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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오늘


집 나가 어제 저녁 울산 간 나의 동반자는 돌아올 줄 모르고, 냉장고 안에 살짝 숨겨놓은 한라산 두 병! 돼지 목살 구워 게 눈 감추듯 해치우고 있는 중입니다.


일도 많고 탈도 많았던 지난해를 넘겼지만, 올해는 또 어찌해야 할지? 답은 없지만 '하는만큼 거둬들이겠지' 뭐 이런 마음입니다. 매번 이맘때쯤이면 마음을 다잡지만 올해는 루쉰의 말처럼 살아보기 위해 노력해 보리라. 


"희망이란, 본래 있다고도 할 수 없고 없다고도 할 수 없다. 그것은 마치 땅 위의 길과 같은 것이다. 본래 땅 위에는 길이 없었다. 한 사람이 먼저 가고 걸어가는 사람이 많아지면 그것이 곧 길이 되는 것이다."

한라산 두 병에 답답한 일도 잊고, 현재 기분은 좋습니다*^^*



#2. 어제


아래 이근선 부위원장님(아니 부위원장님 후보님이죠)도 글을 올리셨는데요. 어제 희망버스를 타고 평택을 찾았습니다. 평택역에서 쌍용자동차 동지들이 송전탑에 올라 68일째 농성하고 있는 평택 쌍용자동차 공장 앞까지 걸었죠. 추위가 매서웠습니다. 두툼한 잠바에 목토시도 해 봤지만 참기가 힘들더군요. 

 
손 끝을 애이는 추위 속에서 평택역에서 행진해 송전탑 앞에 도착하니 어둠이 찾아왔습니다. 송전탑을 바라보니 세 명의 동지가 매서운 추위를 버티고 있는 작은 불빛이 반짝였습니다. 그 작은 불빛은 이곳 평택 쌍용자동차 앞에서, 저 멀리 울산 현대자동차 앞에서도, 그리고 천안의 유성기업 앞에서도 함께 빛나고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불빛은그들만의 불빛이 아니라 그것을 안타깝게 지켜보고 사람들 모두의 간절한 소망이 담겨 있는 불빛일 것입니다. 

평택 쌍차 앞 송전탑에서 빛나는 작은 불빛, 그 작은 불빛 옆에서 섣달 보름달이 밝게 빛나고 있더군요. 힘겨웠던 올 해 마지막 달이 가장 크게 빛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이 달이 지고나면 새로운 한 해를 기약할 수 있는 새로운 희망이 맑고 밝은 빛을 내길 소원합니다.

어제 저녁 쌍차 동지들이 농성하고 있는 송전탑 앞에서 열린 문화제에, 내가 좋아하는 정희성 시인이 찾았습니다. 그리고 그의 시 한 편을 들려주었죠. 그 시를 옮겨 적습니다. 

한 그림움이 다른 그리움에게  

                                                정희성
 
어느날 당신과 내가 
날과 씨로 만나서 
하나의 꿈을 엮을 수만 있다면 

우리들의 꿈이 만나 
한 폭의 비단이 된다면 
나는 기다리리, 추운 길목에서 

오랜 침묵과 외로움 끝에 
한 슬픔이 다른 슬픔에게 손을 주고 

한 그리움이 다른 그리움의 
그윽한 눈을 들여다볼 때 

어느 겨울인들 
우리들의 사랑을 춥게 하리 

외롭고 긴 기다림 끝에 
어느 날 당신과 내가 만나 
하나의 꿈을 엮을 수만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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