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기 서울 서부권(서대문, 마포, 은평) 전국위원 일반명부에 출마하는 기호 1번 은평당협의 조승현입니다.
여러모로 부족한 제가 전국위원에 다시 출마하면서 어느 노교수님으로부터 들은 다음과 같은 이야기로 출마의 변을 시작하고자 합니다.
오래전 과분하게도 저를 많이 아껴주시던 노교수님이 계셨습니다.
그 교수님은 5.16 군사쿠데타를 구국의 결단이라고 생각하시는 분이라서 저와 정치적 성향은 극과 극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본인의 전공 분야를 승계하기를 바라셨고 제가 그럴 수 없음을 항상 아쉬워하셨습니다.
그러던 중 제가 교수님과 헤어지게 될 무렵 교수님께서는 제게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들려주셨습니다.
1950년 교수님의 고향 마을에는 효자에다 품행이 바르고 성실해서 온 동네 사람들의 칭찬을 듣는 형님이 한 분 계셨습니다.
그런데 전쟁이 터져서 북한군이 마을을 점령하고 난 후에 그 형님은 빈농이라는 이유 때문에 원하지 않게 인민위원회에서 일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잠시 후 인천상륙작전으로 전세가 역전되어 그 형님을 비롯하여 북한에 부역한 사람들은 국군에 의해 붙잡혀서 즉결처분을 기다리게 되었습니다.
그 상황에서 마을 사람 모두가 그 형님을 어떻게 해서라도 살려야 한다는 데에 뜻을 모았습니다. 그래서 모두 국군 지휘관에게 몰려가 그 형님을 살려달라고 애원을 했고 지휘관은 고심 끝에 그 형님이 ‘대한민국 만세’를 외치면 살려주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국군과 마을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에서 그 형님은 ‘대한민국 만세’만 외치면 풀려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즉결처분을 기다리며 앉아 있는 다른 부역자들 앞에 선 그 형님은 ‘대한민국 만세’를 외치려다 순간적으로 다른 부역자들을 쳐다보았습니다.
그리고 잠시 후 그 형님은 놀랍게도 ‘대한민국 만세’가 아니라 ‘00000 만세’를 외쳤습니다. 그 결과 그 형님은 다른 부역자들과 함께 총살형에 처해졌습니다.
이 이야기를 제게 해주시면서 노교수님은 다음과 같은 말을 덧붙이셨습니다.
그날 그 형님의 모습을 보면서 자기 생애에 단 한번 인간에 대한 믿음을 가져 보았다고.
2010년 6.2 지방선거에서 심상정 경기도 지사 후보가 국민참여당 유시민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하고 사퇴하면서 시작된 이른바 ‘통합국면’, 작년 4.11 총선에서 정당득표 1.13%를 획득함으로써 법적으로 정당등록이 취소된 상황, 지난달 치른 대선에서 당의 후보조차 내지 못 한 어려운 현실 속에서 힘들고 고통스러울 때마다 저는 노교수님이 제게 들려주셨던 이야기와 그 의미를 되새김질 해 봅니다.
아마 현재의 우리 처지를 비유하자면 다음과 같은지도 모릅니다.
저 멀리 지평선 끝에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는 이야기가 오래전부터 우리를 매혹시켜 왔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지평선을 향해 나아가도 지평선의 끝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지쳐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습니다.
지평선의 끝에는 결코 도달할 수 없다고. 따라서 더 이상 힘들게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저는 그런 분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아마 우리는 영원히 지평선의 끝에 도달하지 못 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앞으로 계속 나아가면 설혹 지평선의 끝에 도달하지는 못 하더라도 조금이라도 더 가까워질 수라도 있지만 그냥 이 자리에 주저앉으면 우리는 영원히 지평선 끝에 가까워질 수조차 없다고.
판도라의 상자 밑바닥에 놓인 희망만이 수 만 개의 온갖 불행과 재난을 이길 수 있는 유일한 힘이기에 우리는 누군가에게 희망의 증거가 되어야 합니다.
아니, 최소한 자기 자신에게라도 희망의 증거가 되어야 합니다.
암울한 이 땅의 현실 속에서 고통 받고 있는 이들에게 희망의 증거가 되는 진보신당을 만들기 위해서 전국위원이 되면 저는 다음과 같은 일을 하고자 합니다.
1. 당원 여러분들과 소통하는 전국위원이 되겠습니다.
(1)최소한 분기별로 1회씩은 각 당협 행사에 참여하여 당원 여러분들의 의견을 청취하겠습니다.
(2)전국위원회가 열리기 전에 이미 제출된 안건들에 대한 저의 입장을 표명하고 그에 대한 당원 여러분들의 의견을 듣고 반영하도록 하겠습니다.
(3)전국위원회가 끝나고 난 후에 각 안건에 대한 저의 표결 내용과 이유를 공개하고 그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지도록 하겠습니다.
2. 전국위원회 회의에 불참하지 않으며 항시적으로 당원 여러분들의 제안을 게시판이나 전화로 수렴하여 전국위원회에서 당의 발전을 위한 안건으로 발의하도록 하겠습니다.
3. 내년 지방선거 때까지 불어올 2차 정계개편의 태풍 앞에서 당원 여러분들이 주체가 되어 원칙 있는, 제대로 된 진보좌파정당을 건설할 수 있도록 그에 맞는 계획을 제출하고 앞장서서 실천하겠습니다. 특히 당명 제정과 관련하여 당원 여러분들의 의사가 직접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4, 기존의 보수정당이나 자본주의 정당과 다른, 우리가 만들고자 하는 새로운 대안 사회의 모습을 (맹아적이라도) 구현하는, 진정으로 당원이 주인 되는 당원 주도형 정당을 만들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가능하도록 진보좌파정당의 당헌당규를 그에 걸맞게 제정하고 그러한 당헌당규에 입각하여 당의 구조를 새로이 만들도록 하겠습니다.
5. 앞으로 도래할 세계적인 경제 위기와 박근혜 정권의 반(反)노동자, 친(親)재벌 정책으로 말미암아 몇 년 안에 발생할 가능성이 큰 대중들의 대규모 생존권 투쟁에 당이 능동적으로 대처하여 당을 발전시키는 계기를 만들 수 있는 계획을 제출하고 그에 대비하도록 하겠습니다.
6. 내년 지방선거에서 당이 한걸음 더 도약할 수 있도록 당원 여러분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그에 맞는 구체적 계획을 만들고 실천하도록 하겠습니다.
서울 서부권(서대문, 마포, 은평) 전국위원 일반명부에 출마하여
기호 1번
조승현 올림
*경력
- 대조국민학교 졸업
- 서대문중학교 졸업
- 대신고등학교 졸업
- 전두환, 노태우 정권에 맞서서 학생운동
- 인천에서 노동운동
- 전)노동정책연구소 연구원
- 진보누리에서 활동
- 현)은평당협 운영위원
- 현)진보신당 제2기 전국위원
- 현)진보좌파정당추진위원회 위원 겸 강령당헌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