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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고도 은밀한 라디오 4회] 김종철의  『조선일보대해부』


‘성깔있는 진보 미디어’ 칼라TV가 제작하는 논픽션 책 팟캐스트 <붉고도 은밀한 라디오>는 르포르타주와 논픽션 책을 다루고 있고, 매주 월요일 업로드 된다. 김현진(에세이스트)과 송기역(시인, 르포작가)이 진행하는 이 프로그램은 책 소개 및 저자와의 인터뷰 외에, ‘신간 논픽션 브리핑’, ‘논픽션 작가 열전’, 인문학 강의, 브릿지 코너인 ‘내 인생의 밑줄 쫙 별표 땡땡’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4회 방송은 『조선일보대해부』(김종철, 문영희, 김광원, 강기석 공저, 안중근의사기념사업회 출간)의 저자 김종철과 북토크를 진행했다.

인터넷 매체 <레디앙>과의 협의 하에 동시게재합니다.<편집자>




조선일보를 엄정하고 공정하게 평가


정윤회씨의 국정개입 내용을 담은 청와대 내부 보고서가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7일 박근혜 대통령이 이에 대해 “찌라시에나 나오는 그런 이야기들에 나라 전체가 흔들린다는 것은 정말 대한민국이 부끄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이 ‘찌라시’라는 표현까지 써야했는지,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참으로 부끄러운 와중에, 1992년 ‘초원복집사건’이 떠올랐다. 문제의 본질을 흐리며 엉뚱한 사안에 초점을 맞추려 한다는 점에서 일맥상통하기 때문이다. 그 중심에 대통령 비서실장 김기춘과 조선일보가 있다는 점도 비슷하다.
14대 대선을 사흘 앞둔 92년 12월 11일 부산의 초원복집에 김기춘 당시 전 법무부장관(현 대통령비서실장)을 비롯 8명의 부산지역 기관장들은 지역감정 조장 등의 내용으로 김영삼 민자당 후보 선거지원을 모의했다. 이에 김영삼 후보를 노골적으로 편들다시피 한 조선일보를 위시한 보수언론은 사건의 본질인 권력기관과 고위공직자의 '불법선거개입'보다는 상대 후보측의 '불법도청'을 집중적으로 부각했다. 20여년이 지난 지금에도 조선일보의 권력비호는 여전하다. 정윤회 씨 국정개입 의혹사건에 대해서도 조선일보는 진상규명보다 청와대 문건의 외부 유출이라는 점을 논란의 핵심에 두는 데 주력하고 있다.
조선일보가 수구적인 입장에서 진실을 호도한 일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1920년 창간이래 꾸준하게 권력 비호를 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8일 방송된 ‘붉고도 은밀한 라디오’에는 『조선일보대해부』의 주요 저자 김종철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동아투위) 위원장이 나와 조선일보의 친일행각부터 3대 세습을 하고 있는 현재까지를, 말 그대로 대해부했다.
김종철 위원장은 박정희 정권 시절인 74년 10.24 자유언론실천선언에 참가했다는 이유로, 1975년 3월 강제해직 당한 후, 40년이 지난 아직까지도 복직 투쟁중이다.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가 당선되자, 소위 멘붕상태에 빠졌다는 김종철 위원장은 자신을 강제해직시킨 박정희의 딸이 대통령이 된 나라에 살아야 하는 막막함에, 뭔가 의미 있는 일을 해야겠다 싶어서 『조선일보대해부』(1~5권) 『동아일보대해부』(1~5권)을 집필하게 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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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철 『조선일보대해부』저자


“조선일보의 부정적인 면만 부각시킨 것은 아니다. 1920년 후반 조선일보의 혁신적인 기자들에 의해 진보적인 지면이 제작됐던 일, 신간회를 주도한 일, 사주 방응모가 남한 단독 선거를 반대한 백번 김구 선생의 노선을 적극 지지한 일 등 잘 했던 것도 그대로 소개하며 엄정하고 공정하게 집필했다.”


서로 민족지라고 주장하는 조선일보, 동아일보


1919년 3.1운동 이후, 일제는 무단통치가 아니라 문화정치로 탈바꿈하겠다고 선언하고, 1920년 동아일보, 조선일보, 시사신문의 창간을 허가한다. 동아일보는 김성수가, 조선일보는 친일인명사전에 등장하는 ‘대정실업친목회’의 예종석이 창간 허가를 받는다.


“조선일보, 동아일보는 서로 민족지라고 주장하는데, 이 책을 보면 아니라는 걸 바로 알 수 있어요. 일제는 언론을 제도 속에 가둬놓고 감시하자는 전략이었는데 예종석이나 김성수가 일본에 저항할 사람이 아니니까 허가를 한 거죠. 대자본가였던 두 사람이 조선의 해방이나 독립을 위해 신문을 만들지도 않았고, 자신의 이익을 지키고 영향력을 행사하는 도구로 언론사를 이용했어요. 자연히 일본 국군주의에 적극 동조했죠. 1931년 만주사변으로 일제가 군국주의 성향을 강화하고 조선을 병참기지로 만들었을 때, 학병과 위안부 강제동원에 앞장섰죠.”


동아일보는 1936년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에서 금메달을 딴 손기정 선수를 보도하면서 일장기를 삭제하고 보도하는 바람에 정간 처분을 당하는데, 이를 두고 민족지라고 주장한다. 사실인즉 이러하다.


“일장기를 지운 것은 동아일보가 아니었어요. 여운형이 사장으로 있던 조선중앙일보에서 먼저 일장기를 지운 사진을 실었는데 조선총독부가 이를 모르고 지나쳤다가 거의 보름 이후인 8월25일쯤에 동아일보 보도를 보고 발칵 뒤집어진 것입니다. 당시 사주 김성수가 무기 정간 처분을 명령한 조선총독부에 살려달라고 애걸복걸하면서 동아일보 기자들을 내쫓았어요. 우리가 1975년에 쫓겨난 것처럼 말입니다. 이렇게 일장기 말소 사건의 주역들을 해직한 사실은 모두 감추고 창간 기념일만 되면 일장기 말소 사건을 혼자 다 한 것처럼 자랑하고 민족지라고 주장하고 있어요. 당시 동아일보의 정간으로 279일 동안 조선일보가 신문 시장에서 독주했는데, 조선일보는 동아일보가 무기정간 당한 이유를 언론보도의 기본인 육하원칙은커녕, 이유 한 줄 밝히지 않은 채 1단으로 보도하는 행태를 보였습니다.”


하늘과 민중이 조선일보 재건을 엄숙히 명하다?


1933년에 방응모가 조선일보를 인수하면서 조선일보는 친일을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방응모는 어느 날 금광을 발견하여 벼락부자가 된 인물인데, 때마침 경영난을 겪고 있던 조선일보를 인수하게 되었다. 이때부터 눈뜨고는 못 볼 동아일보와 조선일보의 친일경쟁이 시작된다.


“조선일보 동아일보는 1937년에 태평양전쟁이 나자, 일제의 대본영 발표를 매일 전했어요.  일제의 남경대학살에 대해서는 한 줄도 보도 안 하면서 황군이 거룩한 전쟁에서 선전하고 있다고 실어요. 거의 기관지였다고 볼 수 있죠. 천황의 생일날의 사설은 용비어천가 수준이에요. 일본 황실의 번영과 천황의 만세를 빌고, 온갖 아부를 다했어요. 조선의 청년들에게 지원병의 지위를 준 것에 대해 감동적이라는 사설을 싣는 등, 눈뜨고는 볼 수 없는 일제 찬양을 했어요,”


하지만 방응모는 친일에 대해 전혀 사죄를 하지 않았다. 1945년 해방 후, 11월23일에 복간하면서, ‘속간에 즈음하여’라는 글을 방응모의 이름으로 실었는데 그 첫머리에 ‘하늘과 민중이 조선일보 재건을 엄숙히 명하다.’라고 썼다. 후안무치도 이런 후안무치가 없다. 마치 독립운동은 혼자 다한 듯이 지금도 떠벌리고 있다. 프랑스의 경우, 나치에 아부한 언론사 사장을 엄정하게 단죄하고, 친나치행위자 색출은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프랑스라면 방응모도 잡혀갈 수밖에 없는데, 우리는 친일명부를 만드는 것만으로도 어려움을 겪는 현실이다. 이런 역사를 바로잡기 위해 책을 써야 했다고 김종철 위원장은 말한다.


조선일보는 민족지가 아닌 특정가문의 가족지이다


“모든 언론이 다 자신을 사회적 공기라고 주장한다. 공영방송, 국민의 방송이라는 말을 쓰지만 그 매체가 누구를 위해서 어떤 방송을 하는지를 봐야 한다. 조선일보는 창간이래 94년 동안, 폐간된 기간 5년을 빼면 89년 동안, 일제강점기에는 일제비판, 문화운동, 신간회 활동, 전조선 기자대회, 진보적인 기자들에 의한 진보적인 기사와 사설 등 진보적인 언론활동을 한 짧은 기간이 있었지만, 민족의 해방에 앞장선 적은 없다. 민중의 차원에서 볼 때 생산의 주체인 노동자나 농민의 입장에서 그들의 아픔을 대변하거나, 노동자 농민이 생존을 걸고 싸울 때 지지한 적이 없다. 민주화에 대해서도 한 일이 없다.”

“조선일보의 역사를 볼 때, 사회의 공기라 말할 수 없으며, 폭력 언론, 공격 언론이라고 할 수 있다. 자유언론, 민중언론의 반대에 서 있다. 게다가 그것이 세습되고 있다. 북한의 세습을 비판하고 있지만, 조선일보는 3대 세습, 동아일보는 4대 세습을 하고 있다. 말이 민족지지 가족지다. 동아일보와 채널A가 하고 있는 것은 사회적 흉기지 공기가 하는 짓이 아니다. 보수 수구와 앵커를 동원해 국민들에게 역사의 진실을 보지 못하게 하고, 정부의 잘못이나 무능을 다 덮어주는 언론은 언론이라고 할 수 없다. 권력을 감싸고 아부하는 언론은 사회적 공기가 될 수 없다.”


『조선일보대해부』(1~5권) 『동아일보대해부』(1~5권)은 시중에서 구할 수 없다는 게 아쉽다. 이 소중한 기록을 읽고 싶은 분은 안중근의사기념사업회 홈페이지에서 구매할 수 있다.


이번 주부터 ‘붉고도 은밀한 라디오’는 더욱 다채롭고 알차게 새단장을 했다. 신간논픽션 브리핑 코너인 <따북>과 <논픽션 작가열전>, <김현진의 라이오 에세이>가 새롭게 추가되었다. <따북>에서 『중국농민르포』(천구이디 우춘다오, 도서출판 길), 『기나긴 승리』(릴리 레드베터, 글항아리)를, <논픽션 작가열전>에서는 ‘조지 오웰과 그의 르포르타주’를, <김현진의 라디오 에세이>는 ‘옥수동 이모 언니들, 안녕들 하십니까?’라는 김현진 육성 에세이가 소개되었다. 그리고 1회부터 함께 했던 <밑줄 쫙 별표땡땡> 코너에서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신』을 원은정이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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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고도 은밀한 라디오> 듣기

팟빵 :  http://www.podbbang.com/ch/8412

아이튠즈 : http://goo.gl/oQzx6s


[글: 최윤정 (노동당 당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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