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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8.(수)

[논평] 디자인수도로 연간 8천9백억원의 가치를 얻는다고?

 디자인가치를 돈으로 환산하는 것이 가장 비디자인적이다

 
올 해는 서울시가 매년 100억원에 가까운 재원을 들여 3년째 진행한 세계디자인수도 행사의 최종년이다. 마침 서울시에서는 지난 3년의 사업을 갈무리하는 국제컨퍼런스를 개최한 모양인데, 여기서 발표된 내용이 수상하다.

서울시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산업정책연구원이 수행한 연구결과 세계디자인수도의 브랜드 자산가치가 연간 8천 9백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한마디로 어이없는 결과다. 우선 해당 지표자체의 신뢰성 문제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해당 브랜드가치는 서울이 세계디자인수도로 선정되었다는 것을 인지하는 상태와 인지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서울에 대한 긍정도의 변화 차이를 가치화했다. 하지만 세계디자인수도와 같은 홍보성 사업의 경우에는 당연히 양(+)의 반응이 나올 수 밖에 없다. 즉, 이런 조사의 경우 경제가치가 음(-)으로 나올 가능성은 전무하다. 그렇기 때문에 이 조사가 의미가 있으려면 유사한 대조군이 존재해야한다. 기본적으로 브랜드가치란 절대평가가 아니라 상대평가이기 때문이다. 쉽게 말하면, 해당 조사의 질문을 "용산참사"를 예시로 해서 서울시의 뉴타운정책에 대한 평가를 해보라. 절대 다수가 현행 뉴타운사업에 대해 부정적인 의사표시를 할 것이며 이로 인한 브랜드가치 하락은 디자인수도사업을 통한 긍정적인 효과를 상쇄할 것이다.

간단하게 말하면, 서울시는 무가치한 홍보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엉뚱한 연구를 했다는 것이다. 더구나 해당 브랜드자산가치는 향후 3년간만 유효하다고 한다. 즉, 4년차부터는 해당 사업의 도시브랜드 자산가치가 소멸한다는 것이다. 말이 안된다. 따라서 상대평가여야할 가치평가를 절대평가로 함으로써 허황된 경제효과를 만들어냈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에 멈추는 것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서울시가 생각하는 디자인의 가치가 무엇인가라는 점이다. 서울시가 세계디자인수도를 추진한 이유가 대외적 홍보때문이었나? 원래는 서울시민의 창조성을 북돋아서 서울이라는 도시의 창소성을 강화하고자 하는 것 아니었나? 그런데 3년째 1천억원이 넘는 예산을 쏟아 부은 디자인 사업의 성과가 고작 대외 홍보효과라니, 기가 막힌다.

서울시가 디자인사업을 평가하고자 한다면, 그 자리엔 외국인이 아니라(INDEX가 아무리 훌륭하다 하더라도 상업마케팅사에 불과하다) 서울시민들이 자리를 하고 있어야 한다. 그래서 세계디자인수도의 유치가 우리의 삶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고민해봐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시작때부터 없었던 서울시민의 자리는 마지막까지 보이지 않는다.

연간 8천 9백억원의 가치는 과연 누가 향유하고 누구의 이익이 되는 것인지 심각하게 묻지 않을 수 없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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