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그리고 광화문광장

by 한이슬 posted Aug 19,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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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전 광화문이 복원돼 일반에 개방됐습니다.

관악당협 이기중 사무국장이 4대강사업 중단촉구 1인시위에 나선 8월19일.

1인시위를 기록한 뒤 짬을 내 광화문광장 일대를 둘러보며 눈에 띄는 장면들을 담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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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는 분수가  들어서 있고 그 앞에는 물이 샘솟아오르는 '또랑'이 있습니다.

이게 '역사의 물길'이라고 이름 붙여진 시설물입니다.

이 물길은 아래 사진처럼 광화문네거리를 거쳐 청계천으로 이어진다고 합니다.

물론 서울이 이 나라를 대표하는 최첨단의 도시라고는 하지만

그 복판의 물길까지 '인공'이어야 하는지... 가슴부터 답답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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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왜 '역사의 물길'이냐...

이 또랑에 연결된 좀더 넓은 말 그대로 '물길'에 역사가 기록돼 있기 때문이지요.

아래 그림이 그것인데요... 가만히 보시면 물길 바닥에 깔린 돌덩이에 글씨가 새겨져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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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단위로, 그 해의 가장 중요한 사건을 새겨놓았는데 광화문광장이 조성된 2008년이 기록의 종점입니다. 

그해의 가장 중요한 사건은 '숭례문화재, 이명박 취임, 이소연 국내최초 우주인, 광화문광장 착공'이라는군요.

누구의 판단인지도 알 수가 없고요.

  

IMG_6257.jpg

 

아무튼 기록은 2008-2007-2006-2005... 1년을 한 마디로  과거로 주욱 거슬러 올라갑니다.

그 시발점을 따라가보니 첫돌에는 '1392 태조즉위 조선건국'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고조선? 신석기? 구석기? 나름대로 시발점이 어디일지를 짐작하며 걸었더니

조선왕조 창건으로 드러나는 순간 좀 의아해졌습니다.

하지만 다음 순간 이 광화문터가 맨처음 조성된 것이 다름 아닌 조선시대였다는 사실을

떠올리고 나니 그럭저럭 고개가 끄덕여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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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이르러 주변을 둘러보니 그 동안 변모를 거듭해온 광장의 자태가 한 눈에 들어옵니다.

그나마 지금은 요란한 화장을 지운 소박한 모습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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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친 걸음으로 광화문 앞에까지 다가갔습니다.

텔레비전화면으로 여러번 봤습니다만....

가까운 발치에서 복원된 광화문의 맨살을 직접 보니 거북한 느낌이 밀려들었습니다. 

세월의 더깨라고는 눈꼽만큼도 찾아볼 수 없는 그 번질번질함 때문이었을 겁니다.

하긴 본래의 광화문도 맨처음 지었을 때는 이와 비슷한 모습이었겠죠.

아무튼 2010년 여름, 광화문에서는 '역사'가 여러 모로 고생하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