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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1.17(화)

[논평]오세훈 시장, 한강가지고 소설쓰시나

 정책적 타당성검토도 없이 마구잡이식 정책발표...정책신뢰 떨어뜨린다


참 답답하다. 어느정도 대응할 내용이 있어야 생산적 논의가 가능할 텐데, 내용을 아무리 따져봐도 도저히 각이 나오지 않는다. 다름아닌 오세훈 시장이 홍콩에서 발표한 한강운하이야기다(아무리 서해비단뱃길이라고 해도 운하는 운하고, 한강에 조성되니 한강운하다).

오세훈 시장은 홍콩에서 국제크루즈계획과 국내크루즈계획, 그리고 이를 위해 여의도와 용산에 선착장을 건설하고 장기적으로는 용산에 수상호텔을 짓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를 이를 '홍콩선언'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길게 부연할 것도 없이 한가지를 짚고 시작하자. 왜 크루즈 노선에도 없는 홍콩에서 이런 발표를 했을까. 국제크루즈의 노선을 보면 상해와 청도가 주요 기착지인데 이들 도시에서 발표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우습지만 여기서부터 문제가 있다. 국내 중국관광객들의 주요수요는 홍콩을 중심으로 하는 쇼핑중심 코스와 북경을 중심으로 하는 연수(관광) 코스가 주를 이룬다. 물론 상해도 주요 도시 중 하나이지만, 국내 관광객에게 상해는 중국 내륙관광을 하기 위한 관문의 역할을 할 뿐이다. 그런데, 배위에서만 3박4일동안 5개 도시를 떠다니는 관광을 한다고? 황당한 일이다. 제대로된 관광수요조사나 관광객 욕구조사도 진행되지 않은 것이다.

그래서 당초 한강주운사업타당성 보고서에서 수상교통수단은 여객선이 핵심이었다. 그럼에도 일일 관광객 수를 과대산정했다는 비판을 들었다(보고서는 2020년 한강방문목적 관광객을 63만명이었다). 문제는 근거로 활용한 2006 외래 관광객 실태조사에 있는데, 동 조사는 거주기간 중 방문지 현황을 조사한 것으로 사실 여객선 이용과는 전혀 연관이 없는 통계인 셈이다.

그런데 이번 오세훈시장의 홍콩선언에는 그마저도 없다. 어떤 사람들이 무엇을 목적으로 4일이나 5일동안 배안에 있는 선택을 하게될지 어떤 설명도 하지 못하는 것이다. 좋다, 이 조차 서울시의 적극적인 정책의지로 받아들이자.

그렇다면, 국내크루즈는 또 뭔가. 노선 자체는 그리 나쁘지 않으나, 가장 핵심적인 문제가 있다. 서울에서 홍도나 제주도로 가는 크루즈가 있다고 하자. 이는 신규 관광객 발굴이 아니라면, 기존 관광객을 서울이 흡수하겠다는 뜻이다. 서울에서 홍도까지 가는데 사용했던 기차, 버스 대신 크루즈를 이용하라고 요구하는 셈인데 서울이라는 도시가 다른 도시가 가질 수 있는 관광산업의 유발효과까지 독식해야 하는가.

그렇게 보면, 남는 것은 요트장과 수상호텔뿐이다. 결국 이번 오세훈시장의 목적은 요트장과 수상호텔인 셈이고, 더 정확하게 보자면 수상호텔을 짓고 싶은 것이다. 크루즈야 관광수요가 없으면 중단시키고 그만이지만, 수상호텔은 그 자체로 활용가치가 높다고 보기 때문이다. 결국 개발사업인 셈이다.

이번 서울시의 홍콩선언은 오세훈 시장의 얇은 속내를 보여주는 한 번의 촌극이다. 그것이 아니라면, 공개적인 자리에서 본격인 논쟁을 제안한다. 과연 오세훈 서울시장이 내놓은 구상이 실현가능성과 타당성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 계획인지 말이다. 서울시장은 일개 기업의 마케팅부서가 아니다. 화려한 수사와 그림보다는 투박하지만 진정성이 필요한 자리라는 말이다. 어짜피 중도 파산할 계획, 중단하라고 요구하기도 아깝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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