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3398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82125c68e31671f1762c754e6ceb3e33.jpg


지난 주말 '힘내라 민주노조' 유성 희망버스를 다녀왔다. 희망버스 참가자들은 유성기업과 3년 넘게 싸우고 있는 유성기업 노동자들과 154일 동안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는 이종훈 지부장을 응원하기 위해, 전국에서 이정훈지부장의 농성일 수와 같은 154대의 희망 버스에 나눠 타고 모였다. 

 

오후 1시부터 이정훈 지부장이 농성하고 있는 충북 옥천IC 광고탑 앞에서 결의대회가 열렸다. 이정훈 지부장의 부인이 희망버스 참가자들에게 감사의 편지를 낭독하는 순서가 있었다. 30년 전 유성기업에 입사해 민주노조들 만들어 왔던 과정, 조합원들을 향한 회사의 폭력, 유성에서 십 수년 같이 일해왔지만 했지만 지금은 적이 되어버린 동료들의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다. 80년대에 일어날 수 있는 일로밖에 생각할 수 없는 일들이 아직도 여전히 유성기업을 비롯한 전국에서 벌어지고 있다. 

 

그 뒤 옥천에서의 결의대회를 마무리하고 아산에 있는 유성기업 본사 앞으로 향했다. 참가자들은 오후 5시로 예정된 손배가압류폐지와 민주노조 사수를 위한 금속노동자 결의대회를 시작하기에 앞서 공장 안에 있는 노동조합 사무실 방문을 놓고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공장으로 들어가기 위한 참가자들에게 최류액을 쏘며 공장에 들어서는 것을 막았섰다. 

 

금속노동자 결의마당은 민주노조를 파괴하고 무력화 하기 위해 전국의 금속노조 사업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생생하게 들을 수 있는 자리였다. 지난 3년 동안 유성 기업에서 민주노조를 파괴하기 위해 벌어졌던 유성기업의 폭력은 물론이며, 복수노조를 악용해 회사가 민주노조를 무력화 시키고 있는 구미의 KEC, 그리고 삼성전자 서비스센터 노동자들에게 벌어지고 있는 노동 탄압들의 사례를 듣고 함께 분노했다.  

 

결의대회가 끝난 뒤 연대의 마당이 열렸다. 고령의 몸을 이끌고 유성 희망버스에 긴 시간 동안 함께 자리를 지킨 밀양 할매들의 노래와 희망버스를 타고 유성으로 달려온 여러 참가자들을 위해 유성기업 노동자들이 준비한 합창도 들을 수 있던 시간이었다. 연대의 마당이 끝난 뒤 행사장 주변에 있는 비닐하우스에서 이용길 대표를 비롯해 희망버스에 참가한 당원들이 모여 인사를 나누고 가벼운 뒷풀이를 했다.  

 

전국에서 모인 당원들과 짧은 만남을 뒤로 하고 인천으로 올라왔다. 인천으로 올라와 술 한잔 더 하고 집으로 가는 길에 붉으스름한 달이 빛나고 있었다. 지난 저녁 유성기업 앞에서 봤던 달과 같은 달이었다. 술 한잔하고 집으로 가는 새벽 길에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다. 

 

어제 저녁 유성기업 앞을 비추던 저 달을, 어제 저녁보다 더 붉어진 듯 보이는 저 달을, 그녀가 사랑하던 저 달을, 그녀가 좋아하던 저 달을, 지금 누가 보고 있을까! 아산과 옥천, 주안공단에서 밤샘 노동을 하고 있는 노동자들, 아니면 경주 안강의 한 공장에서 최저임금을 받으며 밤샘 노동을 하고 있을 장인이 보고 있을까? 밤새 빈차로 시내를 주행하고 있을 택시노동자들이 보고 있을까? 동네 골목골목 음식물 쓰레기를 수거하고 있을 청소노동자가 보고 있을까? 첫 차를 타고 출근하기 위해 서둘러 지하철로 향하고 있는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보고 있을까? 아니면 하루 몇 천원 안 되는 돈을 벌기 위해 폐지 주으러 나온 할머니가 보고 있을까? 새벽 인삼밭에 날품을 팔러 나갈 진안의 어머니, 그리고 정년퇴직 한 뒤 하청업체에서 얼마되지 않은 시급을 받으며 새벽부터 꼬박 일해야 하는 장모님이 출근을 준비하며 보고 있지 않을까?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447 <백만송이 요양보호사들의 아우성에 힘을!> 최현숙 2011.07.31 2811
4446 <계양산 농성일기>계양산 롯데골프장반대 릴레이농성 6일째 - 김상하 변호사(진보신당)| 계양산시민위 2010.03.03 4422
4445 힘냅시다. 동지들 신현광 2010.05.26 3745
4444 힘내라! 비정규직 - 한여름밤의 희망난장 1박2일 [현대차 울산공장 1차 포위의 날] 1 file 광주시당 관리자 2012.07.16 4477
» 힘내라 민주노조, 유성 희망버스 다녀왔습니다. file 장시정 2014.03.17 3398
4442 희망자전거와 함께 녹색 선거를 희망자전거 2010.03.19 4358
4441 희망의 버스 티셔츠 신청받습니다~ file 인천시당 2011.06.30 6981
4440 희망버스 다녀왔습니다 1 file 머털도사 2013.01.07 5814
4439 희망가 진보야당 2012.02.01 3129
4438 휴대폰 잃어버림..흑흑.... 김해중 2011.09.09 3404
4437 휠 생산 국내 1위, 노조 탄압도 1위. 핸즈코퍼레이션은 노조활동 보장하고 부당징계 철회하라! file 인천남구당협 2015.03.11 2985
4436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3주기, 노동당 인천시당 탈핵 선언 기자회견 - 전종순 부위원장 발언 내용 file 인천시당 2014.03.12 3267
4435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3주기, '탈핵만이 살 길이다' 기자회견 file 장시정 2014.03.11 2982
4434 후쿠시마 핵발전사고 5주기 당원공동행동 인천시당 2016.03.03 2292
4433 후보님들께... 진보야당 2012.02.07 3282
4432 후보는 없지만, 인천시당 당원들이 선거에 참여하는 방법 file 인천시당 2016.03.14 2424
4431 후보 유세를 들으며 짧은 생각. file 장시정 2015.01.16 2651
4430 후마니타스 야구 경기에 참가한 당원들 file 인천시당 2016.03.10 2347
4429 회원교육]서구민중의 집, 햇빛을 품다 file 동태눈 2013.09.12 3036
4428 황당 뉴스 이근선 2012.10.10 3069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223 Next
/ 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