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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故 박은지 노동당 부대표 빈소 (중앙대학교병원 장례식장 영안실, 2014.3.9.)



박은지 동지의 조문에 와주신 분들, 그리고 마음으로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 감사합니다. 이제 각자 자신의 길에서 잘 살아가야 할 차례인 것 같습니다.

한가지 당부만 드리고 싶군요. 박은지 동지가 힘이 들고, 외로울 때 그녀는 저에게 '박은지 너는 강하다'는 얘기를 해달라고 항상 부탁을 하였습니다. 그러면 자신은 위안이 되고, 힘이 된다고요. 그럴 때마다 저는 '박은지는 내가 만나본 여성 중 가장 강하고, 뛰어난 활동가'라며 위로를 하였습니다. 실제로 그렇게 생각을 하기도 했고요.

그러던 그녀가 떠나기 며칠 전 저를 만났을 때는 '아무리 강하려고 해도 저는 약한 사람인 것 같아요' 하면서 눈물을 펑펑 흘렸습니다. 그때서야 그녀에게 '그래 너는 약하다. 처음부터 약하지 않았더라도 지금은 마음을 다쳐 심신이 모두 약해져 있다. 그걸 인정하고 천천히, 거기에서부터 시작하자'고 뒤늦은 위로를 한 적이 있습니다.


이렇게 될 줄 알았다면, 애초부터 왜 그녀에게 그런 얘기를 하지 못했는지 모르겠습니다. 강하다고 위로를 해달라는 것이 바로 약한 심신의 절박한 표현이었는지를 뒤늦게 깨달았으니 참으로 저도 무심하고, 바보 같았지요.

우리 모두는 약한 사람입니다. 그걸 터놓고 말해야 할 것 같습니다. 뒤늦게나마 동지들에게 이런 당부를 드립니다. 그리고 위무 받고, 위무하며, 천천히 길을 걸어갔으면 합니다.

위 말씀으로 당부를 드리며, 박은지 동지 장례위원회 호상으로서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 김종철 (노동당 서울시당 동작구당원협의회 위원장,

박은지 노동당 부대표 사회장 장례위원회 호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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