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상권조사보고서도 무시한 서울시, 차라리 권한을 반납하라

by 서울시당 posted Mar 10,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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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SSM 사전조정협의 권한, 차라리 반납하라

 

- 사전조정 완료 0건, 있으나 마나한 사전조정협의 권한

- '지역 상권의 생존에 영향을 준다'는 상권분석보고서도 무시

- 경제살리기 특별훈령, 각종 시범사업 ... 권한없이 못하는 것이 아니라 의지의 문제

 

 

 

오늘 가락시장에 입점하려는 롯데슈퍼 측과 입부에 반대하는 상인간의 충돌로 상인 및 대책위 소속 4명이 경찰에 연행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송파구 가락동의 경우에는 지난 해 8월 12일 개점일시 정지권고가 내려졌고 지난 11월 19일 서울시 주관의 사전조정협의회에서 합의조정이 결렬됨에 따라 중소기업청에서 조정협의를 하고 있는 곳이다.

 

아쉬운 것은 이 과정에서 아무런 조정권한이 없는 상황에서도 최소한의 중립적인 자리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사실상 대형마트의 편을 들었다는 것이다. 서울시가 중소기업청에 보낸 의견이 그렇다.

 

진보신당 서울시당이 지난 2월 서울시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작년 법개정 이후 서울시의 사전조정협의회에서 다루어진 사안은 전체 22건(홈플러스 11, 이마트 7, 롯데 2, GS 1, 농협 1에 달한다. 이중 3건만이 재심의가 되었다가 결국 작년 12월 합의조정결렬이 되고 말았다. 정리하자면, 서울시의 사전조정협의회를 통해 합의조정이 된 곳이 단 한곳도 없다는 말이다.

 

총 22건에 달하는 사업지역이 모두다 중소기업청으로 이전되었다. 그 과정에서 소요된 시간이 최소 5개월에서 8개월에 달한다. 애초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을 위해 마련된 조정절차가 이쪽과 저쪽에게 모두다 피해를 주는 양상으로 가고 있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오늘 가락동에서 벌어진 일은 충분히 예견되었던 일이다.

 

문제는 작년 법개정 이후 서울시가 야심차게 도입했던 상권분석전문가 풀을 통해 중립적인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최대한 합의를 이끌겠다는 서울시의 계획이 100% 무의미해졌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한국리서치, 동서리서치, 현대리서치연구소와 협약을 맺고 사전조정신청이 들어온 지역에 대한 상권영향보고서를 내왔다. 여기에 소요된 예산이 5천2백만원이다.

 

그런데 실제 협의과정에선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보고서였다는 것이 담당 부서 공무원의 말이다. 그도 그럴 것이 어떤 구속력도 없는 보고서의 내용으로는 양쪽다 만족시키기 어려웠을 것이다. 해서 서울시는 아무런 법적 권한이 없다며 억울해 한다.

 

하지만 진보신당 서울시당은 이를 법적 권한 이전에 서울시의 의지 문제라고 본다. 그리고 최근 논란이 되는 문제의 핵심에도 법적 권한 문제 이전에 서울시가 지역의 생활경제 보호를 위한 의지가 있느냐 없느냐라는 쟁점이 있다. 일례로 서울시는 작년 1월 ‘경제살리기 특별훈령’을 통해 재정의 조직집행 및 사업 시행과정에서의 면책을 발표한 바 있다. 또한 서울시가 발표한 공공관리자 제도 역시 관련 조례가 개정되기도 전에 시범사업 명목으로 11개 지역에서 진행하고 있다.

 

더구나 평창동에서 진행된 상권분석보고서에 따르면, 입점예정지의 반경 500미터를 영업하고 있는 19개 점포는 생존에 지대한 영향을 받을 정도로 큰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상인들의 조사결과가 아니라 서울시가 선정한 리서치 전문가의 말이다.

 

 

◈ 당연히 SSM이 입점한다면 이 상권에서 핵 점포 역할을 하면서 거주민들을 흡인하게 된다. 때문에 동선 상에 있으면서 SSM이 취급하는 경합 품목이 아닌 극히 일부 업종(꽃집이나 약국, 부동산중개업소 등)은 미미하나마 긍정적인 효과를 볼 수 있으나,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대부분의 업종(종합소매업과 음․식료품점, 그리고 잡곡을 겸한 떡집과 제과점 등)은 커다란 위협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

 

◈ 따라서 본 상권 내 종합소매업과 음식료품소매업, 그리고 잡곡을 겸한 떡집과 제과점(브랜드력 있는 제과점은 영향이 미미하여 제외) 등 19개 점포 중 14개 점포는 평균 약 40% 내외의 매출하락을 겪을 것으로 예상됨(14개 점포 설문지 참조)

 

◈ 이러한 설문 결과는 실제 기입점한 곳의 중소상인실태조사 결과와도 맞아떨어지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SSM 입점 이후 소매업체의 평균 매출액은 34.1%가 감소됐으며, 경영적자 상태의 업체는 39%였다고 조사한 결과와 같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본 상권 내 SSM 입점은 여러 중소상인을(1차 상권 내 19개 점포/ 2차 상권 내까지는 34개 점포) 폐업 또는 경영악화라는 최악의 결과를 낳을 것이므로 SSM의 입점은 매우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 영업시간제한이나 영업품목 제한, 그리고 배달 제한 등 실질적인 사업조정이 이루어져야 할 당위성이 여기에 있다.

 

                           <평창동 상권분석 보고서, 2009. 11> 조사자 의견

 

 

아마 다른 지역의 상권분석보고서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 본다.

 

그런데 서울시가 이와 같이 자신의 예산을 들여 실시한 보고서의 입장과 다른 소리를 내는 것이 과연 권한의 유무로 이해될 수 있는 일인가?

 

진보신당 서울시당은 차라리 서울시장이 현행법 상의 사전조정협의 권한을 더 이상 행사하지 않겠다는 ‘행정 모라토리엄 선언’을 해야 한다고 본다. 서울시가 지역상권 보존에 오히려 발목잡기나 하고 있는 모양새가 우스꽝스럽다.

 

더욱이 서울시의 사무전결처리 규칙에 따르면, 서울시장은 ‘새로운 정책과 주요 시책사업의 기본방향에 관한 의사결정’(제4조)에 대해 반드시 결재하여야 한다. 작년에 법이 개정되어 실시된 서울시의 사전조정협의는 사실상 새로운 정책의 과정이므로 시장의 결재 사안이여야 하지 않을까.

 

아니, 백번 양보해서 시장이 의지만 있다면, 그리고 담당 부서에서 동네 상권에 대한 상식적인 철학만 있다면 동네에서 주민들간에 싸움이 벌어지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서울시 경쟁력강화본부의 각성을 촉구한다.

 

2010. 3.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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