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서울지역에서 자사고 전환을 신청했던 33개 학교 중에서 관악구 미림여고가 자사고 신청을 철회했다. 자사고 전환 후 재단의 전입금 부담이
높고, 생각보다 학교운영의 자율성이 높지 않다는 것이 철회의 배경으로 알려졌다.
이는 현재 사립학교 재단의 재정 여건에 비추어
'자립형 사립고'는 사실상 귀족 공립학교로 운영될 것이라는 우려를 방증하는 것이다. 33개 신청학교 중에서 미림여고는 전입금 비율이
4.84%로(06년 07년 평균) 상위 9번째 학교였던 점에 주목한다. 법정 재단전입금 납부율도 100%였다.
그 점에서 보자면,
미림여고를 중심으로 하위 22개 학교는 재단 전입금을 어떻게 확보해낼지 의문이 든다. 특히 법정 재단전입금도 채우지 못한 영일고, 대성고 등
12개 학교는 자립을 할 수 있는 조건조차 의심스럽다.
한편, 33개 신청학교를 대상으로 자립형사립고 신청철회 운동을 하고 있는
진보신당은 각 지역에 '우리학교 00고가 사라집니다. 진보신당은 자립형사립고 신청철회를 요구합니다'라는 현수막을 게시했다.
이에
대해 16일(오늘) 강남구에 위치한 중동고 총동문회에서는 '우리학교'라는 표현은 재학생이나 동문회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용어라며 항의성 공문을
보내왔다. 일부 오해가 있는 점은 충분히 인정하고 이에 대한 답변을 보낸 상태다.
하지만 이번 논란의 배경에는 이해 관계자간에
가지고 있는 '학교'에 대한 상이한 시각을 단적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시사적이다. 현재 일반계 고등학교가 자사고로 전환되면, 기존 지역
중학교에서 진학하던 학생들의 학교가 없어지는 효과를 갖는다. 또한 학교는 지역사회의 구심점으로서 사회의 보편적 가치를 지녀왔다. 그렇기 때문에
자사고 전환은 곧 기존의 우리 학교가 사라진다는 문제의식은 사실과 동떨어진 표현이라고 보기 어렵다.
그런 점에서 지역사회에 대한
책임감을 결여는 현재 사립학교의 가장 큰 문제점이라고 할 수도 있다.
진보신당 서울시당은 우리의 학교를 그들의 학교로 만들고자
하는 자사고 전환에 동의할 수 없다. 특히 추가적인 공립학교 확충방안없이 자사고 전환만을 추진한다면, 학교가는 시간이 1시간이 넘는 학생들을
양산할 수 밖에 없다. 우리 동네 학교는 어느 누구의 것도 아닌 우리의 것이다. 다시한번 신청학교의 자사고신청 철회를 요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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