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종로 중구지구당의 47세된 아줌마당원입니다.
진보신당 당원이 된지는 2년 정도 된것같은데 말그대로 당원일뿐 아무일도 한 적이없어 글을 쓸까 말까 망설이기도 했습니다.
결혼하고 20여년을 집과 일터밖의 세상은 잘 모르고 살아온 무지한 아줌마지만 내 아이들이 앞으로 살아갈 세상이 지금보다 나아져야된다는 한가지 생각만으로 진보신당을 믿고 한발이라도 가까이가서 일하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지난번 지방선거때 고미숙 후보를 지지할때까지만해도 이웃집 애엄마들한테 자랑하면서 다녔습니다.
저에 대해 의아해하긴 했지만 그들도 진심으로 진보신당에 호감을 갖고 있었지요.
십칠팔년을 한동네에서 아이들 키우며 살아온지라 살림살이나애들얘긴 늘 하면서지냈지만피차간에 선거와 정당의 정책에 대해관심을 보인건 처음이었는데 진보신당에 대해 아무런 편견 없이 호감을 갖는것에 내심 놀랍기도 했습니다.
진보신당이 시간이 좀 걸려도순수하고 정직한 진보정당으로 커갈 수 있겠다는 희망도 가져봤구요.
먹고사느라 정신없는 날들이지만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싶어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있었는데 요즘 논의되고 있는 합당 문제에 대해 의아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불과 20년 전까지만해도 진보정당얘기를 하면 빨갱이취급을 하는 일이 많았는데 지금 우리 주변의 사람들 인식과 사회적인 관심이 많이 달라져 있는걸 보면 대단한 발전이 아닌가요? 국회에 진출하고 정권을 바꾸는 것이 가장 큰 목표겠지만 진보신당이 당의 정직한 이념과 실천력을 훼손당할지도 모르는데 꼭 의원을 지금 만들어야 하는 이유가 뭔가요?
현실 정치에 몸을 담고 무엇인가 이뤄보겠다고 했던 예전의운동가들이 국회의원이 되어 민주진영에 무슨 도움이 되고 있으며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들편에서 얼마나 헌신을 하고 있나요?
변질된 그들의 모습이 여실히 드러난 지금 합당까지 해서 우리가 이루고자하는 건 뭔가요?
이제 겨우 3년인데 성공과 실패를 얘기하긴 이르지 않나요?
제가 먹고사느라 정신없었던 그세월동안 개인의 영달을 뒤로 하고밑바닥부터 진보신당을 다져 오신 활동가들께 저는 늘 부끄러운데 그 땀과 노력을 헛되이 정치판에 던져버릴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너무 안타깝습니다.
천천히 확실하게 진보운동을 하는 것이 오히려 빠른 발전을 가져올 수있다고 생각합니다.
진보신당의 기반은 지금도 우리가까운데서 생존권을 수호하기 위해 땀흘려 싸우고 계신 정규직,비정규직 노동자분들과 밥벌이에 바쁘면서도 그 현장에 뛰어다니며 물심양면으로 애쓰고 계신 많은 당원분들,그리고 인식의 변화로 우리에게 용기를 주고있는 옆집 애엄마들이지 불안한 국회의 의석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열심히 활동해오신 대의원 여러분들과 당대회의 주체이신 분들께서 많이 고심하고 계시겠지만 아무것도모르는 일개 당원의 의견으로 미뤄놓지 마시고 한번쯤 생각해 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몸과 생활이 당원보다 대중에가까운 제가 감히 이런 용기를 낸 이유는 지루한 장마처럼 긴 지금 논의가 어서 끝나고 새로이 힘을 모아 우리의 진보신당 당원으로 신나게 활동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