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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15 (목요일)

[논평]특화거리 조성 약속 뒤집고 개장하는 DDP

특화거리 조성 약속 9개월만에 전면 철거 협박, 서울시 말바꾸기 달인되려나

오늘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중 공원일부가 개장된다. 문화재가 발굴된 지역을 문화재연계 공원으로 조성하여 개방되는 것이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동대문운동장 철거 후 처음으로 공개되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 건립 사업의 첫 단추인 셈이다.

하지만 서울시는 애초부터 사회적 여론은 아랑곳없이 밀어붙이기로 시작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진행과정에서도 많은 문제점을 낳고 있다. 이미 널리 알려진 설계자인 자하 하디드의 설계비용 추가부담은 논외로 하자.

진보신당 서울시당이 지적하고 싶은 이야기는 노점상의 이야기다. 2008년 11월 18일, 동대문운동장서 장사를 하던 128개 노점이 철수를 했다. 이는 서울시가 성동기계공고 옆 도로면을 노점특화거리로 조성하고 최장 10년까지 장사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약속이 있기 때문이었다. 이는 서울시가 도시빈민의 생계수단으로서 자리잡은 노점을 단순히 '불법'여부'로만 판단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했기 때문에 나온 결과다.

그렇게 옮겨간 동대문 노점상들이 불과 9개월만에 또다시 철거의 위기에 처해있다. 바로 DDP사업 때문이다. 이미 동일한 사업때문에 생계터전을 옮긴 이들에게 또다시 자리를 비우라고 요구하는 것이다. 이유인즉, 그 자리에 섬유연구센터를 지어야 하고, 또한 주차장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진보신당 서울시당이 이와 같은 과정에서 짚고 싶은 문제는 두가지다.

하나는 서울시의 행정이 보여주는 일관성의 문제다. 불과 9개월만에 10년간의 특화거리 조성약속을 뒤집을 수 있다면 이는 정상적인 행정절차는 아니다. 문서상의 합의서가 없다고 하더라도, 양자가 합의한 내용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면 이는 그 자체로 서울시의 일방적인 약속파기다. 이유를 따져묻는 노점에게 서울시는 15일 새벽 철거를 진행하겠다는 최후 통첩만을 던진 상태다.

이와 연관된 두번째 문제는 노점에 대한 서울시의 인식자체다. 사회경제적 약자인 노점을 법률상 불법 운운하며 일방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은 공공기관의 도의상 맞지 않는다. 노점은 마땅한 생계수단이 없는 도시 빈민이 택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자활의 통로다. 서울시나 정부가 해야될 국민의 생존 문제를 개인에게 떠맡긴 것 만으로도 지탄의 대상인데, 자활의 공간마저 빼앗는 것은 부적절하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런 권력 관계의 약점을 바탕으로 약속을 손바닥 뒤집듯 바꾸는 서울시의 행태다. 속된 말로 하자면, 이런 행태는 동네 양아치도 하지 않는 차렴치한 행태다.

자세하게 살펴보자. 작년 11월 노점이주를 합의한 후, 서울시는 기존의 노점이 규격에 맞지 않으니 별도의 부스를 만들라고 했다. 해서 노점마다 320만원의 사비를 들여서 부스를 맞춘 것이 지난 12월이 일이다. 4억원이 넘는 돈이 사용되었다. 그런데 지금은 도로교통법상 불법적치물이라고 이를 철거하고 있다. 황당한 일이다. 더구나 현재 기계공고 옆길은 '도로'가 아니라 '체육용지'로 지목이 되어 있다. 스스로 법률관계도 정확하게 모르면서 막무가내 철거를 진행하는 것은 물론이고 재산상의 피해를 주고 있는 것이다.

또한 현재 농성중인 노점상에게 서울시는 '이주하라'고 요구하면서, 이주하고 싶은 곳을 지정하라고 한다. 해서 이주지역을 제안하면 이러저러해서 안되니 다시 지정하라고 요구한다. 벌써 이런 과정이 수차례 반복되었다. 뭐 하자는 짓인가. 차라리 서울시에서 대체지역을 복수로 지정하고 이 중 한곳을 선택하라고 요구하는 것이 정상적이지 않은가.

현재까지 농성중인 노점은 85개로 불과 9개월동안 40개가 넘는 노점이 사라졌다. 단 하루도 노점을 하지 않으면 먹고 살수 없는 이들이기에 말도 안되는 서울시의 행태에도 변변하게 저항하지 못하는 것이다. 결국 서울시의 노점정책은 그야말로 제멋대로에 안하무인격인 '말려 고사시키는' 방침말고는 아무런 원칙도 없는 듯 보인다.

그렇게 마련된 공간에 화려한 DDP가 만들어진다. 청계천 상인을 밑거름으로 만들어진 청계천 복원 사업, 동대문 노점상을 밑거름으로 만들어진 DDP. 서울시의 모든 시책사업은 이처럼 약자의 권리를 덮고 만들어 지고 있다.

피가 묻은 장미꽃이 보여주는 아름다움에는 희열이 아니라, 슬픔만이 있을 뿐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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