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송전탑 공사에 반대해 74세의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분신항거한 밀양 산외면 희곡리 보라마을 고 이치우 열사에 대한 49재가 2일 오전 10시
밀양시청 앞에서 열렸다. <765㎸ 송전탑 반대 고 이치우 열사 분신대책위원회>(이하 분신대책위)는 한국불교 태고종 경남동부 종무원
주관으로 이치우 열사가 세상을 떠난 지 49일을 맞아 진혼제를 열었다. 진혼제는 고인소개 및 묵념, 괘불이운, 권공, 상축, 헌화, 대령 및
시식 순으로 진행되었다. 현재 이치우 열사의 시신은 병원 영안실에 안치되어 있다.
이치우 열사를 비롯한 고령의 마을주민들은 한전이
고용한 용역들의 폭력에 장시간 시달렸고, 한전은 한 주민에게 최대 8건, 주민 116명에게 200여건의 고소고발을 남발하면서 송전탑 건설을
밀어붙였다. 이치우 열사가 분신항거한 1월16일에도 하루종일 용역들의 폭력이 계속되었다고 한다. 이날 이치우 열사가 마지막으로 남긴 말은 “오늘
내가 죽어야 이 문제가 해결될 것이다.” 라고 한다.(경남도당 1월17일 논평 참조)
지난 주에는 정부 진상조사단이 밀양을 방문했고, 주민 요구사항을 정리해 갔다고
한다. 2월29일에는 한국전력과의 협상을 위해 마을 이장 3명을 포함하는 장례협상단이 구성되었다. 한전과 장례협상단이 장례일정을 타결 본다면
이날로부터 2주간 애도기간을 갖게 된다. 장례가 치러진 후에는 그날로부터 90일간 공사는 중단되고, 정부, 한전, 마을주민들이 협의체를 구성해
진상조사를 하게 된다.
하지만 문제는 여전히 남게 된다. 분신대책위 우일식 집행위원장에 따르면 현재 정부, 한전 측과 마을주민
간에는 접근방식에 있어 큰 이견을 보이고 있다. 정부, 한전 측은 사건 현장 위주로 좁혀 보면서 송전탑 경로 노선 변경 정도의 안을 제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분신대책위 등은 발전, 송전 방식에 대한 포괄적이고 근본적인 대책과 백지화를 요구하고 있다. 단순히 송전탑의 철수 또는
노선변경이 아니라, 전력 생산원인 신고리 원전의 반대, 그리고 원전에서 생산한 전력의 송전 반대로 연결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치우 열사 49재에는 다소 춥고 약한 비가 흩뿌리는데도 불구하고 이치우 열사
동생 등 가족들과 마을 주민들, 밀양 시의원 등 많은 사람들이 참석했다. 진보신당 경남도당 허윤영 위원장과 녹색당 관계자 등도 참석했다. 마을
주민들은 “이치우 열사 정신 계승”, “핵발전소 반대, 송전탑 반대” 문구가 적힌 노란 손피켓을 들고 참석해 고인의 넋을 위로했다. 밀양시청
주변 거리에는 각 마을들과 밀양 시민사회단체들이 내건 추모 현수막이 줄을 이었다.
한편 3월11일 동일본대지진과 후쿠시마 대재앙
1주년을 앞두고 이와 연계한 행사가 연이어 펼쳐질 예정이다. 3월10일(토) 오후3~4시30분에는 부산역앞과 서울시청 광장에서 동시에
<핵없는 세상> 행사가 열린다. 또한 3월17일(토)에는 전국에서 ‘탈핵 희망버스’를 타고 밀양 삼문동 야외공연장에 모여
<죽음의 송전탑 자리에 생명의 나무를!> 행사를 치를 예정이다.
양솔규 현장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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