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조선 탈옥선의 시작, 우리의 찡한 투쟁 이야기
안녕하세요, 고양파주당협 위원장 신지혜입니다.
어제는 모처럼 저녁 일정 없이 일찍 들어온 날이었습니다. 오랜만에 집밥을 먹으며 빨래도 돌리고 있었지요. JTBC뉴스룸에서 국정교과서 확정 고시를 내일 오전에 한다며 새정연 국회의원들이 국회 로비에서 농성하는 장면이 나오고 있었습니다.
바로 그 때, 문자 한 통이 도착했습니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확정고시를 막기 위해 당대표와 참여가능한 당원들이 정부청사 앞에서 노숙투쟁에 돌입한다고요.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밥을 꾸역꾸역 먹고, 빨래를 널고, 겨울 옷을 주섬주섬 입고, 지난 겨울 농성할 때 주로 신었던 털신까지 신고 나왔습니다. 날씨가 좀 풀렸다고 뉴스에 났던 날, 저 혼자만 온통 겨울이라 조금 부끄러울 정도였지만,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함께 하지 않으면 제 자신이 부끄러워질 것 같아 길을 나섰습니다.
밤 11시가 좀 넘어 도착했습니다. 이미 70여명의 청년과 당원들이 정부청사 앞에서 노래와 발언을 이어가고 있었어요. 계속 시민들의 간식 후원이 이어졌지요. 그러던 찰나, 노동당의 정당연설회 차량이 도착했습니다. 빵빵한 앰프를 기다리던 청년과 당원들은 환호했습니다.
하지만 경찰이 가장 먼저 우리의 차량을 둘러싼 채, 윙카를 펼치지 못하게 막았습니다. 당대표와 당원들이 합법적인 정당연설회 차량이라고 항의하고 몸싸움을 해도 꿈쩍하지 않았습니다. 간신히 차량에 올라선 당원들이 마이크로 정당연설회를 방해하지 말라고 소리쳐도 소용이 없었습니다. 경찰은 우리의 차량을 견인하겠다며 견인차를 불러왔습니다. 당장 추운 날씨에 노숙을 해야 하는 사람들을 생각해서 차량에 보관하고 있던 침낭을 빼기로 했습니다. 차량에 있던 당원들이 침낭을 던져주는데 장관이 펼쳐졌습니다. 경찰은 그 침낭을 뺏으려고 했고, 경찰방패까지 등장했습니다. (나중에는 길을 가던 시민이 돗자리를 후원하려고 하는 것까지 막으려고 했습니다.)
경찰방패를 등진 채로 우리의 차량을 견인하지 못하도록 차디찬 바닥에 당원들이 주저앉아 농성을 이어갔습니다. 한 시간쯤 그 난리를 폈을까요. 차량 위치를 조금 옮기고 정당연설회를 이어나가는 것으로 경찰과 협의를 한 후에야 우리는 제대로 정당연설회를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기다리던 차량으로 노래공연, 문선공연, 다양한 우리의 이야기를 공유했고, 한 두 사람씩 찬 길바닥에 머리를 누일 때쯤 미안한 마음을 안고 저는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날이 밝아 국정교과서 확정고시를 하는 시간에 맞춰 다시 정부청사 앞으로 갔습니다. 한쪽에는 보수단체의 국정교과서 지지 기자회견을, 다른 한쪽에서는 국정교과서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었습니다. 찬 바닥에서 제대로 잠을 청하지 못한 청년당원들의 까칠한 얼굴을 보니 참 마음이 안좋더라구요. 제가 도착했을 땐 이미 ‘헬조선 탈옥선’ 기자회견은 마친 직후이기도 했습니다. 퇴직교사들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규탄 기자회견을 한 후 저는 이건수 조직실장님과 먼저 고양으로 돌아왔습니다. 예기치 못한 확정고시 때문에 ‘헬조선 탈옥선’ 고양 일정이 약 1시간 정도 미뤄졌습니다.
청년당원들이 준비한 ‘give me the money’ 음악에 맞춘 율동으로 화정역에서의 정당연설회가 시작되었습니다. 구교현 당대표의 발언과 나도원 경기도당 위원장의 발언 그리고 당협위원장으로서 제가 발언을 했고, 최저임금1만원을 요구하는 율동으로 약40분간의 정당연설회가 마무리되었습니다. 거리에서 밤을 샌 당원들이 지친 기색 하나 없이 애써준 것이 너무 고마워 고양파주당원들이 간식과 캔커피 등을 당원들께 전달했습니다.
짧은 시간이나마 화정 일대를 들썩이게 했던 ‘헬조선 탈옥선’은 이제 인천에서 일정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낮은 임금’ ‘장시간 노동’ ‘맘대로 해고’ 등의 박근혜정권 노동개악에 맞서는, 국민의견 수렴 않고 일방적으로 모든 것을 밀어붙이는 박근혜정권에 맞서는 노동당의 목소리가 전국적으로 더 크게 퍼져나가길 바랍니다.
예기치 못하게 노숙으로 헬조선 탈옥선 일정을 시작하는 당원들께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긴 일정이 끝나는 13일, 서울에서 뵙겠습니다!
*몸은 함께 하지 못하지만, 마음만은 함께 하는 당원들께 호소합니다!
- 헬조선 탈옥선의 기름을 넣어주세요! http://www2.laborparty.kr/bd_member/16260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