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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07월22일 16시05분 3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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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는 평화감각 상실"
천주교인천교구 정평위, 박노자 교수 초청 월례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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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인천 답동성당, 평화를 주제로 강의하는 박노자 교수(노르웨이 오슬로대학교 한국학과)


20일 오후 7시 30분 인천 답동성당에는 지난 19대 총선에서 진보신당 비례대표 1번으로 출마한 박노자 교수(노르웨이 오슬로대학교 한국학과) 강의를 듣기 위해 200 여명의 시민들이 모였다.
 
천주교인천교구 정의평화위원회(환경사목위원회, 노동사목위원회)가 주관하는 '월례미사 사람은?'의 세 번째 강의로 박노자 교수를 초청했다.
 
총선 이후 첫 공식 행사에 참석한 박노자 교수는 첫 화두로 '평화'를 꺼냈다. 박 교수는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뒤 대한민국에서 '평화'는 완전한 외국어로 인식될 만큼 아득한 단어가 됐고, 다시 복원하는 일이 절실한 시대적 과제라는 인식에 바탕을 두고 강의를 시작했다. 이날 주제는 '평화 이야기'다. 다음은 박 교수의 강연 내용.   
 
맞지 말고 너도 때려라
 
남한의 경쟁의식이 묵시적 세계관으로 자리잡고 있다.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는 것이 모든 사회 분야에 퍼져 있다. 이 경쟁은 곧 전쟁관에 다름 아니다. 사소한 교통사고에도 임전무퇴의 사고 방식이 작용한다. 작은 것에도 양보가 없는 사회로 치닫고 있다.

한국의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다음부터는 맞지 말고 때려라"고 가르친다. 이것이 양보 없는 경쟁사회가 불러온 한 단면이다. 한국민 90%는 수면부족이다. 피곤한 사회다. 약 20%가 자살 충동을 느낀다는 나라이다. 1990년대 초 동유럽 사회주의가 무너진 뒤, 동유럽 국가들의 자살률이 높다. 한국에서 자살률이 세계수준이라는 것은 뭔가 이상하지 않은가 싶다. 한 마디로 비극적인 이야기며 경쟁의식에서 벗어나는 게 이런 사회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다.
 
이명박 정부는 '준식민지관'에 기대

아울러 사회적 약자에 대한 접근 방법이 선진국의 척도이다. 그 척도는 아이들이 얼마나 행복한가에서 찾아볼 수 있다. 한국에서는 개인, 사회, 국가, 인류적인 평화 척도를 유지하지 못하고 있다. 타자에 대한 시선을 보면 확인되는데, 요즘은 한국 언론이 중국에 대한 인식으로 위협론을 유포해 확산시키고 있다. 주변 국가에 대한 시선도 경쟁적으로 보는 태도가 위협론으로 표현된 것에 불과하다. 외국인을 보는 한국인의 태도는 '가수 비, 태국 정복'이라는 언론 타이틀에서 확인된다. 상대를 경쟁상대로 보는 태도가 역설적으로 드러나는 한 예이다. 이러한 경쟁(전쟁)관은 평화관을 갉아먹는다.

특히 이명박 정부 초기에 해외기지건설 정책에도 마치 전쟁에서 싸워 생산기지를 점령한 것처럼 몇몇 보수 언론이 보도하는 태도에서 이명박 정부가 준식민지관을 갖고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곧 타자는 모두 위협의 대상, 그 위협을 정복해야 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있다는 뜻이다. 전쟁터가 이명박 정부에는 시장으로 바꿨을 뿐이다. 
 
부유한 독재는 문제 없고, 가난한 독재가 문제?

북한에 대한 남한의 인식 태도도 문제다. 약자에 대한 태도를 보면 평화에 대한 척도를 알 수 있다. 현재 한국에 가장 약한 대상은 북한이다. 동료 미국인 학자가 대구에서 사는 탈북자 가족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탈북자 가족은 자기 부모가 중국의 문화대혁명으로 북한으로 쫓겨나서 살다간 탈북한 가족이다. 한국에서 탈북 자녀들이 학교에서 놀지 못하고 늘 피곤하고 아이들과의 경쟁심으로 마음의 상처를 받았다. 탈북자 자녀가 하루는 선생님께 왜 우리는 북한 아이처럼 많이 놀지 못하느냐고 물었다고 한다. 선생님은 "그렇게 아이들이 노니까 북한이 망한 것이다"는 답을 했다고 한다. 그 탈북자는 북한의 밝은 측면도 알리고 싶다는 이야기이다.  

북한을 보는 태도에는 이데올로기가 존재하지 않는다. 곧 민주냐 독재의 문제가 아니다. 지금은 부유한 독재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북한의 독재는 너무 가난한 독재이기 때문에 문제인 것이다. 현재 남한은 빈부 기준을 보고 모든 것을 결정하는 가치관에 사로잡혀 있다. 경쟁관에서 비롯된 것이다.

북한에 대한 남한의 인식에는 제국주의적 발상이 들어 있다.  남한의 북한관을 분석하면 두 가지로 특징 지을 수 있다.
 
첫째가 경제적 인종주의에 기반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모든 것을 경제적 관점에서 출발해 재단하는 것이다. 북한은 밥도 먹지 못한다. 통일이 되면 거지떼들이 몰려 온다 등의 유포가 그 단적이 예다.

둘째는 한국적 오리엔탈리즘이다. 오리엔탈리즘의 동아시아 변종이 일본의 조선에 대한 식민지관이다. 곧 조선인이 지저분하고, 더럽다는 인식에서 일본의 문물로 변화시킨다는 담론이 식민지관이다. 마찬가지로 미국이 1950년대 중국민의 이민 방지법을 제정한 것도 일종의 오리엔탈리즘이다.
북한에 대한 남한의 태도도 똑같이 오리엔탈리즘이 지닌 인식과 똑같다.

탈북자들의 북한 사투리를 고치는 것이 가장 대표적 한국적 오리엔탈리즘의 예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인이 중국인에 대래 멸시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남한은 북한을 멸시와 차별의 대상으로 인식하고 있다.

셋째는 반성이 절대적으로 없는 데에서도 출발한다. 북한의 선군주의도 마찬가지다. 무조건이라는 담론이 군사주의 문화에서 잉태된 것이다. 한 예는 기업의 중견간부를 재교육하기 위해 해병대에 입소시키는 일과 해병대 훈련을 중도에 포기했다고 해고하는 일에서 찾을 수 있다. 남한의 군사주의적 문화가 결국 북한을 바라는 태도에서도 양보를 찾지 못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북한을 비역사적으로 보는 태도에서 벗어나야

이런 북한관의 문제는 오리엔탈리즘의 본질인 대상을 단순화하고, 비역사적으로 접근하는 데에서 찾을 수 있다. 앞서  1980년대 주한미군사령관이 한국민을 쥐떼로 부른 것도 대표적인 미국이 남한을 인식하는 오리엔탈리즘의 한 표현이었다.  

현재 한국의 주류보수는 비역사적인 관점에서 북한을 보고 있다. 본질화에 갇혀 모든 것을 역사를 벗어 던지고 단순화시키는 데에 혈안이 되어 있다. 북한의 초기 정권 수립 과정의 역사적 전개 과정을 이해하지 않고 접근하면 결국 멸시와 차별이라는 변종 경제적 인종주의와 변종 오리엔탈리즘에 갇혀 평화에로 진입은 요원해진다.

북한은 해방 뒤에도 농민이 80%를 차지하고 있었다. 따라서 보수적인 유교관이 지배적일 수밖에 없다. 그런 가운데 외부 사회주의와 유교가 결합된 사회가 현재 북한이다. 현재 북한 정권에는 퇴계의 성리학적 군주관도 반영되어 있다. 그리고 스탈린 독재사회주의도 결합되어 왜곡된 형태를 보인다. 북한 정권 형태의 역사적 원인이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스탈린 독재사회주의가 북한에 악영향을 미친 것은 사실이다. 이것도 그 역사적 원인을 찾아야 한다. 6.25전쟁으로 북한 전역이 초토화되고, 그로 인해 자기 보호 본능이 작동했다. 일종의 피해의식이다. 이러한 원인이 스탈린 독재사회주의로 받아들인 역사적 원인으로 자리잡게 된 것임을 파악해야 한다.

북한의 3대 세습만 문제 삼는 태도도 문제다. 한국에서도 세습이 많다. 학교, 기업, 교회 세습도 못지 않게 많다는 사실에서 출발해서 북한 3대 세습의 역사적 원인이 무엇인가를 분석하는 것이 대북정책을 마련하는 데에 유용할 일인데, 한국의 보수집단은 표피적인 비난만을 하고 있다. 이것도 자기우월성, 곧 경제적 인종주의에  기반에서 비롯된 것으로 파악된다.
 
평등의 주체로 보지 않는 경제 협력은 비윤리적 착취로 이어질 수도

따라서 단순한 대북정책 전환이 아닌, 대북한 인식 전환이 요구된다. 이명박 정부(2008-2012)는 노골적인 반북정책을 아마도 더 이상 지속시키지는 않을 것이다. 다음 정부는 대북경협 수준으로 다시 되돌아 갈 것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기본적인 대북관이 변화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곧 북한을 값싼 노동력의 창출로 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친소, 상부상조의 대상으로 변화되어야 한다.

현재 한국의 이데올로기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김대중 정부의 대북정책에도 최저노동력확보가 가장 중요한 측면이었다. 당시 중국에 밀리는 대기업들의 위기감이 반영되어 대북 경협 정책이 추진될 수 있는 동력이었고, 그 수준에서 김대중 정부에서 바라봤다.

이명박 정부는 보수를 총결집시키는 전술로만 대북 정책을 펼친 점도 있지만, 결국은 대북투자가 유망하지 않다는 대기업 정서가 반영된 것이 정확한 표현이다. 삼성은 대북투자에 참여하지 않았다.
 
한국 개신교, '부족종교'로 전락

현재 한국 개신교의 북한에 대한 인식도 문제다. '북한은 하나님을 제대로 믿지 않아서 배가 고프다'는 논리는 보편적 종교와는 거리가 먼 '부족종교'에서 나오는 이야기다.

보편 종교의 신은 우리와 그들에 대해 아무런 편향 없이 모두에게 같은 윤리적 법칙의 준수를 요구하지만, 부족종교의 신은 늘 우리 편이기 때문이기에 한국 개신교는 저쪽 마음을 판단하기 전에 이쪽 탈인간화 정도와 각종 참상들을 직시하고, 이쪽에서의 노동해방과 인간해방을 위한 투쟁이라는 형태의 집단적, 적극적 참회와 개선을 힘차게 시도해야 한다.

문이 닫힌 과정이 아니라, 해방적 과정에서 저쪽에 대해 균형 잡히고 미래지향적인 역사의식에 기반한 올바른 시각이 필요하다. 이것이 바로 평화를 지향해서 가는 길이다.
 
이날 박 교수 강의에서 남한 사회의 보수주류집단의 북한사회에 대한 인식이 변종 제국주의적 발상에 기대고 있다는 지적이 눈에 띈다. 박 교수는 경제적 인종주의와 변종 오리엔탈리즘이 한국 사회에서는 널리 펴져 있는 원인을 몰역사성에서 찾았다.

역사적 전개과정에 대한 이해 없이 외부적 자극에서 현재 대상을 파악하는 보수집단의 인식태도가 한국 사회에 부각된 것도 이명박 정부의 경제주의 우선에 편승해 맞물려 나타났다고 한다.
역사에서 앞뒤 자르고 현재의 단면만을 바라보는 그릇된 제국주의적 인식 태도가 남한 주류보수집단에서 널리 퍼져 사회 전반을 평화(균형) 감각을 상실하게 만든 원인이라고 파악한 것이다.
 
강의에 앞서 박노자 교수는 2,000일째 농성을 이틀 앞둔 '부평 콜트-콜텍' 농성장을 찾아 노동자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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