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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은 감이 많습니다만 당내의 의견흐름은 확인하고 추적을 할 필요가 있을 것 같아 올려봅니다.

심 전 대표의 의견에 대체로 공감은 합니다만 이러한 흐름이 곧이 곧대로 진행되리라는 보장은 없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당내에는 여러가지 쟁점과 문제의식이 산재되어 있는 상태이고 이를 하나로 해소해 낼 수 있는 가닥이 아직 제대로 잡히지 않고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조만간 저도 제 의견을 서슴없이 내놓을 수 있는 날이 오리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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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원동지여러분,

안녕하셨습니까? 심상정입니다.

당원동지들께 귀국인사도 드리고 당대회에 대한 저의 의견도 말씀드리려고 했는데, 마침 김선아 동지께서 질문을 주셨으니 겸해서 말씀드립니다.

저는 1월 5일부터 3월 19일까지 두 달 보름 동안 미국을 다녀왔습니다. 미국에 머무는 동안 UCLA, 스탠포드, 존스홉킨스 등 7개 미 대학교 강연과 5차례 동포강연을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열 한분의 우리 당원들도 만났고 반가운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미국 방문은 부족한 준비에 비춰 비교적 알찬 공부 기회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이 중요한 시기에 밖에 나가 있어 되겠느냐는 지적도 있었습니다만, 솔직히 지난 선거 이후로 저도 몸과 마음이 너무 고단해서 충전의 기회가 필요했습니다. 그동안 어려운 조건에서 지혜를 모으시느라 고생하신 당원동지들께 송구스러움과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대의원 동지들과 생각도 함께 나누고 앞으로 제가 해야 할 바도 가늠해보려고 당대회가 마무리 될 무렵까지 자리를 함께 했었습니다. 진보신당 창당 이래 가장 열띤 대의원대회였던 것 같습니다. 대의원대회의 결과에 대한 해석과는 별개로, 저는 대의원대회에서 우리당의 발전한 모습을 보았습니다. 성원 걱정하고 집행부가 제출한 문건에 의존한 무기력한 대의원대회가 아니라, 치열하면서도 질서정연한 토론이 이어지는 대의원대회를 보면서 기뻤습니다.

동시에 창당 이후 부족함에 대한 회한과 아쉬움도 스쳤습니다. 진보의 재구성은 책자로 대체되고 중요한 쟁점들을 상층에서 봉합할 것이 아니라, 그 쟁점들을 둘러싼 뜨거운 열정을 아래로부터 모아낼 수 있었다면, 그렇게 해서 견고한 결정과 책임 있는 집행이 이어졌다면, 이 자리에서 쏟아지는 불신과 우려의 몸짓들은 진보정치의 미래와 희망을 열어가는 힘찬 추동력으로 모아갈 수 있을 텐데…….

창당 초기 일 년간 공동대표를 맡았던 한 사람으로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제 김선아 동지가 제안하신 것처럼 당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새로운 진보정당의 열망을 아래로부터 모아내는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찾아가면 맞아 주시고, 자리 가리지 말고 언제든 불러주시기 바랍니다.

진보정치 전략과 당 진로에 대해 저의 견해를 큰 틀에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지금 대한민국은 정치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정치의 시대란 전환기를 맞아 사회의 운명을 결정하는 데 정치의 역할이 결정적일 수밖에 없는, 정치질서 재편기라는 의미입니다. 비정규직을 포함한 다수 사회적 약자가 더 이상 버티기 힘든 상황이 되고 있습니다.

국민들은 강력한 변화를 열망하고 있습니다. 그 변화의 방향은 평등·평화·생태·복지 등 진보의 가치를 향하고 있습니다. 정치가 물꼬를 터주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정세는 진보정치세력에게 기회를 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국민의 변화 열망과 굳게 손잡을 수 있는 가장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전략, 저는 그것이 우리가 선택해야 할 ‘진보정치 발전전략’이라고 믿습니다.

그것은 지금까지처럼 우리의 선의만 앞세우고 국민에게 쫒아오라고 하는 방식이어서는 안 됩니다. 그러기에는 우리 국민들 당장의 삶이 너무 힘겹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으로 국민들의 변화의 열망을 실현할 수 있는 힘과 전망을 보여줘야 합니다.

그 길은 진보신당의 한계와 잠재력을 함께 고려하면서 찾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양한 갈래의 길이 제시되고 있지만 그 중 어느 길을 선택할 것인가는 선악의 도덕적 접근이 아니라 우리가 서있는 곳을 직시하고 어느 방향으로 힘을 모을 것인지 결단의 문제입니다. 아직 진보정치세력에게 안전한 선택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도처의 위협을 지혜와 용기로 뚫고 개척해가는 길이 있을 뿐입니다.

둘째 저는 무엇보다 지난 10여 년간 일구어 온, 그러나 분산되어 있는 진보정치 역량을 최대한 결집시켜 새로운 진보정당을 건설하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우리당이 추구해 온 ‘진보의 재구성’ 과제에 부합하는 일입니다.

물론 쉽지 않습니다. 그동안 밀어 놓았던 숙제를 한꺼번에 하자면 혼란이 있을 수 있습니다. 또 정세 역시 급박하기에 까다로운 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우리당의 의지와 힘이 모아진다면 훌륭하게 주도해낼 수 있다고 믿습니다. ‘어디까지 합치자는 건가’에 대해 논란과 의구심이 있습니다.

저는 우리 당이 제시한 가치 중심의 통합의 원칙이 옳다고 봅니다. 따라서 당연히 지금 우리당이 추진하고 있는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 구상’은 민주연합당과는 다른 길입니다. 논란이 되고 있는 국민참여당 문제 역시 현재 추진하는 진보정당 통합의 범위와 적당히 섞어서 논의할 문제는 아니라고 봅니다. 국민참여당과의 관계는 가치와 비전에서 진보정당 통합과는 분명히 구별되는 논점이 있고 그 논점의 검증은 별도의 절차를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정당간의 통합을 넘어 우리 사회에 폭 넓게 퍼져 있는 진보정치 역량을 어떻게 최대한 묶어낼 것인가’라고 봅니다. ‘도로민노당’에 대한 우려는 논쟁으로 극복되지 않습니다. 새로운 진보정당건설의 열망을 아래로부터 힘있게 모아내는 실천에 책임 있게 나섬으로써만 만들어내야 합니다.

셋째, 새로운 진보정당을 중심으로 연합정치에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나서자는 것입니다. 지금 열린 연합정치 공간은 민주당이 강해서가 아니라 국민들이 민주당에 실망하고 온전한 대안세력으로 인정하지 않아서 생긴 것입니다. 동시에 진보정치의 성과로 만들어진 것이기도 합니다. 이 공간은 우리가 적극적으로 활용할 전략과 능력이 없으면 우리에게 거꾸로 독이 됩니다.

우리가 최선을 다해 새로운 진보정당건설에 힘을 싣는다면 능동적인 연합정치를 구사할만한 힘은 충분히 갖출 수 있다고 봅니다. 새로운 진보정당 이름으로 내년 총선에 임해, 중앙차원에선 비젼과 정당 경쟁에 나서고 지역구에선 선거연합을 효과적으로 실현해서 교섭단체구성을 목표로 달려가야 합니다.

그렇게 해서 여러분의 동지들이 말씀하신 바람대로 선거법 개정 등 진보정치 발전을 위한 제도적 장치, 그리고 고통 받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단결의 무기를 쥐어줄 수 있는 교두보를 확보해야 합니다.

넷째, ‘연립정부 구성’은 제가 2012년 대선전략과 관련해서 연합정치의 최대 목표로 제시한 것입니다. 더 나아가서 저는 연립정부안이 진보정치의 집권전략에서 매우 중요한 구성요소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내년 대선에서 진보세력은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국민적 요구에 적극적으로 부응하면서 동시에 진보정치의 발전을 열어내야 할 두 가지 과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 총선승리를 바탕으로 우리의 비전과 후보를 내고 대선에 적극 임해야 합니다. 그리고 선거법개정과 노동법개정 등의 요구를 전제조건으로 정권교체를 위한 단일화라운딩에 참여해야 합니다.

문제는 단일화라운딩에 참여하는 전제조건으로 제도개선이든 정책이든 합의문을 작성하는 것은 지금까지 경험으로 그다지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많이 경험했듯이 합의서 작성하면 실제 실현되느냐는 겁니다. 우리는 합의한 정책의 실현을 위해 우리의 힘만큼의 권력분점을 정당하게 요구해야 합니다.

더 나아가 연립정부구성에 참여해 정책의 실현을 책임짐으로서 대안세력으로서의 신뢰를 쌓아가고 만약 약속이행을 하지 않아 정책실현이 어려울 경우 정치적 파기를 통해서 진보정치세력만이 유일한 대안임을 입증해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제가 제시한 연립정부구성의 요체입니다.

그러나 연립정부참여는 그것을 강제할 힘이 우리에게 있어야 합니다. 총선승리와 대선후보의 선전으로 그 힘을 만들어야 합니다. 또 국민들은 선출되는 정부가 과거정권들보다 잘 할 거라는 믿음이 있어야 권력을 줄 것입니다.

진보정치세력이 동참하는 연립정부구성방안이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런 정세를 진보정치 발전에 적극 활용해야 할 것입니다. 2012년 정세를 놓고 볼 때 완주는 이러한 적극적인 전략의 구사가 어려울 경우에 선택할 수 있는 소극적 방안이라고 생각합니다.

수정안을 내신 분들의 토론과정에서도 또 김선아 동지에게 보낸 노회찬 전대표의 답변에서도 ‘연립정부 구성해서 장관 한두 명 참가하는 게 중요하냐, 선거제도 개편이 중요하냐’가 논점인 것처럼 말하는 것은 저의 연립정부안의 논지를 잘못 이해하는 것입니다.

연립정부 구성에 담긴 저의 논지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만 저 역시 연립정부안이 구체화되려면 신중하고 심도 깊은 논의가 뒤따라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만 앞으로 선거방침논의와 관련하여 풍부한 상상력과 고민들을 자극하는 화두로서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요약하자면 저는 새로운 진보정당을 힘있게 건설해서 2012년 총선, 대선 정세에서 가장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연합정치 전략을 구사해서 진보정치시대의 교두보를 만들어가자는 것입니다. 오늘 제가 말씀드린 것 이외에도 진보정치의 비전과 실천프로그램, 민주노동당과의 관계에서의 논점 등 중요한 의제들에 대해서도 당원여러분들과 적극적으로 토론해 갈 것입니다.

끝까지 읽어주신 당원 여러분. 그리고 질문 주신 김선아 당원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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