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청소 민간위탁에 대한 서울시의 답변, 한참 부족하다
2013.5.15 / 수요일
- 진보신당서울시당, 지난 3월 보고서를 통해 청소쓰레기 위탁문제 제기
- 서울시, TF 구성 등 방안 약속..."하지만 여전히 임시방편적 처방에 불과에 아쉽다"
진보신당 서울시당은 지난 3월 21일 서울시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서울시 자치구들의 청소 민간위탁사무의 문제점을 지적하였다. 그리고 서울시에 감사를 실시할 것을 의견으로 제출하였다.
이에 서울시는 지난 5월 13일 정보공개를 통해 「민원회신(생활폐기물 수집·운반대행 업무 관련)」을 보내왔다.
요지는 첫째, 자치구 자체점검을 통해 “쓰레기 처리량과 봉투판매량 사이에 일견 불합리한 상관관계가 있음을 확인”하였으나, 다양한 변수들로 인해 “대행업체의 부조리를 단정하기는 쉽지 않아, 자치구에 대행업체에 대한 지도감독을 철저히 하도록 요청”하였다는 것이다.
둘째는 언론에서 제기했던 ‘폐기물관리법’ 제14조 제6항의 의무사항과 진보신당 서울시당이 제기한 자치구 조례 상 민간위탁심의위원회의 심의가 지켜지지 않은 사실을 확인했으며, 향후 철저한 이행을 요청하였다는 것이다.
셋째는 “청소대행업체 환경미화원 임금, 근로조건향상 등을 위해 연구용역으로 종합적인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늦게나마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하려는 태도는 좋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뭔가 이상하다. 왜냐하면 문제의 핵심을 빗겨나갔기 때문이다.
우리가 제기한 문제의 핵심은 민간위탁이다. 자치구가 쓰레기 처리량과 봉투판매량에 대한 자료조차 제대로 갖고 있지 못한 것은 민간위탁이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문제이다. 대행업체의 부조리가 있는지 없는지 확인조차 불가능한 정보를 갖고 있는 자치구에서 대행업체에 대한 지도감독을 어떻게 하라는 것인가.
그리고 폐기물관리법 위반사례는 말 그대로 법 위반 사항이다. 정부기관이 시민들에게 늘 하는 말이 법을 지키라는 것 아닌가. 그리고 위반 시 바로 법대로 처리하지 않았던가. 왜 정부기관만 예외인가. 법을 지키지 않은 것에 대해 조사하고, 법을 지킬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옳다.
마지막으로 서울시에서 첨부한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대행제도 개선 TF 구성·운영계획」의 ‘TF 1차 회의 안건: 독립채산제 단기보완 방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제시하고자 한다.
3가지 대안이 제시되었는데, 대안들은 지방재정법 상 ‘예산총계주의’ 위반을 빗겨갈 목적으로 제시되었다. ‘대안 A’는 말 그대로 ‘눈 가리고 아웅’이다. 현행 위탁에서 문제가 된 계약서 상 계약금이 추가되고, 구청에 봉투 판매 실적 등이 보고되는 정도이다. 이렇게 보고된 사항이 믿을 만한 것인지는 오로지 대행업체의 양심과 ‘능력’에 달려있다.
‘대안 B’와 ‘대안 C’는 쓰레기봉투 판매와 관련해서 대행업체의 역할을 없애는 방안이다. ‘대안 A’보다 투명한 방안으로 판단할 수 있다. 대행업체는 봉투 판매비용이 아닌 계약금으로 사업을 유지한다.
다만 다른 점은 봉투가격을 ‘대안 B’의 경우 원가계산을 통해 산정하는데 반해, ‘대안 C’의 경우에는 구청이 가격을 결정하고 판매관리까지 책임지는 방식이다. ‘대안 C’는 공공기관의 책임성과 투명성이라는 측면에서 장점이 있다.
하지만 우리는 위의 대안들 역시 문제의 핵심을 빗겨나간 것으로 판단한다. 왜냐하면 모든 가정, 모든 시민들이 이용할 수밖에 없는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업무는 공적 영역, 즉 구청에서 책임져야 하기 때문이다. 당장 이것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면, 이에 가장 근접한 대안을 찾는 것이 우선이다. 대행업체가 아닌 구청의 권한과 책임을 확대하는 대안을 심각하게 고려하기를 제안한다. (끝)
*첨부: 서울시 민원답변 서류, 서울시 TF구성계획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