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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17 (목요일)

[논평]문화재위원회의 종묘앞 고층빌딩 보류 환영한다

서울시, 꼼수보다는 백지화가 정답이다

오늘(17일) 문화재청의 문화재위원회 산하 세계문화유산분과와 문화유산분과의 합동회의에서 서울시가 예정했던 종묘앞 고층빌딩 군락 사업에 대해 보류결정을 내렸다. 당연한 결과다.

서울시의 계획대로라면, 세계문화유산인 종묘는 122미터짜리 초고층에 둘러싸인 '한국식 정원'이 될 판이었다. 유산의 분래적 특징은 개방성, 고유성 등과 함께 가시성이 보장되어야 한다. 600년이 된 유산이라도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는다면, 그것을 유산이라 보기 힘들다. 더구나 종묘와 같은 문화유산은 더욱 그렇다. 따라서 서울어디서건 종묘의 경관을 해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

진보신당 서울시당은 이번 문화재위원회의 결정이 특별한 것이라기 보다는 문화재법에서 규정하고, 세계협약에서 밝히고 있는 문화유산에 대한 원칙을 충실히 따른 결과이며, 따라서 매우 상식적인 판단이라고 본다.

다만 우려스러운 것은, 서울시가 서울시 구청사문제를 해결하듯이 접근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서울시는 서울시 신청사를 지으면서 문화재위원회에 10번이 넘는 안건을 제출하여 문화재위원회 길들이기에 나섰다. 동일 사안을 이렇듯 반복적으로 접수한 예는 전무후무할 것이다. 결국, 문화재위원회의 결정에도 불구하고 구청사를 허물어 버렸다.

워낙 법과 제도 위에서 행정을 펼치고 있는 서울시다보니 성급한 걱정일 수도 있지만, 적어도 문화재만은, 한번 훼손하면 영원히 복원자체가 불가능한 그런 자산만은 신중에 신중을 기했으면 한다. 이도 아니라면, 관습헌법에 의해 겨우 겨우 유지된 600년 서울의 역사는, 그야말로 허상이 되어버릴 테니 말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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