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동질의 답변을 이메일로 보내오셔서 대신 게재합니다.
<첫 번째> 진보신당 당원으로 활동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 혹은 기억은 무엇인가요? 당원들과 함께 나누고픈 이야기 혹은 지금의 후보를 만든 경험이 있으면 이야기 해주세요.
2009년 가을 신종플루가 대유행할 때였어요. 6살 우리 아이가 신종플루 증상이 있어서 구로에서 유일한 거점병원인 고대구로병원에 검사하러 갔었지요. 그런데 검사할 당시부터 선택진료 신청을 하라고 강요하더군요. 당시 정부가 지정한 거점병원은 3차 병원밖에 없었는데 대형병원에서는 관행적으로 선택진료를 강요하고 그 걸로 많은 수익을 낸다는 것을 알고 있었죠.
신종플루 같이 대량으로 국민건강을 위협하는 질병을 예방하자는 검사에서도 선택진료를 강요한다는 게 어이없기도 했고, 정부가 거점병원을 3차병원으로만 지정해서 국민들은 검사를 받는데에도 강제로 선택진료비를 내야한다는 게 부당하다고 불합리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저는 병원과 싸워서 진료신청서에 있는 선택진료 동의서를 쓰지 않고 검사를 받았습니다. 그런데도 병원에서는 선택진료비 4만 6천원을 징수했고 부당하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심판청구하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심평원에 부당진료 심사청구를 해서 4만 6천원을 돌려받았습니다.
그 후 구로 주민들 중에도 저와 같은 사람들이 많이 있을 것으로 생각해 구로당협 운영위에 이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그래서 구로당협에서는 고대구로병원 앞에서 선전전과 서명운동을 벌였고 현수막을 걸어 ‘신종플루 검사 특진비’를 돌려받고자 하는 주민들을 모집해 심사평가원에 집단 신청을 냈습니다. 구로당협의 그 운동은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되었고 이후 보건복지부에서는 거점병원 신종플루 검사에 특진비를 부과하지 않도록 권고조치하는 성과를 냈습니다. 더욱이 구로주민들 10여명이 특진비를 돌려받는 성과도 얻었죠.
예전 민주노동당에서 학교급식조례제정운동을 했던 것이 이후 무상급식, 보편복지의 시발이 되었던 것처럼, 생활 속의 의제를 찾아내고 당과 함께 지역주민들의 권익을 대변하는 운동을 벌였던 것이 정말 좋았습니다. 한 번의 사례이기는 하지만 당원들이 생활 속에서 발견되는 의제를 정치화하고 당과 함께 주민들의 삶 속으로 더 밀착하는 계기가 더 만들어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도 더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두 번째> 진보정치의 재구성을 목표로 창당했던 진보신당. 특히 작년 한해는 ‘새로운 좌파정당 건설’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대선까지 뛰어 왔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진보신당은 진보의 재구성을 목표로 창당했습니다. 그러나 당은 진보진영의 조직과 내용을 강화하지 못했고 일상적인 당 활동도 강화하지 못했습니다. 그 결과 2011년 진보정당 통합논의에 휩쓸리고 대규모 탈당사태까지 겪게 되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2011년 말에 출범한 4기 대표단은 당의 새로운 활로를 ‘진보좌파정당 건설’에 두었습니다. 이는 그동안 추진되지 못했던 진보의 재구성을 제대로 추진하는 과정이기도 하고 당의 고립을 새로운 정당 건설로 극복하고자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더욱이 실리주의와 우경화로 쏠려가는 통진당과 대별되는 좌파진영의 대단결을 모색하고 제대로 진보정치의 진지를 구축해보고자 한 것입니다.
그러나 진보좌파정당 건설은 총선 전 사회당과의 통합으로만 그쳤고 총선 이후 새로운 세력의 확대도 내용적 확장도 이루어내지 못해 유보되었습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니 새로운 정당 건설이라는 것이 우리의 절박함이 크다고 해서 가능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몇몇 좌파단체와 노동세력들과 만나는 것을 중심으로 추진해왔던 문제도 반성의 지점일 것입니다. 진보의 재구성이 목표로 했던 진보정치의 강화된 내용은 무엇이며 지금의 정치구조에서 진보파들이 만들어야할 새로운 정치는 무엇이어야 했는지, 그런 고민과 논의가 유보되었던 것이 가장 큰 문제였던 것 같습니다. 진보좌파정당 건설을 우리 또한 세력확대 중심으로 사고하고 추진했던 점을 가장 크게 반성해야 할 것입니다.
특히 대선에서 노동자민중후보에 동의하는 세력들과 공동대응을 함으로써 이후 진보좌파정당 건설의 초석을 놓고자 하였으나 공동대응이 실패했습니다. 공동대응을 함께 하고자 했던 외부세력들과 대선의 목표나 상이 매우 달랐고 이를 제대로 설득하거나 조직했어야할 당의 역량이 부족했습니다. 당이 주도적으로 대선을 치루지 못하면서 대선시기 당내 혼란과 갈등이 격화되었습니다. 특히 당의 후보를 내야한다고 생각했던 당원들의 탈당과 후보출마, 선본 구성 등은 그 진정성이 무엇이었든 당의 기본질서를 어지럽히는 잘못된 행위라 판단합니다.
세 번째> 지금 진보신당이 해야될 일이 한 두 개가 아니죠. 그런데 후보가 생각하는 지금 가장 시급한 일이 무엇인가요?
우리가 건설하고자 하는 새로운 정당, 진보좌파정당은 어떤 이념과 성격을 갖는 정당이어야 하는지, 어떤 정치활동을 해야 하는지를 논의하고 정리하는 것입니다. 이는 새로운 정당 건설이 되지 않더라도 우리는 어떤 정당이어야 하며 어떤 활동을 해야하는지를 당원들과 함께 논의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과정이 될 것입니다. 2011년 통합논의를 거친 이후, 대중정치인들이 탈당한 이후, 사회당과의 통합 이후, 지금까지 우리 당은 당내 이질적인 요소들이 크게 드러났고 이런 생각의 차이를 극복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과정자체가 없었습니다. 당원들의 생각을 공론화하고 최대 공약수를 찾아가는 과정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지역 당부의 상태를 점검하고 지역조직 강화방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특히 거점운동과 더불어 지역에서 일상적으로 꾸준히 실천할 수 있는 정치기획을 마련하고 중앙과 지역이 서로를 격려하면서 가야합니다. 이 과정을 통해 서서히 대중정치를 강화해가고 당원들의 자존감, 자신감을 회복해가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너희는 모이기에 힘쓰라!”는 말은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한 말이지만 지금 우리에게도 의미있는 말인 것 같습니다. 크든 작든, 교육이든 토론회든 놀이든 당원들의 모임을 만들고 당원들의 말과 아이디어를 모아나갔으면 합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