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교통카드에 대한 서울시 감사, 또 꼬리자르기식 인가?

by 냥이관리인 posted Apr 10, 2013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논평] 교통카드에 대한 서울시 감사, 


                                또 꼬리자르기식 인가?

- 중대한 귀책사유 적발하고도 솜방망이 처벌...12명 중 절반은 퇴직으로 징계 불가

- 서울시 제1대 주주 지위 훼손, 미승인 증자 및 자회사 설립 등 방치 ... 그나마 반쪽짜리 감사보고서 공개

- 치명적인 감사에도 불구하고 도시교통본부 교통정책과장 승진인사 이뤄져, 진보신당 "서울시의 감사불감증 정도가 심하다"


서울시가 교통카드 사업을 독점하는 한국스마트카드사에 대한 감사 보고서(http://gov.seoul.go.kr/archives/27666)를 내놓았다. 지난 8일 서울시 홈페이지를 통해서다. 그동안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었던 것에 비하면 극히 조심스러운 공개인 셈이다. 특히 해당 감사는 작년 재계약을 앞둔 6월과 11월에 실시되었기 때문에, 한국스마트카드사와의 재계약에 중대한 평가 기준이 될 터였다. 그런데도 이 결과를 공개하고 있지 않다가, 5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은근슬쩍 공개한 서울시 속내가 궁금하다.


하지만 내용을 살펴보면 서울시의 속앓이가 이해도 된다. 왜냐하면, 그동안 한국스마트카드사에 대하여 진보신당서울시당을 비롯하여 시민사회단체가 제기한 의혹들이 대부분 사실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감사결과에 따르면, 지적재산권 미확보, 자기자본금 미납, 전환사채 발행 미승인, 우선주 발행 미승인, 대중교통발전기금 출연 의무 미이행, 계약직 공무원 채용 부적정, 택시요금 카드결제 사업 보조금 집행 부적정 등 총 14가지 사항이 부당하다고 지적되었다.


사실상 총체적인 부실이다. 일차적으로는 한국스마트카드사의 부실함때문이지만 궁극적으로는 이를 관리감독해야 하는 서울시 도시교통본부의 부실인 셈이다. 


세부적인 내용을 보면 가관도 이런 가관이 없다. 2003년 시장방침으로 신교통카드 시스템 구축시 지적재산권을 서울시가 소유하도록 정했는데도 해당 부서는 임의적으로 소유권을 양보했다. 게다가 당초 501억원의 자기자본금 납입을 지키지 않았는데도 서울시는 이를 감액해주었다. 통상적이었으면 계약 해지 사유에 해당하는데도 말이다. 게다가 전환사채를 발행하는데 협약서 상의 서울시 승인을 득하지 않았고, 아예 업체쪽 사람을 신교통카드 시스템을 담당하는 과장으로 채용하여 업무를 맡겼다.


심각한 것은 그동안 서울시가 전체 주식의 35%를 가지고 있는 1대 주주이기 때문에 공공성확보에 문제가 없다는 주장 역시 거짓말이었다는 점이다. 실제로 한국스마트카드의 2대 주주인 LG CNS는 승인도 없이 증자를 반복해서, 자기 지분을 31.85%까지 늘린 것은 물론이고 계열사의 지분 2.92%와 (주) 에이텍의 우호지분까지 합치면 44.95%까지 높아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LG CNS는 이런 우월적인 지위를 통해서 인건비 과다계상, 기술료 등 과다 계상, 컨설팅 계약 몰아주기 등 부당거래를 일상적으로 자행했다. 


게다가 사실상 스마트카드사에 대한 간접지원이었던 택시 카드결제 사업 보조금 지급은 면허취소를 당하거나, 법규 위반차량에도 지원해서 1억 4천만원이 넘는 돈을 부당지급하기까지 했다. 


한마디로 총체적인 부실에다가 총체적인 비리이다.


그런데, 서울시는 이런 감사결과를 지금까지 숨기고 있다가 작년 연말 한국스마트카드사와 계약연장을 끝낸 지금에서 공개했다. 당연히 그 의도가 순수하지 못하다는 것을 삼척동자도 알것이다. 만약 감사가 끝난 시점에서 감사결과가 나왔다면 당연히 LG CNS는 협상대상에서 제외되어야 마땅하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이미 부적격하다고 인지하고 있는 업체와 서울시민의 발을 책임지는 교통카드시스템에 대한 계약을 체결한 셈이다. 그런데 그동안 교통카드사업을 담당했던 도시교통본부 교통정책과장을 작년 연말에 승진시켰다. 박원순 시장 취임초기에 한강르네상스 책임자였던 이를 대변인으로 승진시킨 점을 떠오르게 만든다. 요즘엔 부실한 업무를 한 사람도 승진시키는 것이 서울시의 관례인가? 게다가 징계대상 12명 중 6명은 퇴직이라고 조치불가이고, 나머지도 중징계 사유이나 징계시효 경과로 훈계나 주의에 불과하다. 


이는 지난번 세빛둥둥섬 감사결과에 대한 처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진보신당서울시당은 이번 감사보고서의 결과에 대해 서글픔을 넘어 분노를 감출 수가 없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서울시의 문제성 사업에 대해 꼬리자르기식 감사를 언제까지 할 것인가? 진보신당서울시당은 이번 감사보고서와 같이 부적격 업체라는 것이 드러났음에도 교통카드 사업의 계약연장을 실시한 부분에 대해 배임혐의 등으로 고발조치를 검토할 방침이다. 다시는 잘못은 했으나 책임지는 사람없고, 오히려 서울시 내에서 승진하는 잘못된 관행이 반복되어서는 안된다고 본다. 


다시 한번 서울시의 눈가리고 아웅식 감사행태를 규탄한다.[끝]




Articles

3 4 5 6 7 8 9 10 11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