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논평/보도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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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박원순표 협동조합 정책, 조급증에 걸리나


- 볼로냐 가서, 보육 협동조합과 수제 신발 장인 시스템 벤티마킹하겠다는 서울시

- 협동조합은 목적이 아니라 '새로운 사회'를 위한 수단... 행정조급증이 우려된다

많은 경우 박원순 시장에게 우호적이다. 상대평가에 익숙한 우리 정치문화에서 비춰보면 당연하다. 하지만 이명박정부에게서 '녹색성장'이라는 말이 전혀 환경적이지 못하는 말로 오염되었듯이, 행정이 새로운 정책을 시도할 때 그에 붙이는 이름은 매우 중요하다. 이를테면 도시농업이나 마을공동체 사업을 보자.

그 취지는 십분 이해한다고 하더라도, 현재와 같이 추진되는 도시농업이나 마을공동체 사업은 어떤 자생력도 가지고 있지 못하다. 왜냐하면 토대가 성숙되기도 전에 서울시의 행정이 휘휘 앞서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 행정은 시민들의 '필요'를 충족해줄 만큼 뒤에 물러서 있지 못하고, 오히려 시민들을 계도하고 지도하는 것처럼 앞장선다. 문제는 정작 시민들의 '필요'가 행정의 장벽에 막혀있는 사례는 여전하다는 점이다. 국공립어린이집 확충문제에는 늘 예산문제를 언급한다. SSM 등의 문제에 대해서는 법적 권한의 한계를 말한다. 다산콜센터와 같은 공공부문의 비정규직 처우의 문제에 대해서는 '서울시는 제3자'라는 입장이 여전하다.

결국 외형적으로는 새롭고 화려할지 몰라도 그동안 배제되었던 문제들은 여전히 배제되어 있다. 이번 볼로냐 방문에서도 그렇다. 서울시는 호들갑을 떨며 시장 메세지니 벤치마킹의 내용이니 쏟아낸다. 하지만 하나씩 따져보자.

볼로냐의 협동조합은, 우리라면 경기를 일으키는 '사회주의' 운동의 한갈래다. 이런 이념적 경향을 이해하지 못하면 볼로냐 협동조합이 가지고 있는 평등성과 노동중심성을 이해하기 어렵다. 몬드라곤에 비해 보편성이 강하다고 평가되는 볼로냐 협동조합이 이 정도다. 진보신당 서울시당이 우려하는 것은 협동조합의 정신을 배우려는 자세보다는 그것의 외형과 결과만을 베껴오려는 근시안적인 시각이지, 협동조합 그 자체는 아니다.

이런 점은 서울시가 보도자료에서 밝힌 벤치마킹의 내용에서도 드러난다. 보육 협동조합을 언급하면서 보육노동자들 처우개선해주고, 공동육아에 대한 지원을 마련한다고 한다. 그런데 볼로냐의 보육 협동조합은 보육 노동자들이 스스로 만든 일자리다. 다시 말해, 서울시가 보육교사에게 돈을 쥐어 줄것이 아니라 보육노동자들 스스로 협동조합형 보육시설을 만들수 있도록 재정적 지원을 해주면 된다.

그런데, 지금 서울시의 보육행정은 민간보육에 의해 완전히 잠식되었다. 자치구마다 보육시설 총량제가 적용되어 신규 보육시설 개설도 어렵다. 아예 자치구 차원에서 보육시설 인가를 내주지 않는다. 국공립보육시설을 지으려면 지역 내 민간보육시설의 엄청난 반발을 뚫어야 한다. 아쉽게도 이제껏 박원순 시장의 서울시는 이런 '기본적인 문제'를 시정하는 정책은 단 한번도 내놓은 적이 없다. 그저, 민간보육 사업자에게 도움을 줄 뿐인 보육교사 처우개선 정도에 머무른다.

성수동 제화공단은 장인이 만드는 협동조합 방식으로 하겠다고 한다. 기본적으로 서울시가 성수동에서 생산하는 구두를 일년에 몇 켤레나 사주고 있는지 부터 고민하는 것이 맞다. 안정적인 판로가 없는데 대를 이어서 전승되는 제화 장인이 생길 수가 있나? 박원순 시장은 '제품만 좋다면 언제나 가능성은 있다'고 말하지만 좋은 제품은 하루 아침에 나오는 것이 아니다. 장기간 신뢰할 수 있는 시장이 제공되어야지만 제대로된 수공예 협동조합이 나올 수 있다.

박원순 시장이 내놓고 있는 새로운 사업들이나 아이디어들이 서울시에 뿌리 박지 못하고 부평초처럼 부유하고 있다. 도시농업이 그렇고, 마을공동체사업이 그렇다. 이제 협동조합의 차례다.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뿌리조차 내리지 못하고 있는데 변죽만 요란하다.

의지가 있을 수록 행정은 든든한 서포터즈가 되어야 한다. 더구나 협동조합은 그렇다. 중앙정부가 해주지 못하는 것까지 지원하고 지켜주는 방패막이 되어야 한다. 어설프게 시정부가 나서다간, 지금도 생겨나고 있는 관치 마을공동체, 관치 도시농업이 판을 치게 된다. 진보신당서울시당은 박원순 시장이 추구하는 시정방향에 많은 부분 공감하고 있다. 그리고 꼭 성공을 했으면 바란다. 그렇기 위해서라도 서울시는 바로 지금, 조급증을 버려야 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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