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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서울시 다산콜센터 대책, 부실한 노동조합관을 보여준다

- 개선 대책 대부분은 노동청 특별근로감독 결과를 수용하는 수준

- 콜센터 노동자의 권리 인정보다 시혜적 관리자로서 만족하고 있어


진보신당서울시당은 지난 주부터 다산콜센터 직접운영을 요구하는 1인 시위를 지속하고 있다. 업무의 성격과 지속가능성을 고려할 때 민원상담과 같은 핵심업무는 서울시가 직접 운영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이유에서다. 더구나 작년 연말과 올 해 11월에 실시된 3개 위탁업체에 대한 노동청의 특별근로감독 결과에서 보듯이, 노동관계법에서 정하고 있는 최소한의 노동조건 역시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점들이 지속되었다. 서울시민들이 가장 체감하는 서울시 민원서비스가 이런 열악한 노동조건에서 제공되고 있다는 것 자체가 행정의 공정함에 의문을 제기한다.

그런 점에서 오늘 서울시가 발표한 다산콜센터 대책은 늦은 감이 있지만 다행이다. 하지만 세부 내용은 실망스럽기 그지 없다. 이번 대책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힐링코치룸이라 불리는 스트레스 대책과 업무시간에 교육실시, 직무 테스트 합리화, 작업장 공기질 개선 등이다. 그런데 이런 내용은 이미 11월에 실시된 특별근로감독에 따라 시정요구가 있었던 사안이다. 즉, 서울시가 원든 원하지 않던 노동관계법 상 반드시 준수해야 하는 의무사항이라는 말이다. 오히려 오늘 해법에는 그와 같은 법규 위반에 대한 관리 감독이 제대로 되지 못했던 이유를 밝혔어야 했다. 다산콜센터 1층에 담당 사무관이 상주하면서도 노동관계법 위반 사항을 모르고 있었다는 것은 아무래도 이해하기 어렵다.

따라서 문제는 이런 노동조건이 지속될 수 밖에 없었던 위탁구조 자체에 있다. 서울시는 3대 업체에 위탁을 주면서, 업체간 경쟁을 유도했다. 전체 통화수를 의미하는 콜수와 5초 이내에 전화를 받아야 하는 응답률 등 관리 지표를 통한 노동관리 자체가 콜센터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을 악화시켜왔다. 그런데 서울시는 이런 위탁구조에 대한 해법은 '내년도에 별도의 연구용역을 통해서 해법을 찾는다'는 식으로 회피했다.

또한 상담원의 소리를 상시 청취하겠다며 소리함과 핫라인을 설치하겠다고 밝히면서, 상담원들의 민원을 직접 처리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일면 합리적인 대응으로 보인다. 하지만 현재 다산콜센터 노동자들은 노동조합을 구성하여 활동을 하고 있다. 만약 노동조합이 구성되지 않았다면 해결되지 못했을 여러가지 일들이 해결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서울시는 노동조합의 집단적 면담 요청에 대해서는 '제3자'라며 책임과 의무를 회피해왔다. 그러면서도 아무런 관련이 없는 상담원 개개인에 대해서는 '소원수리'와 같이 의견을 들어 개선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진보신당 서울시당은 이런 해결방법은 사실상 서울시가 다산콜센터 노동조합을 인정하지 않고, 우월적인 사용자 지위를 활용하여 콜센터 노동자들을 '관리'만 하겠다는 의도로 해석한다.

진보신당 서울시당은 다산콜센터 문제를 해결하는데 첫단추는 '다산콜센터 노동조합의 인정'에 있다고 본다. 그간 쉬쉬해왔던 다산콜센터의 문제를 세상에 드러내는데 콜센터 노동자들이 스스로 건설한 노동조합의 역할이 중요했다. 누구보다도 다산콜센터의 문제점과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개선안 역시 노동자 스스로가 제일 잘 만들어낼 수 있다.

진보신당 서울시당은 서울시의 이런 태도가 위탁 업무 노동자들의 노동조합을 인정하지 않아왔던 그간 서울시의 노동관을 그대로 답습하는 것이 아닌가 우려스럽다. 콜센터 노동자들의 처우개선안을 마련하면서 정작 당사자들의 조직과는 면담조차 하지 않는 태도는, 여전히 서울시가 시혜적인 관점에서 위탁노동자의 문제를 바라보는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다. 만약, 오늘 발표한 다산콜센터 노동자들의 처우개선에 의지가 있다면 오늘이라도 노동조합을 만나야 한다. 이를 통해서 상시적인 노-정 협의기구를 만들어야 한다. 모든 문제의 해결과 대안은 이 과정을 통해서 마련될 수 있다. 애초 이명박 박-오세훈 전 시장의 잘못 꿴 단추를 다시 채울 수 있는 길은, 오늘 발표한 것과 같이 임시방편이 아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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