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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8.12.(금) | |
[논평]
오세훈 시장에게 묻는다 - '자뻑'의 철회도
미덕인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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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없는 대선불출마 선언 .... 주민투표 당사자임을 밝힌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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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급식이라는 보편적 의제와 대선불출마라는 개인적 의제를 혼동해서야
오세훈 시장이 오늘 기자회견을 통해 2012년 대선불출마선언을
했다. 그는 기자회견문을 통해서 "어느 순간부터 제 거취의 문제가 무상급식 주민투표 자체의 의미를 훼손하고 주민투표에 임하는 저의 진심을
왜곡"했다고 밝히면서, "주민투표는 저 개인의 일이 아닌, 국가의 미래가 걸린 일이기 때문"에 결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리고
일본, 그리스, 이탈리아의 재정위기를 언급하면서 "과잉 복지냐 지속가능한 복지냐를 선택할 시점이 점차 다가오고" 있으며 " 8월 24일
주민투표일이 그 결정의 순간"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같은 오세훈 시장의 입장을 보면서 지적해야 될 사항이 한두가지가 아니어서
당혹스럽다. 우선 대선불출마 선언 자체를 보면, 그것은 서울시장직을 수행하는 자로서의 태도로 매우 부적절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물론 유력한
대선후보로 거론된 오세훈 시장인 만큼 그 의미가 가볍진 않으나 그것과 무상급식 주민투표와 뭔 관계가 있냐는 것이다. 주민투표를 무리하게
밀어붙이는 것이 오세훈 시장의 대권야욕 때문이었다는 비판에 대한 반응이라면, 번지수를 찾아도 잘못 찾았다. 만약 진정성을 보이고 싶었다면, 그런
비판이 언급된 년초부터 분명하게 선을 그었어야 했다. 그런데 이미 주민투표가 진행되고 있는 마당에 불출마 선언이라니, 실리는 챙겼으니 명분정도는
주겠다는 알량한 정치적 술수인가. 이런 불출마 선언을 통해서 우리가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주민발의 주민투표로 진행되는 이번 투표가 사실상
오세훈 시장이 이해당사자로 참여하고 있는 '관제' 주민투표에 불과하다는 사실 뿐이다.
또한 미국과 영국, 그리고 그리스 등 외국의
재정위기에 대해서 언급하려면, 제대로 공부를 하고 말했으면 한다. 미국의 경우를 보자면, 클린턴 행정부가 집권한 90년대 중반까지는 균형재정을
유지해왔으나 부시 정권의 집권기간 동안 감세와 전쟁으로 국가 부채가 급격하게 늘어났다. 영국의 경우, 지금 소요의 핵심적인 논란이 캐머론
정부에서 추진 중인 공공부문 감축(특히 경찰 축소)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일본 민주당의 무상보육 등 공약에 대한 사과는 '그것을 약속한
것에 대한 사과'가 아니라 여건이 어려워져 '그것을 이행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사과다. 일본의 재정위기는 장기 불황을 가져온 자민당의 유산임은
의심할 나위가 없다.
따라서 오늘 발표한 오세훈 시장의 불출마 선언은 "사실 내가 대권 욕심이 있었다"는 것을 밝히는 어설픈
고백임과 동시에 이번 주민투표에 오세훈 시장 자체가 당파성을 가진 이해관계자임을 확인한 것 외엔 어떤 의미도 없다. 오세훈 시장이 이번
주민투표에 정면승부를 하고자 한다면, 수조원이 드는 한강르네상스나 디자인서울 사업과 무상급식간의 정책적 우선순위를 놓고 입장을 내놓았어야 했다.
더 나가 보면, 무상급식에 드는 비용의 몇 배나 되는 부자감세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히는 것이 타당하지 않았을까.
진보신당
서울시당은 오늘 오세훈 시장의 불출마선언은 스스로 유력한 대권주자라고 생각한 '자뻑왕자'의 어색한 자기고백에 다름 아니라고 본다. 대선출마에
대한 고민은 개인의 자유이지만, 그전에 공직인 서울시장직에 대한 판단이 우선해야 할 것이다. 정말 이번 주민투표가 그렇게 중요하다면,
백의종군으로 주민투표운동에 전면적으로 나서는 것을 적극적으로 고민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그래야 오세훈 서울시장의 주민투표 '배후조종'이
떳떳하지 않겠는가. [끝]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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