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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3.24.(수)

[논평] 원희룡의원의 재건축연한 축소 공약은 또 다른 뉴타운 계획이다

원희룡 의원, 지금 문제가 되는 뉴타운재개발에 대해 말을 하라


오늘 한나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 중 1인인 원희룡의원이 주거관련 공약을 내놓았다. 예의는 아니지만, 타당의 예비후보에 대해 논평을 해야하는 이유는 이렇다.

원희룡의원이 내놓은 재건축연한 축소 요구는 작년 8월부터 현재까지 서울시의회에서 4차례나 논의되었으나 보류된 사안이다. 그 만큼 시의회 내에서도 논란이 되고 있거니와, 그렇게 개발 좋아하는 서울시조차도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은 안이다. 진보신당 서울시당은 이와 같은 정황에도 재건축연한 축소와 관련 중요한 논의가 소위 공약이라는 이름으로 우회상장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믿는다. 이에 공개적인 논평을 내게 되었다.

본론으로 들어가서, 원희룡 의원의 주택정책은 앞뒤가 맞지 않는 괴기소설 같다. 용산참사 문제나 장기전세주택의 문제점을 제대로 짚어놓고도 해결책은 엉뚱하게 나가버렸다. 하나씩 짚어보면,

첫째, 재건축연한을 30년의 축소하겠다는 것은 제2, 3의 뉴타운 사업에 다름아니다. 현행 40년 기준을 30년으로 낮추게 되면 현재 재건축대상 세대수의 47%에 해당되는 79, 799세대가 추가적으로 늘어나게 된다. 이미 2004년 기본계획에 예정되어 있는 재개발지역(1187ha)만 지난 1973년부터 2003년까지의 면적(1007ha)을 상회하고 있다. 더이상 뉴타운을 하기 어려우니, 이제는 재건축을 마구잡이로 하자는 것인가.

둘째, 원희룡의원은 재건축 대상 주택이 강남에 몰려 있다고 하지만 이는 서울의 재개발역사를 알고 있다면 당연한 사실이다. 박정희 정권이 밀어붙이기식 강남개발을 밀어붙인 것이 70년대 서울의 모습이었고, 이에 따라 그 당시 지어진 강남권에 재건축 물량이 모여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역사적 결과를 마치 강남북의 격차로 해석하는 것은 전형적인 견강부회다.

세째, 현재 콘크리트 건축물의 내구연한은 최소 60년이다. 그런데 이를 30년으로 낮추겠다는 것은 멍쩡한 집을 허물어 새집을 짓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원희룡의원은 바다모래 운운하며 안전성을 염려하지만, 괜히 안전성진단을 실시하는가. 문제가 있는 주택은 노후연한을 낮추지 않더라도 현재의 제도를 통해서도 충분히 재건축이 가능하다.

네째, 끼워넣기식 임대주택은 안된다. 원희룡 의원은 역세권 주변의 용적률 인센티브를 통한 임대주택 건설 및 학생들을 위한 원룸 공급을 말하고 있다. 이런 주장을 하려면 최소한 현재 서울시가 하고있는 '역세권 시프트 공급방안'이나 '유스하우징 공급계획'을 검토나 하고 말하는 것이 옳다. 왜냐하면, 단순한 공급정책만 놓고 보자면 원희룡의원이 말하는 2가지 정책은 모두 서울시에서 추진하고 있거나 추진계획을 발표한 것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수요자의 사회경제적인 조건에 맞게 주택을 공급할 수 있을까 하는 점이지 단순하게 집만 만든다고 주택난이 해소된다고 믿는 것은 지나치게 순진한 생각이다. 한 예로 역세권 공급 임대주택은 최소한 2억 이상의 전세자금이 필요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런 주택에 저소득층이 어떻게 입주할 수 있는가.

그런 점에서 보자면, 이번 원희룡의원의 발표는 오세훈 현시장과는 다른 서울시정의 모습을 보여주었던 초기의 모습에 비춰 당혹스럽다. 하지만 오세훈 시장과 원희룡의원의 차이가 사실상 같은 한나라당 소속이라는 공통점에 비해 아무것도 아니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방증이라고 생각하면 크게 당혹감을 느낄 필요가 없을 것 같다.

현재 서울시 주택정책의 핵심은 미래의 주택공급계획이 아니다. 그것도 중요하지만 지금 당장 곳곳에서 진행되는 마구잡이식 뉴타운재개발을 어떻게 관리할 것이냐가 핵심이다. 졸속적인 주민동의서 징수, 관리처분인가의 부실 등으로 지금의 뉴타운 재개발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과 같은 상황이다.

지금 당장의 처방없는 서울시 주택정책은 그야말로 장미빛 청사진에 불과하다. 역시 한나라당 답게 과거 뉴타운 광풍에 미련을 못 버린 원희룡의원이 안타깝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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