장석준 노동당 부대표의 저서 ‘사회주의’ 서평을 쓰면서 사회주의 역사와 유럽 근대사의 관계를 간략히 언급한 바 있다. 사회주의 이념과 운동은 유럽에서 근대의 시작과 함께 탄생했다. 그 과정은 유럽 근대사의 주요 국면들과 밀접하게 얽혀있...
    Category컬럼
    Read More
  8. 목영대, 뉴타운을 뒤집다⑪ 인감전쟁, 한여름의 무더위를 뚫고

    전국을 몰아쳤던 뉴타운 개발의 광풍은 권력자들과 토건족들의 이익을 위해 서민들의 피와 눈물을 짜냈다. 노동당 당원들은 전국 각처에서 이 터무니없는 사업에 반대하며 서민들의 주거권과 생존권을 위해 앞장서 싸웠다. 그중에서도 의정부 뉴타운 반대투쟁...
    Category컬럼
    Read More
  9. 최종범 열사의 노제에서 낭독했던 조사

    최종범 열사 노제에서 권영국 변호사가 낭독했던 조사를 직접 받아 올립니다. 출처 : 최용님 페이스북에서 https://www.facebook.com/seoullabor [조사] 최종범 동지여, 노동해방열사여! 권영국(삼성전자서비스 최종범 열사...
    Category컬럼
    Read More
  10. 도래하지 않은, 그러나 꿈꾸어야 하는 세계로의 안내서 -「사회주의, 장석준 저」서평

    제목 | 사회주의 출판 | 책세상 저자 | 장석준 (노동당 부대표) 초판 | 2013년 11월 30일 책세상 출판사의 개념사 시리즈 중 28번째로서 사회주의의 개념과 역사를 다룬 책이다. 10명의 사회주의자가 있다면 10가지의 사회주의가 있...
    Category컬럼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 25 Next
/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